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경구 치료약제는 언제까지 사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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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고 만성 B형 간염에 의해 영향을 받는 간경변증의 진행, 간부전의 발생, 간암의 발생을 막는 것이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의 목적으로, 경구 항바이러스제는 비록 B형 간염바이러스의 완전한 근절은 거의 달성하지 못하지만 B형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여 만성 B형간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만성 B형간염 임상경과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것은 분명하다.
B형 간염은 물론 모든 치료에 있어 치료를 시작한 이후 언제까지 치료약제를 사용할 지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인터페론 투여는 치료종료 후에도 HBeAg 혈청음전이나 HBsAg 소실 등 치료 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부작용의 발생이 많으며 약제비용이 고가인 점, 치료기간을 연장하여도 치료효과의 향상이 별로 없는 점을 들어 한정된 기간 동안만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권고된다.
최근 경구 항바이러스제의 장기간 사용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어 안전성이 인정되며 인터페론에 비해 부작용이 드물다 하더라도 장기간 약제투여에 따른 의료비용의 증가 등도 약제의 종결을 고려하게 한다. 하지만 경구 항바이러스제는 인터페론과는 달리 면역기능을 일시적으로 약간 증강시킬 뿐이고 지속적인 바이러스 증식 억제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경구 항바이러스제의 종료 후 바이러스의 재증식이 흔하고 이로 인해 일부 환자에서는 심각한 간염의 악화가 발생하므로 약제투여의 종결을 망설이게 된다. 따라서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얼마나 오래 투여하고,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된 후에 언제까지 치료를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항바이러스제 치료종료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약제투여를 종료하는 것이 약제를 지속하는 것에 비해 장점이 있음을 증명해야 하며, 치료종결 후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고 임상적으로 유용한 치료종결 시점을 정해야 한다.
만성 B형 간염 치료 종료시점 결정 표지자
체내 B형간염 바이러스의 제거를 통해 B형간염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을 줄여 단기적, 장기적 예후를 개선시키는 것이 치료목적이기는 하지만 경구 항바이러스제의 투여로 간세포내의 covalently closed circular (ccc) DNA를 포함하는 모든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완전한 제거는 거의 불가능하므로 간세포내의 ccc DNA의 소실을 약제투여 종료시점으로 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따라서, 약제의 치료효과를 잘 반영할 수 있으면서도 측정이 쉬운 표지자를 찾아내고자 하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현재의 대부분의 전문가 집단이 제시하는 종료 시점의 표지자는 ALT의 정상화로 대변되는 생화학적 반응, HBeAg 소실 또는 혈청전환, HBsAg 소실과 같은 혈청학적 반응, HBV DNA가 검출 한계 이하로 확인 되는 바이러스 반응, 그리고 섬유화의 악화 없이 2점 이상의 염증 소견의 호전으로 정의 되는 조직학적 반응 등이다.
이들 표지자를 기준으로 실제 만성 B형 간염환자에서 항바이러스제 투여종료를 하는 것이 투약 종료 후 장기 예후를 반영하는지에 대한 잘 조절된 전향적 연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들 표지자를 기준으로 투약종료시점을 정하는 것에 대해 논란이 있다. 그러나 질병의 자연사 관련 연구는 물론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며 장기 추적한 연구들을 참조해 볼 때 위에서 언급한 지표들을 달성한 환자의 임상적 경과가 개선되므로 이들을 이용하여 항바이러스제 투여종료시점을 정하는 것은 타당하다.
조직소견의 호전을 기준으로 치료종료를 하는 것은 실제 임상에서 시행하기 어려우며 약물투여 후 조직소견의 호전이 약물 투여종료 후 장기예후를 반영한다는 연구가 부족하다. 조직학적 염증반응이나 섬유화가 심한 상태에서도 ALT는 정상범위에 있을 수 있고 정상 상한치에 대해서 논란이 있으므로 ALT 정상화 단독만으로 항바이러스제 투여종료를 결정할 수 없다. 또한 치료 종료를 고려하는 상황에서는 기본적으로 ALT가 정상화되어 있음을 전제로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HBV DNA의 감소가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장기적 예후의 호전과 관련이 있음은 이미 입증되었으며 HBV DNA가 음전되어 유지되는 것은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효과를 확인하는 유용한 방법이므로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HBV DNA의 음전이 된 상태에서 치료종료를 고려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내외 가이드라인 모두에서 만성 B형 간염을 HBeAg 양성 또는 음성으로 분류하여 약물투여종료시점을 결정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논의하도록 하겠다.
