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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바이러스가 적으면 간암이 더 많이 생긴다??

암사랑 2018. 8. 22. 15:40

B형간염 바이러스가 적으면 간암이 더 많이 생긴다??

 

 

 

 

 

시작은 이 발표를 봤을 때였습니다. 아직 정식 발표된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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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는 Immune-Tolerance phase; 면역관용기, MA는 Mildly Activity phase; 약한 활동기를 말합니다. ‘면역관용기’는 높은 HBV DNA, HBeAg(e항원) 양성, 낮은 ALT(간수치)인 단계를 말합니다. ‘약한 활동기’는 HBV DNA가 높고 HBeAg가 양성인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ALT가 정상의 1~2배 이내로 정의되었습니다. 두 그룹 모두 항바이러스제의 치료 대상이 아닙니다. 
Clinical Event(HCD, Death/Tpl.)는 간암, 사망과 간이식입니다. 

첫번째 그래프는 특이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간암, 사망, 간이식이 더 많이 생긴다는 결과입니다. 
두번째 그래프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결과입니다. HBV DNA가 높을수록 간암, 사망, 간이식이 더 적다는 결과입니다!!
단위가 익숙치 않으실 수 있습니다. 파란색은 1억IU/mL(5억copies/mL)이상, 노란색은 1천만IU/mL~1억IU/mL미만(5천만copies/mL~5억copies/mL미만), 빨간색은 1만IU/mL~1천만IU/mL(5만copies/mL~5천만copies/mL미만)입니다. 
1천만IU/mL(5천만copies/mL)이하에서 간암, 사망, 간이식이 월등히 많았습니다. 

기존에 우리가 많이 이야기하던 것은 B형간염바이러스 양이 많으면(HBV DNA가 높으면) 간암이 더 많이 생긴다는 이 그래프입니다. (REVEAL STUDY라고 하는 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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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만copies/mL 이상은 300copies/mL 이하에 비해 간암이 10.7배 더 많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바이러스가 많으면 간암 위험이 높으니 빨리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통설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발표하신 교수님께 아산병원의 연구와 REVEAL STUDY의 차이가 무엇인지 여쭈었습니다. 
아산병원 연구의 대상은 e항원이 양성인 만성B형간염보유자입니다. REVEAL study는 대부분(3,653명 중 85%인 3,088명) e항원이 음성이라고 하시면서 그 차이 때문일 거라고 하셨습니다(이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후 논문이 발표 되었습니다… 논문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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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관용기 만성B형간염환자에서 간암과 사망의 위험을 주제로 한 것입니다.  일단 저 논문에는 제일 먼저 보여드린 그래프는 없습니다. 이 논문의 목적은 e항원이 양성이고 HBV DNA가 높은 면역관용기 환자와 항바이러스제로 치료받은 면역활동기(IA ; Immune Activity phase)의 예후를 비교해서 면역관용기 환자의 치료가 간암과 사망, 간이식을 막는데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결과는 치료받지 않는 면역관용기 만성B형간염환자는 치료받는 면역활동기(면역제거기) 환자에 비해 간암, 사망/간이식 위험이 더 높았습니다. 면역관용기 환자를 선별하여 항바이러스 치료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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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지 않은 면역관용기(IT) 치료받지 않은 약한 활동기(MA) 환자는 치료받은 면역활동기(IA) 환자보다 간암과 사망 또는 간이식이 더 많이 생겼습니다. 

그 밖에 나이가 많고, 남자이며, HBV DNA가 20,000IU/mL(10만copies/mL)이하, 낮은 혈소판 수치는 간암, 사망 또는 간이식이 더 많았습니다. 

이렇게 보면 약을 먹는 것이 무조건 좋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 그래프와 제일 먼저 보여드린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약을 먹지 않는 것보다 50세 이상, HBV DNA 1천만copies/mL이하의 위험이 월등히 높습니다. 약 복용 여부보다 더 중요한 요인들이 있다는 것이죠. 



이 논문에도 REVEAL study와의 차이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REVEAL study는 1백만copies/mL 이상은 모두 한 그룹으로 묶였습니다. 1천만copies/mL 이상은 13.9%, 85%의 환자는 e항원이 음성이었습니다. 나이의 중간값이 45세였습니다. 아산병원 연구는 모두 e항원이 양성이고,  HBV DNA가 더 높았고(¾이 5천만copies/mL 이상), 나이가 더 젊었습니다(평균 38세, 40세). 

이 논문에서는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면역관용기의 젊은 환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우 높은 바이러스 역가 (1억IU/mL 이상)는 일반적으로 간암의 위험 인자로 간주되지 않습니다(In fact, the very high virus titres (>8 log10 IU/mL) often seen in immunotolerant young patients are not generally considered an HCC risk factor.) 그러나 바이러스가 높은 환자에게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간암의 위험이 높다며 빠른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권하는 것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REVEAL study의 후속 연구에서도 아산병원 연구와 같이 1천만copies/mL 이상보다 10만~1천만copies/mL 사이에서 간암이 더 많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모든 논문이 그렇듯 연구의 한계를 밝히고 있는데요.. 그중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급여 기준 때문에 면역관용기에서 치료받는 환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간경변 진단을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 등으로 해서 실제로 진행된 섬유화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조건이고, 두 번째가 이글의 마지막에서 말씀드릴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논문을 소개해드리는 이유는…

2006년 REVEAL study가 발표된 이후 '높은 HBV DNA = 간암위험 높음'이 너무 상식처럼 이야기되어 왔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회원 여러분들은 HBV DNA가 높으면 간수치와 상관없이 항바이러스제를 써야 한다는 주장에 제가 꾸준히 반박해온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HBV DNA가 높습니다. HBV DNA가 높으면 간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나이 어린 B형간염보유자가 간암의 위험이 더 높은 이상한 이야기가 됩니다. 이때문에 어린 간염보유자를 둔 부모님들의 걱정이 심했어요… 젊은 간염보유자분들의 걱정도 컸고요. 이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셨을까요?? 
간암에 걸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간세포의 지속적인 손상과 회복의 반복으로 생긴 흉터(섬유화)에서 암이 생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의 간세포 DNA에 B형간염바이러스 DNA가 결합해서 오류가 생기는 것입니다. 전자인  섬유화에서 생기는 암이 대부분입니다. 

이 연구에서 HBV DNA가 낮을수록 간암이 더 많이 생긴 이유는 
나이가 많을수록 HBV DNA가 낮은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HBV DNA가 낮다는 것은 과거 간염을 앓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처음 간염보유자가 되었을 때는 모두 e항원이 양성이고 HBV DNA가 매우 높습니다. 간염을 앓으면서 e항원이 음성이 되고 HBV DNA가 낮아집니다. 간염을 앓는다고 모두 한 번에 e항원이 음성이 되는 것은 아니니 간염을 앓은 후 e항원이 양성이 HBV DNA가 조금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기존의 상식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간염을 앓은 적이 많고 간에 흉터가 많으면 간암이 더 많이 생깁니다… 그런데 흉터(섬유화)를 직접 측정하는 방법이 있죠? 파이브로스캔(= 간탄성도검사, 간섬유화검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