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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 환자에서 B형 간염 표면항원 (HBsAg) 역가의 임상적 의미

암사랑 2016. 6. 24. 09:47

B형 간염 환자에서 B형 간염 표면항원 (HBsAg) 역가의 임상적 의미

 

▲ 김원 교수 

B형 간염 표면 항원(HBsAg)은 1960년대에 그 존재가 알려졌으며 지금까지도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하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바이러스 DNA(HBV DNA)는 간세포의 핵 내로 들어가서 안정된 공유결합폐환형 DNA(covalently closed circular DNA, cccDNA)를 형성하며 감염된 간세포 내에서 바이러스 유전자를 전사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단백질을 합성한다. HBsAg은 cccDNA에 의해서 합성되는 단백질 중 하나로 바이러스의 외피를 구성하며 실제 감염력을 가지는 비리온(virion)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비감염성의 subviral HBsAg particle을 구성하기도 한다. 환자의 혈청에서 검출되는 HBsAg은 virion과 subviral particle을 모두 포함한 것이고 임상에서 각각의 농도를 따로 측정 할 수는 없다. 여러 연구에서 환자의 혈중 HBsAg 역가는 cccDNA 및 감염된 간세포의 양과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이 알려짐으로써 HBsAg 역가는 감염된 간세포의 양을 반영하는 간접적인 지표로서 그 의의가 있다.


HBsAg 정량 검사에 대한 연구는 90년대 초반부터 주로 인터페론 치료를 받는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최근 표준화된 상업용 키트가 출시되면서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HBsAg 정량을 위한 자동화된 검사법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화학발광면역측정법(chemiluminescence immunoassay)을 이용한 방법으로 상업화된 키트 (Abbott사의 Architect와 Roche사의 Elecsys)가 개발되어 있다. 이외에도 방사선면역측정법(immunoradiometic assay)을 이용한 검사도 사용될 수 있다. 검사 결과는 international units (IU)/mL로 표시되며 1 IU/mL는 HBsAg 1?10 ng/mL와 동등하며 비리온 5 x 107개와 동등하다.

 

만성 B형 간염의 경과와 HBsAg 역가의 변화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수직감염의 경우 감염 초기에는 면역관용기(immune tolerant phase)를 거치게 되는데 e항원(HBeAg)은 양성이고 HBV DNA는 매우 높으나 ALT는 정상으로 유지되는 특징을 보인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면역관용기는 20~30년간 지속되며 어떠한 이유에서 면역관용이 깨어지게 되면 면역제거기(immune clearance phase)로 넘어가게 된다.

 

이 기간에는 HBV DNA 감소와 ALT 증가, HBeAg 혈청전환이 일어난다. HBsAg 역가는 면역관용기에서 가장 높으며 면역제거기가 되면 감소한다. 면역제거기를 거쳐서 HBeAg 혈청전환이 일어난 경우 저증식기(low-replicative phase) 또는 e항원 음성 만성 B형 간염(e antigen negative chronic hepatitis B) 상태가 되는데, 이 경우 HBsAg 역가는 HBeAg 양성 환자에 비해 낮은 경향을 보인다.

 

저증식기에서는 ALT 수치가 지속적으로 정상이고 조직학적인 염증소견도 미미하며 간경변으로의 진행도 매우 드문 것과는 달리 e항원 음성 만성 B형 간염 상태에서는 바이러스의 활성도와 ALT 수치가 증감을 반복하며 변동을 보인다. 이 때 염증과 간경변으로의 진행이 가속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e항원 음성 만성 B형 간염 상태에서는 항바이러스 치료가 요구되며 따라서 e항원 음성 만성 B형 간염 상태의 환자를 저증식기 환자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만성 B형 간염 치료 지침에 따르면, 혈중 ALT 농도 이외에 HBV DNA 농도를 기준으로 e항원 음성 만성 B형 간염과 저증식기를 구분하도록 하고 있다.

 

HBsAg 역가는 e항원 음성 만성 B형 간염 상태의 환자에서 저증식기 환자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데, 최근 연구에서 e항원 음성 환자에서 HBV DNA (2,000 IU/mL 기준) 외에 HBsAg 역가 (1,000 IU/mL 기준)를 기준으로 환자를 구분하였을 때 B형 간염의 재활성화를 보다 더 잘 예측할 수 있음을 보인 바 있다 (그림 1).

 

HBsAg 혈청전환의 예측


B형 간염의 완치 판정은 HBsAg 소실이 가장 중요한 지표이다. HBeAg 양성 환자에서 HBeAg 혈청 전환이 일어난 경우 HBV DNA가 빠르게 감소하는 것이 HBsAg 혈청전환의 예측인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HBsAg 역가가 빠르게 감소하는 경우 5년째와 10년째의 HBsAg 혈청 전환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또한 HBeAg 음성 환자에서도 HBsAg 역가를 2년마다 측정하여서 1/10 이상 감소하거나 200 IU/mL 이하로 감소하는 경우 HBsAg 혈청전환을 100%의 양성예측도로 예측할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HBsAg 역가를 측정함으로써 HBsAg 혈청전환을 예측하는 지표로 이용이 가능하다.

