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닌다면 최소한 간경변으로 사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전체메일로 보내 드리지는 않았네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이랬습니다.
-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닌다면 간경변으로 사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 간암은 예전보다 더 늦은 나이에 발병하고, 더더 늦은 나이에 사망한다.
- 간암 검진도 예전보다 잘 받고 있다.
- 그런데 전체 만성B형간염 환자 중에서 병원을 다니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약을 먹는 사람은 더 적다.
오래 되었으니 주요 내용을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간경변에 의한 사망은 지난 25년 동안 1/5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간암의 발생은 지난 15년 간 연령에 따라 10~20년 늦어졌습니다.
간암으로 인한 사망은 지난 20년 간 20~30년 늦어졌고 가능성도 많이 낮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암은 10년 정도 늦어진 것에 비하면 크게 좋은 결과입니다. 언론에서는 암환자가 늘었다고 하는데 그건 인구 고령화 때문입니다. 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고령이거든요. 같은 나이에서 암위험은 과거보다 낮아졌습니다.
마지막에 ‘병원 진료와 항바이러스 치료 만으로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내용을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그 부분을 좀 더 자세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2018년기준 우리나라의 10세 이상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보유자’는 약 156만명입니다. 정부는 ‘국민건강영양조사’라는 대규모 건강조사를 합니다. 조사 대상에 B형간염과 C형간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령대별 만성 B, C형간염 보유자 비율과 통계청 인구 통계를 함께 보면 계산할 수 있습니다. 각각 121만명, 35만명입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 같기는 합니다. 최근 몇 년 간 중 유독 낮은 결과이거든요.
2015년을 기준으로 보면 B형간염보유자 150만명, C형간염 항체 양성자는 33만명. 모두 약 183만명입니다.
지난 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중 진료를 받는 환자는 약 38만명입니다.
(국민건강보험 통계)
183만 명 중 38만명... 매우 충격적인 숫자입니다.
그런데 추가되어야할 사람들이 더 있습니다. 간암과 간경변증 환자분들이죠. 이들 중 상당수는 B, C형간염보유자입니다. 최대 80%까지 차지합니다.
‘간의 섬유증 및 경변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80,027명,
그리고 간암을 진단받고 5년 이내인 분들의 수(“5년 암유병자수”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는 37,561명(2018년)입니다.
간경변과 간암 환자 약 10만명 정도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전체 만성간염바이러스 보유자에 비해서는 아주 작은 수입니다. 믿기 어려운 수치이죠.
또 다른 자료를 보겠습니다. ‘국가암검진 중 간암검진’을 받는 분들입니다. 간암검진은 40세 이상의 남녀 중 2년 이내에 만성B형간염, 만성C형간염, 간경변증 등으로 진료받은 기록이 있는 사람이 대상입니다.
(2020년 국가암검진사업안내)
국가암검진에 대한 가장 최근 통계는 2018년입니다.(2019년 11월 발표)
간암검진대상자는 약 75만 명입니다. 이중 53만 명이 검진을 받았습니다. (상반기, 하반기 중 한 번이상 받은 사람들입니다. 상반기에 350,086명, 하반기에 384,109명이 받았습니다)
실제로는 간암검진이 아니라 진료로 건강보험적용을 받아 초음파 검사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대형 대학병원 중에는 암검진을 하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로 추정할 수 있는 40세이상 만성바이러스성 간염이 156만명이니 절반 이하만 간암검진 대상자가 된다는 뜻입니다. 즉, 만성간염보유자의 절반 정도는 2년 이내에 진료를 보지 않았습니다.
아주 정확하지 않고 대략적인 추정입니다. 간염보유자 중에는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검진 대상자 중에는 실제 간질환이 없지만 암검진으로 잡히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2011년 경희대학교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간암검진 대상자의 약 1/3(226/621명)이 간질환이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기사
특히 약을 먹고 있는 사람은 더 적습니다. 만성바이러스성 간염으로 약국에서 약을 복용한 사람은 약 24만명이었습니다. (간경변, 간암으로 약 복용하는 분들은 제외한 숫자입니다)
연간 약값으로 2,537억원을 쓴다는 것인데 바라크루드, 비리어드 매출 통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입니다.
2013년 한 제약회사가 주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교수님들과 함께 발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때 항바이러스제와 간암 검진으로 간질환 사망률이 크게 감소했고 간암 생존율이 많이 높아졌으며 이를 위해서 진료를 열심히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말했었습니다. 기사
그런데 그 이외의 이유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음주량의 감소, 영양상태 개선 등등이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2013년 호기롭게 정기적인 검사와 필요할 때 약을 복용하는 것 덕분에 간경변과 간암으로 사망하는 숫자가 크게 줄었고 더 늦게 사망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정기적인 검사와 필요할 때 약 복용 이외에도 여러 가지변수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기적인 검사와 필요할 때 약 복용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알려진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까요.
항바이러스제를 빨리 복용해야한다는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도움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만큼 도움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대한간학회 권고대로 ‘필요할 때’ 복용하면 됩니다. 다들 약 먹는다고 생각하시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약 먹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예고 : 다음 메일에서는 간암검진(국가암검진)에 대해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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