HBsAg이 소실된 만성 B형 간염환자를 평균 63개월간 추적한 연구에서 HBsAg 소실 시점에 간경변의 증거가 없는 환자는 간경변이나 간암이 발생 하지 않았지만 HBsAg이 계속 양성이었던 환자는 간경변증과 간암이 각각 3.4%와 0.7%에서 발생하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 간경변증이 있었음에도 HBsAg이 소실된 경우 간암의 발생률은 0.47%/year에 불과하였고 45-50세 이전에 HBsAg 소실이 있으면 간암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최근에는 HBsAg 소실을 항바이러스제 투여종료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HBsAg 소실은 매우 드물어서 테노포비어를 5년 간 투여하여도 10% 정도에서만 확인할 수 있으며 국내에 많은 B형 간염바이러스 유전자형 C에서는 더욱 드물고 HBsAg 소실을 위해서는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52-110년 정도 투여해야 한다는 보고를 감안하여야 한다.
HBeAg 양성 만성 B형간염
자연경과를 기준으로 HBeAg 양성 만성 B형간염 환자는 HBeAg 음성 환자에 비해 6.27배 간암종의 발생 위험이 높고, HBeAg 혈청 전환이 일어난 환자의 88%에서는 ALT가 정상을 유지하며 79%에서는 조직학적인 호전을 보이고, HBeAg의 혈청 전환이 유지된 환자를 25년간 추적 연구한 결과 95%의 생존을 보였다. 또한 인터페론 치료 후 혈청 전환이 일어난 환자에서는 유의한 생존율 향상과 간 관련 합병증의 감소가 보고되었다. 따라서 HBeAg 혈청 전환은 HBeAg 양성 간염에서 일차적인 치료 목표이며 치료의 종결을 고려하는 지표로서 의의를 갖게 되었다.
엔테카비어나 테노포비어를 5년까지 장기적으로 사용하더라도 HBeAg 혈청전환은 40%에 불과하고 약제의 투여 종료 후에 HBeAg 혈청전환이 유지되는 경우는 60% 미만이다. HBeAg 혈청 전환이 되어도 8년간 장기 추적 연구한 결과 24%가 HBeAg 음성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였으므로 HBeAg 혈청전환만으로 치료종료를 결정하기는 곤란하다. 라미부딘 치료로 HBeAg 소실 또는 혈청전환을 이룬 후 적어도 1년 이상 공고(consolidation)치료를 유지한 환자에서는 5년 추적에서 8%에서만 재발이 일어난다는 보고가 있고 클레부딘이나 엔테카비어 투여 후 HBeAg 혈청전환이 된 환자에서 공고치료를 유지한 결과 재활성화가 유의하게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경구항바이러스제 투여로 HBeAg 혈청 전환 후에도 경구항바이러스제를 적어도 12개월간 지속한 이후에 중지하는 것을 권장한다.
HBeAg 혈청전환 후 1년이상 텔비부딘 공고치료를 하고 치료를 종료한 결과 1년에 48.7%에서 HBV DNA가 양전되었고 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이상 상승하는 임상적 재발이 2년에 7.7%에서 발생하였다. 즉, HBeAg 혈청전환이 발생하고 공고치료를 한 후에도 투약을 중지하면 바이러스 반응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간염도 재발할 수 있으므로 HBeAg 혈청전환과 특정기간의 공고치료를 항바이러스제 투여종료시점을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하다. 다만, HBeAg 양성환자에서 치료 종료 후 재발은 40대 이하의 환자에서 적고 간경변증이 높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40대이하의 간경변증이 없는 환자에서 치료의 종료를 선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HBeAg 양성 만성B형간염 환자에서도 HBsAg 소실은 이상적인 치료종료 시점이므로 HBsAg을 HBeAg 혈청전환 후 6개월 간격으로 측정한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HBsAg 소실은 경구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했을 경우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텔비부딘 투여 104주째 혈청 HBsAg 정량치가 100 IU/mL 이하인 환자 또는 치료 24주, 52주에서 HBsAg 정량치의 감소 속도가 빠른 환자에서는 텔비부딘 투여 종료 2년 후에도 지속 바이러스 반응률(HBV DNA < 300 copies/mL, HBeAg seroconversion)이 높았으므로 HBsAg 치가 항바이러스제 치료종료 시점을 결정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주장이 있다.
