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물질에 대한 과장된 걱정
방사선 물질에 대한 과장된 걱정 - 체르노빌 괴담? - 원자폭탄, 빅쇼, 갑상선암 - 방사선 : 암치료에 쓰인다 - 방사선 : 여러가지 산업에 쓰인다 - 태양 : 매초 1000조개의 핵폭탄이 터진다 - 일반인 허용치의 100배에 노출되면 발암 가능성 0.5% 증가 - 자연방사선에 때문에 인류가 진화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독도 적당하면 약이된다 - 문제는 양이다 : 독이 되는 양이 있다 - Hormesis : 소량이면 오히려 약
1996년 시작된 Edge.org는 올해의 질문은 “이제 어떤 과학적 아이디어는 그만 버려야 할 것인가?”입니다.
스튜어트 브랜드(작가): “낮은 방사능도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 아이젠하워의 과학조언자 조지 키스티아코프스키의 책 “백악관의 과학자(A Scientist at the White House)”에는 방사능 위험기준이 결정된 1960년 그가 이를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나와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낮은 방사능의 위험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 어떠한 개인도 자연에서 받는 방사능의 3배가 넘는 양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결정에서 사실 3이라는 숫자는 임의로 정해진 숫자입니다… ” 그리고 이 기준은 그 후 63년동안 모든 규제에 사용되었고, 원자력에 대한 공공의 두려움을 자극해 왔습니다. 이 기준을 지키기 위해 발전소와 폐기물 저장소에 사용되는 돈은 수십조 원에 이릅니다. 체르노빌 사태가 벌어졌을 때, 사람들의 공포는 소련과 유럽에서 10만 건의 유산을 발생시켰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는, 연간 100 밀리시버트 이하의 노출에서는 방사능 증가가 암 발병을 증가시킨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경우 사람들은 평균 연간 6.2 밀리시버트의 방사능에 노출됩니다. 북동부 지역의 값은 낮고, 콜로라도 지역은 높은 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암 발생률은 오히려 북동부 지역이 더 높습니다. 이란의 람사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10배 이상 높은 자연방사능을 가지고 있지만, 암 발생률은 다른 지역과 다르지 않습니다. 낮은 방사능에 대한 공포의 진정한 문제는 이 가설이 증명되거나 반증되기 힘든 가설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염려와 경제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 이 가설을 떠나 측정가능한 의학적 영향을 바탕으로 전체 시스템의 손익을 계산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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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원소는 자연계에도 원래 존재한다. 우리가 평소에도 항상 방사선을 맞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건강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다. 자연 방사성원소는 인공 방사성원소보다 대부분 반감기가 훨씬 길다. 스스로 분열하는 속도가 훨씬 느리다는 소리다. 예를 들어 자연계에 있는 루비듐-87은 약 600억년이 지나야 반으로 줄지만, 발전소에서 생기는 루비듐-90은 3분쯤 지나면 절반이 된다. 결국 자연계에서 방사선이 더 오랫동안 나오는 것이다. 그래도 위험하지 않은 이유는 원전에서처럼 다량의 방사선원소가 한데 뭉쳐 있지 않고 워낙 소량씩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자연 방사성원소가 내는 방사선은 공기 중에 떠다니다 우리 몸 속에 들어오기도 하고, 산업현장으로 가 제품 속에 침투하기도 한다. 진정일 고려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시멘트나 바위에 들어 있는 방사성원소 라돈이 끊임없이 방사선을 내기 때문에 특히 지하실처럼 밀폐된 공간에선 자주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방사성원소 칼륨-40을 몸에 지니고 있다. 진 교수는 "몸무게가 60kg이면 몸에 들어 있는 칼륨이 약 200g인데, 이 중 약 20mg이 방사성원소"라고 설명했다. 담배에는 방사성원소 폴로늄-210이 들어 있다.
효능이 좋다는 세계의 온천 상당수는 라돈 온천이다. 라돈은 방사선을 발산하는 방사성동위원소다. 돈을 주고 방사선을 쬔다는 얘기다. 이용해 본 사람들은 피부가 좋아지고 관절통이 개선됐다고 한다. 학계에서는 미량의 방사선은 세포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이론도 있다.
