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항바이러스제 처방은 베믈리디로|간염관련 NEWS
바늘구멍 급여기준 '베믈리디'‥국내 처방사례 보니
제한적 급여기준 탓 '신약' 처방 사례 관심‥급여 완화 요구는 계속 높아져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2018-1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B형간염`은 오래도록 관리돼야하는 질환이니만큼 장기처방에 있어 '안전한가'를 놓고 치료가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길리어드는 비리어드에 이어 '베믈리디(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를 내놓았다. 비리어드가 TDF(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를 기반으로 한다면, 베믈리디는 `TAF(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로 구성된 신약이다.
길리어드가 이미 비리어드를 출시한 상황에서 TAF를 장착한 베믈리디를 내놓은 이유는, B형간염의 최근 치료 방향과 일치한다.
우선 TDF는 오래 복용할수록 신장기능 저하와 골밀도가 감소되는 문제가 생겨났다.
그런데 TAF 성분은 기존의 TDF보다 10분의 1 이하의 적은 용량으로도 효과를 나타낸다. 결과적으로 약의 농도를 감소시켜 약물 전신노출을 줄였고, 이에 따라 사구체여과율 추정치(eGFRCG), 척추 및 고관절 골밀도(BMD) 감소가 유의하게 적게 나타난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한 베믈리디는 비리어드에 비해 ALT(간 효소/간 기능 수치) 정상화에 도달하는 환자의 비율이 더 높았다.
108 임상에서 48주 치료 종료시점에 Central Labs 분석 결과, 베믈리디 복용군의 83%, 비리어드 복용군의 약 75%가 ALT 수치 정상화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베믈리디는 현재까지 진행된 96주 임상 데이터에서 보고된 약물에 대한 내성은 1건도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베믈리디는 국내에서 출시된 것이 무색하게 '바늘구멍' 같은 급여 기준에 묶여있는 상태다.
비용 측면으로는 현재 비리어드가 지난 9월 1일 사용범위 확대 전 약가인하로 인해 가격이 4,677원으로 조정됐다. 지난해 11월 급여가 된 베믈리디는 1정에 3,754원으로 비리어드보다 1알 당 1000원 가까이 가격이 저렴하다.
그러나 현재로서 베믈리디는 만 18세 이상 성인의 신규 만성 B형간염 치료에서만 급여가 인정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베믈리디는 ▲ HBeAg(+)로서 HBV-DNA≥20,000IU/mL이거나 또는 HBeAg(-)로서 HBV-DNA≥ 2,000IU/mL인 만성활동성 B형간염 환자에서 AST (Aspartate Transaminase) 또는 ALT (Alanine Transaminase)가 80단위 이상인 환자 ▲ 대상성 간경변을 동반한 만성활동성 B형간염 환자: HBV-DNA≥2,000IU/mL인 경우에 대해 급여를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협소한 기준 때문에 비대상성 간경변, 간암을 동반한 만성 활동성 B형간염 환자는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비리어드에서 베믈리디로의 교체투여도 불가하다. 이는 신독성, 골관련 부작용을 겪는 환자에서 베믈리디로 교체했을 때의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현재 비리어드에서 베믈리디로 교체처방 됐을 때 임상은 3상이 진행중이다.
이에 오직 베믈리디는 B형간염 신규 환자, 바이러스돌파현상(Viral Breakthrough)이 발현되거나, 비리어드와 마찬가지로 라미부딘, 클레부딘, 텔비부딘, 엔테카비르, 아데포비어 경구제 사용 후 B형 간염 바이러스 약제내성 돌연변이가 발현된 경우(사례별로 인정)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는 신기능이나 골밀도 저하 위험이 있는 환자일지라도 의사들은 베믈리디로 교체 투여 처방하기 부담스럽다는 전언이다.
의사들의 이러한 아쉬움은 최근 베믈리디 발매 1주년을 맞아 진행된 VIVID 심포지엄에서도 드러났다. 베믈리디 교체 투여 사례가 공개되자 관심을 보였던 것. 제한된 급여기준 속에서 어떤 환자에게 베믈리디를 처방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보여진 순간이다.
심포지엄에서 공개된 첫번째 Case는 B형간염 환자 고령화 등의 역학 변화를 고려한 베믈리디의 처방이었다.
쇠약감과 피로를 호소하며 내원한 환자는 고혈압 등 다양한 동반질환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주치의는 베믈리디를 처방했고, 이후 빠르게 ALT가 감소해 6개월 째에 정상수치로 회복했으며 HBV DNA 레벨도 6개월 째부터 검출되지 않았다. 신장 수치 등도 변화 없는 상태다.
두번째 Case는 지속적으로 골절이 발생하는 골다공증 고령 환자였다. 해당 환자는 본래 복용하던 B형간염 약에서 베믈리디로 교체처방을 받았는데, 이에 따른 보험 삭감은 크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한 의료계 관계자는 "B형간염 환자 중 대학병원에서 간염 치료를 받고, 개원의에서 골다공증 치료를 별도로 받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진료 시 동반 질환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번째 Case는 B형간염 및 간암 가족력이 있는 젊은 남성이었다. 과거에 B형간염 치료제를 복용한 적이 있으나 어떤 치료제인지 본인이 기억하지 못했다.
이에 주치의는 간암 예방과 장기 치료, 내성 발생 등을 염두에 두고 베믈리디를 처방했다. 만약 과거에 라미부딘에 노출된 이력이 있는 환자라면 엔테카비어 사용 시 바이러스 억제율이 떨어지고 내성 발현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처방이었다.
이와 같은 사례를 정리해보면, 고령환자, 동반질환 유병환자, 과거 치료제 복용 이력이 정확하지 않은 환자 등에서도 베믈리디의 효과는 증명이 된 셈이다.
의사들은 B형간염 치료에 이미 좋은 약이 나와있지만, 이중에서도 신기능 자체가 떨어져 비리어드의 용량을 감소시킨 환자들조차 베믈리디를 급여로 처방받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S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베믈리디는 신장기능과 골기능에 대한 데이터가 강점이다. 비리어드 역시 좋은 약이긴 하지만, 환자 중 신기능이 떨어지는 환자들에 한해서라도 교체처방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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