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불편한 주사제에서 완치가능 경구약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바뀐다
최근 병원 내 감염에 의한 사망사건에 감염 관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몇 해 전 주사기 재사용에 의한 집단 감염 사태가 사회적 이슈가 됐던 C형간염 감염 관리 대책 마련도 진행형이다. C형간염은 바이러스에 한 번 감염되면 70∼80%가 만성간염으로 진행된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생 C형간염 감염상태가 유지되고, 30∼40%는 간경변증·간세포암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C형간염은 오염된 혈액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주사기 재사용뿐만 아니라 성접촉, 수직감염, 문신, 피어싱, 생활용품 공동 사용 등 다양한 경로로 전파된다. 문제는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가 여전히 낮고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간경변증이나 간암 합병증이 생긴 후 뒤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현재 C형간염 예방 백신이 없고, 개발 전망도 밝지 않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1형부터 6형까지 최소 6개 유전자형과 약 50개 RNA바이러스 아형이 존재한다. 불안정하고 돌연변이가 많아 치료 자체가 쉽지 않고, 치료제 선택에도 제한이 있다. 기존 C형간염 치료는 페그인터페론 주사와 리바비린 병용요법이었다. 주사제의 불편과 부작용에 따른 고통과 내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었다. 또 치료 기간은 유전자형에 따라 24주에서 48주로 길었다. 치료비 부담도 크고, 페그인터페론 주사제와 리바비린 병용요법 완치율은 50%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C형간염 경구치료제가 등장해 60%였던 완치율을 90% 이상으로 올렸다. 연이어 출시된 C형간염 경구치료제들은 완치율을 경신해 왔다. 최근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페그인터페론 주사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먹는 알약으로 치료가 가능한 BMS의 경구제 ‘순베프라+다클린자(아수나프레비르+다클라타스비르, 닥순요법)’가 보험급여를 받으며 C형간염 시장 변화를 이끌었다. 닥순요법은 이후 출시된 경구제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고 치료 기간도 24주로 길지만, 당시 유전자형 1b형에 대한 유일한 치료 옵션으로 주목 받았다. 이어 길리어드의 ‘소발디(소포스부비르)’와 ‘하보니(소보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복합경구제가 나오면서 개선된 치료효과로 기존 6개월 치료기간을 12주로 단축시켰다. 하지만, 이들 치료제는 고가인데다 ‘하보니’는 기존 치료제 대비 건강보험 급여에 제약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치료 효과가 높고, 유전자형 1형과 4형에 두루 보험 급여를 받아 환자 부담을 낮춘 경구복합제들이 출시됐다. 복용 편의성을 강조한 MSD의 ‘제파티어(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와 국내외 임상 결과 유전자형 1b형에서 100%의 치료 효과를 내세운 애브비의 ‘비키라(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엑스비라(다사부비르)’가 주인공들이다. 그러나 여전히 치료 현장에서는 치료 옵션이 마땅치 않은 유전자형과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 치료는 해결 과제다. 최근 C형간염 유전자형인 1∼6형을 모두 아우르며 최소 8주간 치료 가능한 경구치료제 ‘마비렛(성분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이 허가돼 새 치료제의 국내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승운 교수는 “경구치료제 등장 후 C형간염은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최근 범유전자형 치료제 허가로 그간 치료가 제한적이었던 유전자형의 C형간염 환자 치료의 길이 열린 만큼,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되기 전 조기진단을 통한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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