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간암의 재발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치료제에 대한 갈증상태는 여전하다.
전세계적으로 항암제에 대한 개발 열기가 식지 않고 있지만 폐암과 유방암 쪽에 몰려있을 뿐, 간암은 아시아에 발병 빈도가 높음에도 상대적으로 개발은 저조한 편.
따라서 의사들이 간암치료제는 '황무지' 상태라고 표현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폐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한다. 하지만 마땅한 치료제는 찾을 수가 없는데,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주요 원인은 바이러스 간염이기 때문에 애초 간염 치료제에 대한 개발이 크게 이뤄져왔을 뿐, 간암으로 진행된 뒤에 치료가 가능한 약은 부족한 실정이다.
간암의 표적치료제는 사실상 바이엘의 '넥사바(소라페닙)'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넥사바는 유럽과 미국, 일본을 비롯 국내까지 넥사바는 간세포성암 환자 진료지침에서 등급A 권고를 지속해오고 있다.
넥사바는 600명 이상의 간세포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인 SHARP 연구를 통해 생존기간 연장효과를 입증했다.
최근에서야 주목받는 분야는 '면역치료'다. 면역치료는 한마디로 면역력을 키움으로써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이다. 간세포암종은 염증과 관련된 암종이라는 것, 그리고 자연소실의 가능성이 높아 면역기능의 변화에 따라 치료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간암을 치료할 수 있는 면역세포치료제는 녹십자셀의 '이뮨셀-LC'가 대표적인데, 이 제품은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초기 간암환자에게 뛰어난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특히 이뮨셀-LC는 국내 세포치료제 가운데 최초로 1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이뮨셀-엘씨는 전국 상급종합병원 및 암 전문병원에서 처방되고 있다.
BMS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니볼루맙(옵디보)'은 미국 임상 암학회에서 발표된 1/2상 결과로 초기임상시험이지만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발표해 앞으로 진행될 예정인 3상 결과가 주목된다.
이외에도 '수지상세포 백신'도 간암치료에 떠오르는 신규영역이다. 과거 종양 백신을 통해 숙주의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등 종양을 제거하려는 수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간세포암종에는 강력한 종양 특이 항원이나 종양 연관 항원이 없다는 것이 제약으로 꼽혔다.
반면 간세포암종 환자들의 말초 혈액과 림프절에는 수지상세포의 수가 감소돼 있는 것이 보고됐으며 절제한 간세포암종 결절에 수지상세포의 침윤이 많으면 예후가 좋다는 것이 알려져있다.
JW중외신약의 자회사인 JW크레아젠이 연구하는 'CreaVax-HCC'는 수지상세포 백신으로 1상에서 안전성이 입증된 바 있다. 현재 다기관 무작위 대조 2상 임상시험이 종료됐고 그 결과를 가지고 간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3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JW크레아젠은 간암 환자 중 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 160여명을 대상으로 간세포암 재발방지에 대한 유효성 확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백신은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매우 낮고, 암에 대한 기억면역 유도를 통한 재발방지 효과가 있으며, 외래 치료 및 병용 요법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신라젠과 항암제 개발과 관련해, 공동 연구 및 기술 교류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지난 2012년부터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항암면역 치료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표준치료(수술 및 항암화학요법) 완료 후 자가 유래 수지상세포 투여에 관한 임상연구를 시행 중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신라젠은 바이러스로 암을 치료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올해 하반기, 간암치료제 후보물질 '펙사벡'(Pexa-Vec, 일명 JX-594)의 국내 임상 3상을 시작한다.
펙사벡은 우두바이러스를 활용해 만든 간암 치료제로 시한부 간암 환자 3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23명의 암세포가 줄었고 2명은 아예 암이 사라진 것. 이 결과는 2013년 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게재되기도 했다.
의사들은 과거에 비해 간암의 치료성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조기검진이 활성화 되면서 조기발견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간암이 발생했을시 치료할 수 있는 적절한 치료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말이다.
S대학병원 소화기 내과 교수는 "앞으로는 간질환을 치료하는데 어떠한 약제 하나만 쓴다기보다, 다양한 병용 요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간암은 치료옵션이 지극히 부족한 질환이다. 줄기세포치료 및 면역치료제 등 임상이 다양하게 진행중인데 기대감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