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세균, 항암치료에도 영향을 미친다 - 영국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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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세균이 항암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영국 BBC는 최근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미국과 프랑스의 2가지 연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암환자의 대장 속에 들어있는 세균의 종류와 다양성에 따라 암 덩어리를 줄이는 등 면역항암치료의 효과가 달리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연구를 볼까요. 파리에 있는 구스타프 루시 암센터에서 249명의 폐암과 콩팥암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했습니다. 이들중 잇몸질환이 있어 항생제를 복용한 그룹에서 장내 세균이 파괴되자 암 덩어리가 훨씬 빠른 속도로 자랐다는 것입니다. 항암치료효과를 높이는 균종도 규명됐습니다.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란 균종인데요 암환자의 대장에서 이 세균이 있으면 없는 경우에 비해 항암제 치료효과가 컸다는 것입니다.
미국 연구는 저명한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수행됐습니다. 이곳은 이건희 회장 등 세계 각국의 유명 암환자들을 치료하는 저명한 암 전문병원입니다. 이들은 112명의 악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했습니다.
그랬더니 피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이나 클로스트리알리스(Clostridiales) 균종이 있는 경우 항암치료 효과가 올라갔고 박테로이달리스(Bacteroidales) 균종이 있는 경우 반대로 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환자의 대장에 좋은 균들이 많으면 종양의 조직검사에서도 훨씬 많은 백혈구들이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좋은 균종을 지닌 사람의 대변을 피부암에 걸린 쥐의 대장에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좋은 균종이 이식된 쥐에게서 암이 훨씬 느리게 진행되는 것을 관찰했다는 것입니다.
BBC는 게임체인징(판도를 뒤흔드는 획기적 계기가 되는 사건)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흥분했습니다. 즉 장내세균이 항암치료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 때문입니다. MD앤더슨 제니퍼 와고 박사는 인터뷰에서 “환자의 대장속 세균의 건전한 생태계가 깨진다면 항암치료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와고 박사는 현재 어떤 균종이 암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임상시험을 준비중이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내세균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 단순히 암치료뿐 아니라 모든 건강에 대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내세균은 명백하게 중요한 치료의 수단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The microbiome is game changing, not just cancer but for overall health, it’s definitely going to be a major player)”
영국 킹스턴대 미생물학 마크 피일더 교수는 “장내 세균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우리 몸의 일부”라고 말했습니다. 인류는 수백만년전부터 늘 대장 속에 100조개나 되는 세균을 지닌채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좋은 유익균 즉 프로바이오틱스와 사이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면역이 올라가는 등 우리 몸도 건강해진다는 뜻입니다.
장내 세균이 현대의학의 화두로 등장하게 된 배경입니다.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세계적 학술잡지의 커버를 잇따라 장식했습니다. 2013년 미국 와싱턴대 제프리 고든 교수팀은 비만에 관여하는 장내 세균 발견으로 주목을 받았고 이 때문에 해마다 노벨의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즉 나의 장내 세균이 무엇인가에 따라 똑같이 먹고 똑같이 운동해도 누구는 살이 잘 찌고 누구는 살이 잘 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장내 세균은 각종 질병에도 관여합니다. 알레르기 질환, 파킨슨병, 당뇨 심지어 우울증 등 정신질환도 특정 장내세균이 관여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하버드와 MIT대 한국인 부부 과학자가 어머니 대장의 세균이 자폐증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장은 날로 나빠지고 있습니다. 좋은 장내세균 즉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섬유소를 적게 먹기 때문입니다. 채소와 과일, 도정하지 않은 곡류 대신 고지방, 고탄수화물 위주 식사를 하다보니 장 속에 나쁜 세균들이 많이 자라게 됩니다.
항생제 남용이나 제왕절개 증가도 장 환경을 나쁘게 만듭니다. 제왕절개는 분만 도중 어머니 질 속에 있는 유산균이 아기의 입을 통해 대장으로 내려와 생애최초 대장균으로 생착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세계보건기구는 2008년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대장암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라고 발표했습니다. 중년 인구의 절반에서 내시경을 하면 대장에서 폴립이 나옵니다. 대장에 궤양이 생겨 아프고 혈변을 보는 희귀질환 크론씨병 등 염증성 대장질환도 해마다 6만여명이 진료받을 정도로 늘고 있습니다.
BBC 보도를 모든 암환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도 밝혀내야할게 많습니다. 그러나 2가지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째, 평소 대장에 좋은 균을 채웁시다. 채소와 과일, 도정하지 않은 곡류를 많이 먹어야합니다. 그리고 김치나 낫또, 플레인 요거트를 자주 먹도록 합시다. 둘째,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항생제를 쓰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항생제는 장내 건강한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핵폭탄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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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장내 세균, 항암치료에도 영향을 미친다 - 영국 BBC|작성자 해암요양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