국내 어린이 10명 중 1명 꼴로 달걀 알레르기가 있다고 한다. 달걀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두드러기가 난다. 심하면 어지럽고 구토까지 한다. 안 먹으면 그만이긴 한데, 예방접종이 문제다. 백신을 만들 때 사용하는 독감바이러스는 보통 달걀에서 대량 배양한다. 그 과정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이 백신에 남는다. 때문에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가 백신을 맞으면 달걀을 먹었을 때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될 길이 열렸다. 구원투수는 다름 아닌 방사선이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사실 방사선은 오랫동안 인류와 공존해왔다. 방사선 덕분에 인류는 혜택도 많이 누린다. 달걀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은 흰자에 들어 있는 단백질 '오발부민'이다. 오발부민이 몸 속에 들어가면 피에 들어 있는 항체(IgE)와 반응한다. 알레르기는 바로 이때 생긴다. 이주운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오발부민에 방사선을 쪼여 구조를 약간 바꿨다. 이렇게 변형된 오발부민이 몸 안에 들어가면 또 다른 항체(IgG)가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게 된다. 실제로 연구팀이 변형된 오발부민이 들어 있는 백신을 실험용 쥐에 주사했더니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동물실험으로 안전성을 확인했고, 현재 아주대 의료진과 함께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 개발뿐 아니라 방사선이 유용하게 쓰이는 기술은 다양하다. 식물이나 씨앗에 방사선을 쪼이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꽃 색깔이 바뀌거나 병충해에 잘 견디거나 사막에서도 잘 자라는 등 독특한 특성이 새롭게 나타난다. 방사선을 쪼이기 전과 전혀 다른 품종이 되는 것이다. 이때 방사선은 강한 에너지를 전달하면서 통과하기 때문에 식물 몸체에 남지 않는다. 이 같은 방사선육종은 손으로 일일이 암술과 수술을 접붙여야 하는 교배육종보다 시간과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최근에는 방사선육종으로 키가 50cm 정도인 신품종 무궁화도 나왔다. '꼬마'라고 이름 붙은 이 무궁화는 실내 화분에서도 가꿀 수 있다.
녹차 추출물을 넣은 화장품도 방사선의 작품이다. 녹차 추출물을 그대로 화장품에 담으면 녹차 속 엽록소가 공기나 물과 닿아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화장품 색이 검게 변하고 불쾌한 냄새도 난다. 방사선을 이용하면 녹차 추출물에서 엽록소만 골라 파괴할 수 있다.
식품 제조과정 중 멸균처리 할 때 역시 방사선이 유용하다. 특히 식품이 발효되는 동안 미생물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자라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발효가 지나치게 진행돼 식품의 맛과 색이 변질되기 쉽다. 이 같은 이상발효를 막기 위해 과거엔 열을 가했다. 그러나 가열하면 영양성분이 파괴될 수밖에 없다. 대신 방사선을 쪼이면 영양성분은 지키면서 불필요한 미생물은 없앨 수 있다.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 때는 잿더미에 방사선을 쪼여 뼈와 치아 조각을 찾아내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기도 했다. 병원에서 X선으로 뼈를 찍어 골절 여부를 진단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암 치료에도 방사선은 이미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수단이 돼 있다.
방사선의 효과적 이용 막는 ‘심리 장벽’이 문제 김종순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연구원장 kcsoon@khnp.co.kr
고선량 방사선을 쐬면 위험할 수 있지만 저선량 방사선을 쬐어주면 오히려 생명활동이 활발해진다는 호메시스 이론도 제시되고 있다. 방사선은 위험하다는 맹목적인 선입관이 방사선의 효과적인 활용을 막고 있다. 우리 몸은 수많은 원자로 이루어진 분자, 수많은 분자로 이루어진 세포,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진 조직과 기관들로 이루어져 있다. 안정된 상태의 원자가 분자를 이루고 그것이 결국 안정된 개체를 만든다. 그러나 원자핵 내부의 양자와 중성자의 부조화는 이런 안정 상태를 깨뜨릴 수 있다. 여기서 다시 내부의 에너지 균형을 이루는 상태로 돌아가려 하는 순간, 많은 사람이 두려워하는 알파 입자·베타 입자·엑스선 및 감마선 같은 방사선이 나온다. 이런 방사선들은 대상물질의 이온 결합을 끊을 수 있어 이온화 방사선이라고 한다.
자연 상태에서 모든 물질은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불안정 상태의 원소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물질은 안정 상태를 지향하므로, 시간이 갈수록 불안정 상태보다는 안정 상태의 비율이 높아진다. 탄소를 이용해서 연대측정을 하는 것도 불안정 상태와 안정 상태의 탄소 비율을 측정해 시간의 흐름을 추정할 수 있는 데 착안했다. 음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음식을 통해 누구나 일정량의 불안정 탄소를 섭취하고, 음용수 등을 통해 일정량의 불안정 나트륨을 섭취하는데, 그로 인해 우리 몸은 방사선에 노출된다. 여기에 공기 중에 소량으로 존재하는 라돈과 우주로부터 오는 방사선 등이 더해져 우리나라에서 살면 연간 2.4mSv(밀리시버트)의 자연 방사선을 쐬게 된다. 이는 우리가 방사선과 더불어 살아왔음을 의미하는데, 혹자는 자연방사선에 때문에 인류가 진화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방사선에 대한 막연한 공포
요즘도 필자는 임신한 사실을 모르고 건강진단시 방사선 촬영을 한 여성들로부터 자주 문의를 받는다. 기형아 출산에 대한 우려가 대부분으로, “임신중절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연구가 꽤 진행되어 있다. 방사선 조사량(照射量)이 50mGy(밀리그레이) 이하라면 어떤 경우에도 기형 사례가 보고된 바도 없고 예상되지도 않는다.진단 목적의 흉부 방사선 촬영시 쐬는 방사선은 많아야 0.1 mGy 정도이므로 방사선에 의해 기형아를 출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기형은 일반적으로 출생아 100명당 3명 정도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므로, 염려가 된다면-특히 35세 이상의 임산부라면-기형아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겠다’가 모범답안이 될 수 있겠다. 그러나 사람들은 방사선 하면 암과 기형을 떠올리며, 두려움을 떨치지 못한다. 이러한 선입관이 원자력과 방사선의 평화적 이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방사선에 대한 우려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을 맞은 피해자와 방사선 치료를 받은 고선량 방사선 노출자에 대한 연구로부터 비롯된 경향이 강하다. 고선량의 방사선이 암을 유발하고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데 대해서는 누구나 동의한다. 문제는 저선량 방사선에 관한 부분이다. 저선량 방사선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에서부터 “모든 면에서 문제다”까지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이러한 오해를 풀기 위해 방사선과 관련해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 특히 암과 기형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하고자 한다. 아울러 올해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20주년인 만큼 체르노빌 사고가 건강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자 한다.