HBeAg 음성 만성 B형간염
HBeAg 음성 간염에서 경구 항바이러스제의 적절한 치료 기간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치료 종결 후 대부분 재발하므로 대개의 경우 장기간의 투여가 요구되며 투약 중단은 임상적인 치료 반응 및 기저 간질환의 경중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를 장기간 투여하고 HBV DNA가 검출한계 미만인 상태에서 약제를 중단하여도 50%이상에서 재활성화가 발생하며 대부분은 투약중단 1년내에 발생하였다. 엔테카비어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라비부딘에 비해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강력하고 내성발생 빈도가 낮은 엔테카비어나 테노포비어도 치료 종료 후에 지속바이러스 반응이 증가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APASL에서는 혈청 HBV DNA가 6개월 이상 간격으로 3번 이상 realtime PCR 법으로 검출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약물의 투여 중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엔테카비어를 투여한 HBeAg 음성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 APASL 권고안을 따라 치료를 종료하고 12개월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 치료 종료 1년 후에 임상적 재발이 45%에서 관찰되었으므로 HBV DNA를 기준으로 HBeAg 음성 만성B형간염 환자에서 치료종료를 결정하기는 곤란하다.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HBeAg 음성 만성B형간염환자에서는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HBsAg의 소실을 보일 때까지 투여하도록 권장한지만 현실적으로 HBsAg 소실은 매우 드문 현상이므로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지속적으로 장기간 사용하게 된다.
라미부딘을 평균 34개월 투여 후 중단하고 평균 47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HBsAg 정량치가 100 IU/mL 이하이거나 기저치로부터 1 log 이상 감소한 경우에는 치료 종결 12개월 후에도 지속바이러스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연구에서도 치료 중 HBsAg 정량치의 감소와 치료종결 시 낮은 HBsAg 정량치를 보이면 높은 지속 바이러스반응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HBsAg 정량검사가 항바이러스 치료종료 시점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간경변증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간경변증의 경우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다. 대상성 간경변증의 경우, 만성 B형간염에 준해 HBeAg 양성이면 HBeAg 혈청전환 후 적어도 12개월간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추가 투여한 뒤에 투약 중단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HBeAg 음성이면 HBsAg 혈청소실 후 투약 중단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투약을 중단하는 경우 간염 재발 및 급성 악화로 인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모니터링을 반드시 해야 한다. 비대상성 간경변증인 경우 간이식을 고려하면서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하다.
결론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HBeAg 양성 만성 B형간염환자에서는 HBV DNA 음전 및 HBeAg 소실 또는 혈청 전환이 이루어진 이후 최소한 12개월 이상 경구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권장하며, HBeAg 음성 만성 B형간염환자에서 경구 항바이러스제의 적절한 치료 기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HBsAg의 소실을 보일 때까지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특정한 기간을 정하지 않고 장기간의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HBeAg 혈청전환 이후 1년이상의 공고치료를 하여도 간염의 재발이 상당수에서 발생하고 항바이러스제 치료로 HBeAg 혈청전환이 일어난 환자의 장기적 예후에 대해 충분한 연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환자에서 이를 기준으로 치료종료를 결정할 수 없다. 과거 경구 항바이러스제가 고가이고 약제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못하여 치료종료시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약가는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감소하였고 약물 안전성은 물론 약제내성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결되었으므로 장기간 치료에 따른 약제비를 감당하기 곤란한 경우나 약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나 장기 치료를 견디기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HBsAg이 소실될 때까지 충분한 기간 동안의 투약이 요구된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연구를 토대로 경구 항바이러스제 치료종료시점은 HBsAg 소실이 가장 적절하며 HBeAg 혈청전환자에서 선별적으로 적용하기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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