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 산모에서 태아감염 예방법의 변화
가임기 여성에서의 B형 간염
우리나라에서 HBsAg 표지자 양성률은 B형간염 백신이 상용화되기 이전인 1980년대 초에 남자 8-9%, 여자 5-6%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B형 간염이 수직감염에 의해 유발되므로 B형 간염의 유병률을 낮추기 위하여, 1991년 신생아 예방접종, 1995년 국가 예방접종 사업이 시작되었고, 2002년부터는 보건복지부와 국립보건원, 그리고 대한의사협회 등의 협조 하에 B형간염 수직감염 예방사업이 시작되었다. 이후로 만성 B형 간염의 유병률은 점차 더욱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2011년 국민영양조사에 따른 여자의 HBsAg 양성률은 10대에서 0.3%, 20대 1.4%, 30대 3.5% 를 보고하였다. 가임기 여성에서 B형 간염 유병률이 낮아짐에 따라서 향후 B형 간염의 수직 감염은 낮아질 것으로 생각되지만, 최근 동남아 및 중국 지역에서의 외국이주여성의 유입과 국제 결혼 그리고 백신 접종 실패로 인한 B형 간염의 수직감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B형간염 산모에서 태아감염
B형간염의 수직감염 경로는 주로 출산시에 태반을 통한 microtrasfusion 이나 intrauterine transmission 을 통해 일어난다고 추정한다. 출생 직후에 발생하는 B형 간염 산모에 혈액에 노출되거나 모유수유를 통한 감염의 기회는 근거도 매우 약하고 감염의 기회도 매우 낮거나 없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출생 후 모유수유는 절대 금기가 아니다.
B형간염 산모에서 태아감염의 예방
HBsAg 양성 산모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생후 12시간 이내에 B형간염 면역글로불린주사와 예방접종을 하면 90-95%에서 주산기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환아에게서는 여전히 주산기 감염이 존재하고, 최근에 국내 연구에서는 3.3%, 해외 연구에서는 2.8~8.0% 까지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실패 요인으로는 크게 3가지 정도를 들 수 있는데, 첫째는 백신과 관련된 인자로, 백신의 접종지연, 접종 부위, 접종 깊이, 접종량, 백신의 보관미숙 등이 있다. 둘쨰는 환자관련 인자로, 미숙아 출생이나 면역저하 혹은 유전적 백신 불응성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바이러스 관련 인자로, 산모의 혈액내 높은 바이러스 농도, 출산경로나 출산 지연으로 인한 바이러스 노출의 증가, 백신 내성 바이러스 출현 등을 들 수 있다. 이중에서 산모의 혈액내 높은 바이러스 농도는 매우 중요한 수직감염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백신 접종 후에도 수직감염이 일어난 산모에 대한 연구에서 위험도를 분석해 보면, HBeAg 양성 일 때 뿐만 아니라, HBV DNA 농도가 107 IU/mL 이상일 때,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여 예방백신 실패율이 높았다.(6.01% vs. 0.19%).
B형 간염 산모에서 태아감염의 예방을 위한 예방적 항바이러스제의 투여
산모의 혈액내 높은 바이러스 농도는 수직감염 예방을 위한 출생 직후 면역글로불린 투여 및 예방접종의 실패에 위험인자로 널리 알려진 이후, 임신 중 항바이러스제 투약을 통해 수직감염률을 낮출 수 있는가에 대해 연구가 진행되었다. 최근 텔비부딘 및 라미부딘을 투약한 304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중국연구에서는 항바이러스제 투약군에서 수직감염은 0%를 보여서 면역글로불린 및 예방접종군과 비교하여 성공적인 수직감염예방효과를 보고한 바 있다.(0% vs. 2.8%)
1) 어떤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할 것인가?
임신시에 약제 선택에 있어서는 임산부 투여안전성 등급 B (동물실험에서는 기형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인체에서는 안전성의 확인이 필요한 상태)에 해당하는 약제를 사용하도록 한다.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가운데 텔비부딘, 테노포비어와 엠트리시타빈이 이에 속한다. 라미부딘, 아데포비어, 엔테카비어는 임산부 투여안전성 C (동물실험에서 약제로 인한 기형이 발생한 경우)에 속하지만, 라미부딘을 포함한 HIV 치료를 받는 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여성들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의 선천성 결손비율에 따르면, 라미부딘의 경우 임신 1기에 투약되었을 때 신생아들의 선천성 결손 비율이 일반 여성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의 선천성 결손 비율과 유사하였다. 현재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임신시 사용 가능한 약제로, 텔비부딘, 테노포비어, 엠트리시타빈을 권고 하고 있고, 유럽과 미국에서는 위 약제 이외에 라미부딘도 같이 권고하고 있다.
2) 언제부터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할 것인가?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들은 미토콘드리아 DNA 복제를 억제하여 미토콘드리아 독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발생 단계에 있는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고 윤리적인 문제로 임상연구를 진행할 수도 없다. 따라서 태아의 안전성 면에서는 특히 임신 초반기에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들을 투약하지 않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안전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출산 직전에 충분히 산모 혈중 바이러스 농도를 낮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여 마냥 늦게 투여할 수도 없다. 유럽이나 미국의 가이드라인에는 임신 3기부터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약제의 바이러스 억제 능력을 고려한다면 28주에서 늦어도 32주사이에는 투여하는 것이 좋겠다.
3) 언제까지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할 것인가?
언제까지 투약을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결과가 뚜렷하지는 않다. 유럽간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출산 후 3개월 안에 끊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대부분 연구들은 출산 1개월내에 끊거나 출산 직후 끊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산모들의 모유수유와도 관련이 있는데, 모유에서 항바이러스제가 관찰되기 때문에 모유수유 시에 아이에게 약제가 흡수되는 우려로 인한 것이지만 과학적 근거는 아직 미약하다. 또한 투약 종료후에 갑작스런 B형 간염 활성도 증가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투약종료 후 일정기간 모니터링은 필요하다.
4) 항바이러스제 투여시 태아 및 산모의 안정성
항바이러스제 투여시 안정성에 대한 보고는 라미부딘, 텔비부딘, 테노포비어에서 알려져 있는데 현재까지 태아기형에 대한 위험도는 일반인과 비교해서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산모에서 약 10% 에서 ALT 상승 혹은 일부에서 CPK 상승을 보고 하고 있지만, 치명적인 부작용 보고는 없었다. 하지만, 사용시 주의깊은 모니터링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
B형 간염의 수직감염률은 적극적인 국가예방접종사업을 통한 의료진의 협조와 환자의 이해 속에서 지속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다. 하지만, 면역글로불린 및 예방접종의 실패로 인하여 일부에서 B형 간염 산모에서 태아로의 수직감염은 일부에서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적극적인 예방적 치료로 수직감염 위험도가 높은 산모에서 태아감염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고, 임신 후반기 항바이러스제 투약이 혈청 HBV DNA가 높은 임산부에서 수직감염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혈청 HBV DNA 농도가 낮은 임산부에서 수직 감염 예방을 목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할 지 여부 및 약제 투약 기간, 중단 시점, 내성 발생 문제, 환자의 선호도 등을 고려하여 매우 신중하게 선별하여 치료를 해야 할 것을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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