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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보다 더 무서운 '당뇨족 주의보' 심하면 절단까지..굳은살·무좀 예방 중요

암사랑 2018. 10. 29. 09:09

 당뇨보다 더 무서운 '당뇨족 주의보' 심하면 절단까지..굳은살·무좀 예방 중요

나건웅 입력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환자 발 피부와 점막 조직에 궤양이 생기는 질병이다. 사진은 서영철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당뇨족 치료 시술 중 하나인 ‘유리피판술’을 진행하는 모습.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제공>
국내 당뇨병 환자 수가 300만명에 육박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 2013년 약 231만명에서 지난해 285만명까지 급증했다. 당뇨병 자체보다 더 무서운 것은 합병증이다. 당뇨병 환자가 건강관리에 소홀하면 협심증,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 족부궤양 등 신체 전반에 걸쳐 여러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그중에서도 환자 발에 나타나는 당뇨병 합병증이다. 발 피부와 점막 조직이 헐어 궤양이 생기는 질병으로 흔히 ‘당뇨족’ ‘당뇨발’이라고 부른다. 진행 정도에 따라 발 절단까지 이르는 환자도 적잖아 세심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탓에 체내 신경과 혈관 손상 가능성이 높다. 신체 부위 중에서도 가장 말단에 위치한 다리서부터 장애가 일어나기 쉽다. 신경은 운동·감각·자율신경이 동시다발적으로 손상되는데, 세 가지 신경 이상 모두 족부궤양 유발 요인이다. 운동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보행 중 균형을 잡기 어려워 발 특정 부위에 지속적으로 체중이 과하게 실린다. 굳은살이 생긴 부위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피부 조직이 파괴돼 결국 발이 헐어버린다. 감각 신경 이상도 족부궤양을 초래한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반복적인 외상에도 이를 인지할 수 없어 궤양 진행 속도가 더 빨라진다. 자율신경 이상으로 땀샘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발 피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지 못해 피부가 갈라진다. 서영철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신경 손상은 전체 당뇨병성 족부궤양 발생 원인의 90%를 차지한다. 발 피부가 갈라지고 상처가 생기면 궤양의 원인은 물론 동시에 감염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면 매일 발 상태를 자가검진하고 위생관리에 철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족부궤양이 피부 안쪽을 침범해 인대, 힘줄, 뼈에 도달하면 수술 없이는 치료가 힘들기 때문이다. 괴사가 계속 진행될 경우 발가락, 심하면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가 발을 절단하면 근육이 약화돼 재활이 쉽지 않고 활동이 어려워 생존율이 대폭 줄어든다. 발에 무좀이나 상처가 생겼을 때 조기 치료가 필수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건조한 계절에는 발에 보습크림을 발라 피부 갈라짐을 방지해야 한다. 발 체온을 유지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두꺼운 양말을 착용하는 편이 좋다. 꽉 조이거나 밑창이 딱딱한 신발, 또 맨발 착용은 피해야 한다. 온도를 느끼는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발에 핫팩을 대거나 뜸을 뜨는 행위는 금물이다. 서 교수는 “발에 상처가 나지 않는 게 우선이다. 잘 맞지 않는 신발을 피하고 발바닥 굳은살과 무좀 등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발톱 무좀은 2.2배, 발 피부 무좀은 3.2배로 세균 침투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고 정리했다.

의료기술 발달 덕에 궤양이 다소 진행됐더라도 절단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차츰 나타나고 있다. 궤양으로 손상된 만성 상처에 혈관을 포함한 조직을 이식하는 ‘유리피판술’이 대표적이다. 발에 존재하는 말초혈관에 건강한 피부와 조직을 이식하는 기술이다. 미세현미경을 활용해 혈관과 신경을 잇는 방법. 단순한 피부 이식과는 달리 혈관, 신경 등을 함께 이식한다. 서 교수는 “당뇨족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빠르게 악화되므로 사소한 상처라도 전문의와 상의를 통해 치료해야 한다. 이미 궤양이 생겼다 해도 상태에 따라 유리피판술을 시행하면 절단까지는 막을 수 있는 만큼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