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 안구와 소변 색깔, 체중 변화를 눈여겨보자
담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지만 종양이 커지면서 담도를 막으면 황달을 특징으로 하는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얼굴과 눈 흰자 위에 노란 빛이 돌고, 소변 색갈이 점차 진해지며, 체중 감소 등의 변화가 나타났다면 최대한 빨리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도록 한다.
담즙은 황금빛이 도는 노란 분비물로, 날마다 약 250-1,000cc(농축 전)가 간에서 생성되고 끊임없이 분비된다. 우리가 식사를 하면 담낭에 저장되어 있던 담즙이 배출되어 음식물과 섞이는데, 이때 담즙은 음식물 속 지방을 녹이는 훌륭한 유화제 역할을 한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은 간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모세담관 -> 간내 담로 -> 좌우 간관 -> 총간관 -> 담낭관을 거쳐 담낭에 저장되고, 음식을 먹으면 다시 담낭관 -> 총담관 -> 십이지장 유두를 거쳐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어 지방 소화를 돕는다. 이렇게 담즙이 이동하는 경로를 담도라고 한다.
통증 없는 황달, 진한 갈색의 소변
담도암(담관암)은 담관 상피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간 안쪽에 생기는 간내 담관암(간세포성 간암과 구별 필요)과 간의 바깥쪽에 생기는 간외 담관암으로 구분된다. 담도암의 약 10%는 간내 담관에, 40-60%는 간문부 및 상부 담도, 20-30%가 중하부 담도에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특히 여성보다 남성에서 1.3배 더 많이 발생한다. 아직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20-30%의 환자에서 담석을 동반하고 있어서 담도 결석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도암의 증상은 종양의 발생 위치와 침범 정도에 따라 다르다. 초기 단계일 때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증상이 없으나, 종양으로 인해 담도가 막히면 통증이 없는 황달과 황달뇨(진한 갈색의 소변)가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그 밖에 피부 가려움증, 복통과 체중 감소, 발열, 회색변, 소화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상복부 통증은 담석의 산통과는 성질이 다르며,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이미 병이 진행한 것을 의미한다.
조영술, 진단과 담즙 배액 치료 동시에
진단 시 대부분의 환자들은 혈액검사에서 폐쇄성 황달을 특징으로 하는 간기능 이상 소견을 보인다. 혈청 빌리루빈, 알칼라인 포스파타아제, 감마 글루타밀 전이효소가 상승하면 담도 폐쇄를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간기능 이상 시 흔히 보이는 혈청 아미노 전이효소의 상승은 담도암에서는 미미하며, 많이 진행된 경우에만 급격한 상승을 보인다. 암 표지자인 CA19-9나 CEA는 담도암 환자에서 증가되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진단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복부 초음파, 복부 컴퓨터단층촬영, 복부 자기공명영상 등의 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식도와 위를 지나서 십이지장까지 내시경을 삽입해 조영제를 주입하는 검사인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 그리고 피부를 통해 담도로 가느다란 바늘을 넣고 담관을 직접 보는 방법인 경피경간 담관 조영술을 통해 담관의 협착과 폐쇄, 담관 침윤 범위 등을 확인하고, 담관의 영상을 얻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동시에 답즙 배액술 등의 치료를 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담즙 정체, 담도 넓혀 담즙 배출 후 수술
담도계 악성 종양의 치료 역시 다른 소화기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을 해서 암을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담도계 악성 종양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서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려우며, 진단 당시 이미 주변의 주요 장기로 침윤해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담도암의 위험인자
- 만성 간담도 내 기생충 간염
- 담관 확장을 동반한 선천성 기형
- 경화성 담관염과 만성 궤양성 대장염
- 오래된 담관 결석과 담관 선종
- 담도암 유발 인자에 직업적으로 노출된 경우(고무공장 또는 자동차 공장에서의 근무 경험)
- 흡연
- 비만
암의 크기와 위치, 병기,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한 가지 방법으로 치료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치료 등 여러 방법을 병합해 치료하기도 한다.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은데, 이 때는 황달을 감소시키기 위해 내시경적 또는 경피적으로 스텐트 등을 삽입해 담즙 정체를 해소하는 고식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담즙이 잘 배출되면 황달 수치(빌리루빈)가 감소하는데, 환자마다 빌리루빈 수치가 감소하는 속도는 차이가 있다.
종양의 침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수술법
담도에 생긴 종양은 담도를 절제하면 되지만, 간내 담도에 생긴 종양이나 간문부에 생긴 종양은 간을 함께 절제해야 한다. 종양이 위치한 부위에 따라 간 절제 범위가 달라지는데, 특히 많은 양의 간을 절제할 경우 수술 후 간 기능이 나빠져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간은 2개의 혈관, 즉 간동맥과 간문맥을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으며, 재생력이 매우 높은 장기다. 그러므로 수술 후 남겨지는 간이 적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수술 전에 절제될 간(종양이 위치한 간)으로 가는 문맥의 피를 수술 후 남겨지는 간으로 가도록 해서 간을 키우는 간문맥 색전술을 시행한다. 간문맥 색전술 후 약 3~4주가 지나면 CT 촬영을 시행해 간이 충분히 자란 것을 확인한 뒤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할 때는 종양과의 안전거리를 최대한 확보하고, 충분히 절제해야 하며, 암이 퍼져나가는 경로인 림프절 등을 제거함으로써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즉 종양만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종양의 침범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수술 방법이 결정된다.
간문부 혹은 상부 담도암에서는 종양이 자란 담도와 간까지 절제해야 하고, 또 담즙 배출을 위해 담도와 소장을 연결해줘야 한다. 이 경우에는 암의 세부 위치에 따라 여러 수술법이 적용될 수 있다. 또 중부 및 하부 담도암은 십이지장과 췌장의 머리 부분까지 함께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위를 보존하거나 위의 일부만 절제하기도 한다. 이때는 췌장액의 배출과 음식물의 소화를 위해 췌장과 소장, 담도와 소장, 위와 소장을 연결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다행히 간과 췌장 등으로 침윤이 없는 중간부 담도암일 경우, 일부에서는 담도만 절제하는 수술이 가능할 수 있다.
췌두부 절제 시 췌장액 누출 주의
보통 담도암 환자들은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고, 특히 간 절제를 시행한 경우에는 남은 간의 기능이 잘 회복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또 췌장과 십이지장을 함께 절제한 경우에는 소화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췌두부를 절제한 경우에는 췌장액 누출로 인한 복강 내 감염이나 출혈이 발생할 수 있고 상처 치유가 지연될 수 있어서, 췌장액을 줄이기 위한 약물 요법과 경정맥 영양 요법 등 여러 치료를 병행한다.
여러 치료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잘 호전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수술 후 담도염 등 감염의 위험이 있으며, 심한 경우 패혈증에 이르기도 한다. 균 배양을 통해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하며,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치료 등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경과 관찰을 통해 전신 상태를 점검하고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담도암 환자들은 수술 후 체중이 현격히 줄어들면서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고,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병행 중인 환자들에게서는 골수 억제로 혈액수치가 비정상인 경우가 많아 이에 따른 적절한 제제를 투여해야 한다. 수술을 받았다고 모든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므로 지속적으로 외래를 방문해 주치의의 지시를 반드시 따르도록 한다.
<출처 : 세브란스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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