 

간암 발생의 예측


여러 연구에서 HBV DNA가 질병의 진행의 주요 예측인자이며 간암으로의 진행에 있어서도 중요한 예측인자임이 알려져 있다. 한편 HBsAg도 간암으로의 진행에 중요한 예측인자로 알려져 있는데,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 HBsAg 농도가 높을수록 추후 간암 발생 확률이 증가된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다. HBsAg 역가가 HBV DNA 농도보다 더 우수한 예측인자는 아닌 것으로 생각되나 HBeAg 음성이면서 HBV DNA가 낮은 동양인에서 간암 발생을 예측하는데 향후 제한적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BsAg 역가와 만성 B형 간염의 치료반응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항바이러스 치료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지속적으로 억제하고 ALT를 정상화시키며 간의 조직학적인 손상, 특히 섬유화를 회복시키는 것이 목적이며 궁극적인 목표는 cccDNA를 완전히 제거하고 HBsAg 혈청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치료 방법은 크게 인터페론을 이용하여 면역반응을 유발함으로써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방법과 뉴클레오사(타)이드 유사체를 이용하여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인터페론 치료


인터페론 치료의 경우에는 치료에 성공한 경우 영구적인 만성 B형 간염의 관해를 얻을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으나 치료에 의한 직접적인 항바이러스 효과는 미약한 반면 치료 중 부작용의 빈도가 높고 치료 실패율도 높기 때문에 치료에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잘 가려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연구들에서 HBeAg 양성환자들에 대한 인터페론 치료중 HBsAg 정량검사가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SVR)을 보이는 환자와 무반응 (NR) 환자를 구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치료 시작 24주째에 HBsAg이 300 IU/mL 이하일 경우 SVR 확률이 62% 대 11%로 높았고 기저치에 비해서 1/10 이상 감소하였을 경우 더 좋은 성적을 보였다. 다른 연구에서는 치료 후 HBeAg 혈청전환이 일어난 환자에서 치료전 HBsAg 역가가 더 낮았음을 보인 바 있고 다른 연구에서도 치료시작 12주, 24주 째의 HBsAg 역가가 1,500 IU/mL 미만인 경우 HBeAg 혈청전환이 일어날 확률이 높음을 보고하였다. 이 외에도 연구에 따라 기준은 다르지만 다양한 연구에서 인터페론 치료 시작 후 혈청 HBsAg 역가가 감소하는 경우 좋은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HBeAg 음성환자에서는 인터페론 치료에 대한 반응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치료 종료 후 재발하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HBeAg 양성환자에서와 마찬가지로 치료 중 및 치료 후 HBsAg 역가가 감소하는 경우 좋은 치료반응(SVR 또는 HBsAg 혈청전환)을 예측할 수 있고 HBV DNA와 함께 추적하였을 때 더 좋은 예측도를 보였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인터페론 치료 중 12주 또는 24주째에 HBsAg 또는 HBV DNA 감소가 1/100 이상 일어나지 않는 경우 SVR이 나타날 확률이 매우 떨어지므로 치료를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뉴클레오사(타)이드 유사체 치료


뉴클레오사(타)이드 유사체를 투여할 경우 HBV DNA의 감소는 매우 빠르게 일어나지만 HBsAg의 경우에는 그 감소 정도가 크지 않으며 HBsAg 혈청전환은 매우 드물게 일어난다. 약제를 중단할 경우 많은 수에서 바이러스의 재활성화가 일어나므로 치료 중단은 매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치료 시작 후 HBsAg 역가가 1/10으로 감소할 때까지 HBeAg 양성 환자는 6.6년, HBeAg 음성 환자는 8년 가량이 소요되며 HBsAg 혈청 전환이 일어날 때까지는 각각 36년과 39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치료 전후로 HBsAg 역가를 측정함으로써 치료 종결 시 반응 및 지속적인 바이러스 관해를 예측할 수 있음이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의 연구에서 치료 전 HBsAg 역가가 낮고 치료 시작 후 조기에 HBsAg 역가가 감소한 경우에 치료 종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바이러스 억제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치료 시작 후 HBsAg 농도가 1/100 ~ 1/1,000까지 감소할 경우 치료 중단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경구 항바이러스 치료의 경우 아직까지 인터페론 치료만큼 HBsAg 역가 측정의 유용성이 충분히 검증되지는 않았다.


요약


HBsAg 역가는 B형 간염의 자연 경과에 따라 변화를 보이며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에 대한 반응에 따라 역가가 변하기도 한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고 치료효과를 예측하는데 효용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e항원 음성 B형 간염 환자에서는 저증식기에 있는 경우에 비해 재활성화가 우려되는 경우 HBsAg 역가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환자들을 구분하는데 도움이 되며 치료 시기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인터페론 치료 혹은 뉴클레오사(타)이드 유사체를 이용한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에도 HBsAg 역가가 크게 감소하는 경우 치료 전과 치료 중 그리고 치료 후에 좋은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표식자로서 활용이 기대된다. 이를 통해 향후 항바이러스 치료의 시작과 지속 또는 중단의 결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