역치 이하선 질병 일으키지 않아
방사선과 관련한 질병이 무엇인지 알려면 먼저 방사선에 의한 ‘결정적 효과’와 ‘확률적 효과’부터 이해해야 한다. 결정적 효과란 일정 수준(역치·생물의 감각에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최소한의 자극 강도) 이상의 방사선을 쐬어야만 특정한 이상이나 질병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 몸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백혈구는 방사선에 적어도 0.5Gy(그레이·방사선을 흡수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 정도 노출돼야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피부는 5Gy 이상의 선량을 받아야 탈모나 홍반(발갛게 변함) 증세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것은 결정적 효과를 설명하는 사례다. 결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져 있어, 방사선 사고시 피폭선량 수준을 파악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확률적 효과란 염색체 관련 이상으로 비롯되는 ‘암’과 ‘유전적 이상’을 일으킬 가능성을 의미한다. 바꾸어 말하면 ‘아무리 미미한 선량이라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뜻한다. 확률적 효과란 한마디로 0.2Gy 이하의 낮은 방사선량에서 나타나는 생물학적 영향에 대한 방사선 방호 목적상의 가설이다. 낮은 방사선량이 얼마만큼 생물학적 영향을 끼치는지 조사하는 것이므로 실제 위험도와는 큰 차이가 있다.
낮은 방사선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연구는 ‘낮은 방사선은 오히려 신체에 유익할 수 있다’는 ‘호메시스(Hormesis·‘자극하다’는 뜻의 그리스어인 Hormaein에서 유래한 말) 이론’부터 일정 수준 이하에서는 영향이 없다는 ‘역치(탋値) 이론’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 방사선이 암과 유전적 효과에 끼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방사선과 관련한 여타 이상이나 질병은 대부분 역치를 갖고 있음이 분명해 더는 연구 대상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낮은 선량의 방사선이 암이나 유전적 효과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역학적 연구와 생물학적 기전을 밝혀보려는 연구가 펼쳐지고 있다. 방사선과 기형 연관성에 대해서 설명하기에 앞서 기형에 관한 일반적인 사실부터 살펴보자. 기형은 신체구조의 이상뿐만 아니라 기능 이상까지를 포함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신생아 100명당 15명 정도(3명은 주요 기형, 12명은 사소한 기형)에서 발생한다. 기형이 일어나는 원인은 유전자 이상(20%), 태아 감염(3%), 산모의 질환(4%), 약물(1%), 다인자성 즉 원인불명(72%) 등이다.
낮은 방사선과 기형 문제
임신 후기의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영향은 기형보다는 발육이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태아 때 원폭 피해를 본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집단을 비교한 조사에선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임신 후기의 방사선 피폭으로 중대한 발육이상이 초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방사선과 관련해서 기형이 문제가 된 첫 경우는 전남 영광에서 발생했다. 1989년 8월 영광원전 인근 주민이 발전소에서 일시 근무하다 방사선을 과다하게 쐬어 무뇌아와 기형아를 출산했다는 주장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것이다. 당시 인도주의실천협의회 광주전남지회 등 지역 보건의료단체 등이 조사에 나섰는데 그 결과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기형으로 보고하였다. 그러나 이후 조사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밝혀져 이를 철회하였다. 1990년 피폭 주장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서울대 병원이 정밀검진을 실시했다. 그결과 무뇌아를 유산한 것은 방사선과 무관하고, 출산한 기형아는 경증의 뇌성마비로 판명되었다.
낮은 방사선은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주장도
독도 적당하면 약이된다 - 문제는 양이다 : 독이 되는 양이 있다 - Hormesis
호르메시스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그 중심에 방사선 호르메시스가 자리잡고 있다. 프랑스 국립아카데미에서는 저선량의 방사선의 호르메시스 효과를 입증하는 증거들이 충분하므로 선형무역치(LNT) 가설은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 국립방사선방호위원회(NCRP)에서는 방사선 호르메시스에 대한 증거들이 불충분하므로 선형무역치 가설을 계속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도 세계 각국에서는 방사선 호르메시스를 입증하는 연구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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