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험군은 철저한 검진이 암 예방의 지름길
앞서도 얘기했다시피 간은 ‘침묵의 장기’이다. 그러다 보니 90%의 간암 환자들은 암이 있어도 별다른 낌새가 없다. 간혹 혹이 아래로 내려와서 만져지거나 어깨가 아프거나, 오른쪽 윗배가 아픈 경우 등이 있지만 대개는 증상이 없다. 이를 거꾸로 얘기하면 증상이 느껴져서 검사를 받는 것은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철저하게 정기 검진을 해서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간암의 예비 후보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바로 간염 보균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간염 보균자들은 규칙적으로 초음파, 암 표지자 검사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국가에서 관리하는 5대암 사업에 포함되기 때문에 ▲40세 이상 성인이면서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사람들, ▲간경변증인 환자 ▲가족 내에 간암 환자가 있는 사람들은 일 년에 2번 정도 초음파 검사와 AFP검사라고 하는 암표지자 검사를 하도록 권하고 있다. 즉, 이와 같은 고위험군은 6개월에 한번씩 병원을 방문해서 추적검사를 해야 간암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가족 중에 간암 환자가 있으면 간암 발생 위험이 2배 정도로 높다는 통계가 있다. 어머니가 B형 간염이 있는 경우, 수직 감염에 의해서 형제들이 대부분 다 간염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을 경우는 더욱 철저하게 검사받아 봐야 한다. 또 가족력이 아니더라도 환경적인 요인 또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으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왜 검사 간격이 6개월일까? 간암이 2배로 커지는 기간이 보통 6개월로 그만큼 간암이 빨리 자라기 때문이다. 즉,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암이 다음에 봤을 때 치료가 가능한 정도의 크기가 되어야 하는데, 그 적절한 기간이 6개월 정도이기 때문. 만일 1년으로 간격을 잡게 되면 암이 이미 커져서 완치 시기를 놓칠 우려가 있다.
또한 이렇게 위험 요인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6개월~1년 사이에 꼭 CT촬영도 한번 해 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간경변이 심한 사람의 경우 초음파만으로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자갈밭에서 동전을 찾기가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또 암이 횡경막 바로 밑에 있는 경우에는 초음파로는 보이지 않을 때도 많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자주 CT촬영을 하는 것은 방사선의 노출에 따른 위험도 있으므로 적절한 간격을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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