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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녹즙 복용, 득이 될까 해가 될까?

암사랑 2021. 1. 1. 10:28

항암-항산화 성분 섭취 용이...간에 무리줘 항암치료에 악영향 줄수도

암 환자들이 면역 관리를 위해, 건강을 챙기려고 먹는 것 중 하나가 녹즙이다. 녹즙은 황녹색 채소의 잎, 줄기, 열매, 뿌리를 착즙한 것으로,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파이토케미컬 성분이 많다. 녹즙에 특히 많이 함유된 베타카로틴 성분은 항산화, 항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녹즙은 해독작용을 할 수 있어 혈액을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서울병원 등 대부분 대학병원은 암환자가 항암치료 중에 녹즙과 달인물을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삼성서울병원 홈페이지

녹즙이 특히 선호되는 이유는 채소를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는 반면, 녹즙은 쉽게 많은 양의 성분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 미네랄의 소화흡수율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그런데 암 표준치료를 하는 대학병원 등에서는 녹즙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특히 간암환자는 항암치료 전이나 항암치료 중에 녹즙이나 달인 물, 한약 등을 복용하지 말라는 권고를 듣는다.

암환자라면 항암치료 중에는 녹즙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게티이미지뱅크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도 과하게 먹으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채소를 농축해 즙으로 마시면 독성물질도 함께 섭취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농약이 제거되지 않은 채소로 녹즙을 만들 위험도 있는데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암환자에게 이는 치명적일 수 있다.

항암치료 중에는 독성이 강한 항암제를 해독하느라 간이 부담을 느끼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녹즙을 마시면 간 기능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자칫 녹즙이나 달인 물로 인해 간 수치가 올라가면(해독기능이 저하되면) 항암치료를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암환자가 아니더라도 녹즙을 먹고 급성간염이나 고칼륨혈증이 생기는 사례들도 있다.

채소와 과일은 분명히 충분히 섭취해야 하지만 꼭 녹즙의 형태를 고수할 이유는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국가암정보센터는 “특정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간에 좋다고 알려진 약초나 식물들은 대부분 간 기능에 나쁜 영향을 주어 치료를 방해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녹즙 대신 탄수화물, 단백질, 영양분을 고르게 섭취하는 식단을 추천한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어야 하지만 꼭 녹즙의 형태를 고수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녹즙을 꼭 먹고 싶다면, 독성이 적은 채소를 중심으로 하루에 정해진 양을 소량 먹어본 뒤, 일정 기간 지나 간 수치 등을 확인하면서 계속 복용할지 말지 결정하는 게 좋다.

기사 : 박수경 기자
편집 : 캔서앤서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