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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가을에서야※※※

암사랑 2020. 11. 4. 15:42

※※※내 나이 가을에서야※※※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 반짝 윤이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

향기도 옅어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_이해인수녀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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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3Vdtrsi4G4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