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암(Hepatocellular carcinom, 이하 “간암”이라 명칭)의 치료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 해야 하는 것은 수술이다. 근래에 이르러 경간동맥화학색전술 (TACE), 경피적 에타놀 주사요법 (PEIT) 및 경피적 고주파 치료 (RF) 등이 개발되었으나 이런 방법들은 간암으로 간 절제를 예정하고 있는 환자에서 보조적인 방법으로 사용되거나 간 절제가 불가능 할 정도로 간 기능이 안 좋은 경우에서 시도될 수 있는 방법으로 한계가 있다. 간이식을 포함한 진일보한 외과적 절제수기의 도입으로 간암의 예후는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간절제술은 간암에 대한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써 매년 수술성적이 향상하여, 1985년 이후의 증례들은 절제후 5년 생존율이 50%를 상회하고 있으나 실제로 외과적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전체 간암환자의 15% 미만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처럼 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의 절대수가 적은 이유는 간암은 타장기의 악성종양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간암환자의 80%에서는 간경화(cirrhosis)를, 그리고 나머지의 거의 반수에서는 만성간염(chronic hepatitis) 내지 간 섬유증(fibrosis)이 합병되어 간 기능 예비능력(hepatic functional reserve)의 저하로 이들 중 일부는 간 절제를 견디어 내지 못하고 수술 후 간 부전(postoperative hepatic insufficiency)으로 사망할 수 있는 위험이 잠재해 있기에, 간암의 치료법을 선택할 때에는 종양의 진전도 여하에 관계없이 먼저 간의 예비능을 고려한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수술전 간의 예비능 평가 비록 해부학적으로는 간암이 절제 가능한 영역에 위치하여 있더라도 심한 간경변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에서의 무리한 간절제는 술후 간부전을 야기시킬 수 있으므로 과대절제가 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반대로 간의 기능장해정도를 실제이상으로 과대평가하여 절제의 기회를 잃어버리게 해서도 안 되므로 간의 예비능력을 가능한 한 정확히 측정하여 절제 여부 및 절제 한계를 정해야 한다. 현재 잔존간의 예비능을 반영하는 지표로는 간기능 검사, Prtothrombin time, 경구내 당능검사(oral glucose tolerance test), ICG test 및 Redox tolerance test 등이 술전 측정되고 있다. ICG (Indocyanine Green) test는 간경변에 의한 장해정도를 정량적으로 알아내는 간세포에 대한 색소부하검사로써, 간질환 예후결정의 주요인자인 total functioning hepatic cell mass를 반영하는 ICG 최대제거율(R max)과, 유호간혈류량과 간세포의 색소 섭취능력을 나타내는 ICG R15(15분 정체율)이 지표로 쓰인다. ICG Rmax의 측정은 복잡하고 오차가 생기기 쉬운 단점이 있으나 ICG R15은 비교적 쉽게 측정할 수 있어 임상적으로 더 많이 쓰인다. ICG R15의 정상치는 10%이하인데, 30% 이상인 경우는 고도간경변증례로 분류되어 작은 표재성 간암에 대한 소범위절제(limited resection) 이외에는 대부분의 경우 절제대상이 되기 어렵다. 저자는 일본 동경대학의 Makuuchi 교수가 제안한 간절제 범위의 선택기준을 적용해 오고 있으며, 복수가 있거나 혈청 총 bilirubin 치가 2.0 mg/dl을 상회하는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러나 담도내 암 혈전을 동반한 간암 같은 경우에서는 총 bilirubin 치가 2.0 mg/dl 이상이더라도 수술 전에 경피적 간내 담도 배액술(PTBD)등의 담도 배액술을 통하여 황달 수치를 감소시키어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술전 간 예비능의 질적 평가가 ICG R15에 의존한다면, 양적인 평가는 volumetric CT로 간 절제 예정양을 계측하는 것이다. 즉 절제예정범위의 간실질 절제율이 너무 많아 잔존간의 volume이 부족하게 되면 환자는 수술 후 간부전이 발생한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같은 우엽절제술(Right Lobectomy)을 하더라도 직경 10 cm이상의 대형간암시에는 이미 좌엽이 술전에 대상성비대(compensatory hypertrophy)가 있고, 실제 간실질 절제율도 미미하여 술후 간부전의 위험은 전무하지만, 직경 3cm 미만의 소형간암시에는 간실질절제율이 크므로 술후 경과가 다르다. 절제범위별로 예후를 보면, 종양 최대직경이 5cm 이하인 경우 간엽이상의 절제 예( > Lobectomy)의 5년 생존율은 75%, 아구역 내지 구역절제예( > subsegmentectomy or segmentectomy)의 5년 생존율은 50% 전후, 부분절제예(partial hepatectomy)의 5년생존율은 29% 전후로 간암에 있어 광범위절제의 의의는 크다. 간암의 경문맥전이형식을 고려할 때에, 간암의 근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간암구역절제로 충분히 절제가 가능했어도 간암구역지배 문맥영역전부를 절제하고 추가로, 1구역부가절제(간엽절제)가 필요하다. 더욱이 종양경이 작은 증례( < 3cm)이더라도 1구역부가절제를 하지 않은 증례로 피막침윤(capsule invasion) 양성인 증례에서 간암문맥영역에 조기재발을 경험한 증례가 있었기에, 세소간암이더라도 증식속도가 느리고 진전양상이 국소성이라고는 말할 수 없어, 종양의 크기(종양경)를 묻지 말고 간기능이 허락하는 한 1구역 부가절제(간엽절제)를 시도하는 것이 현명하다.
술전 경피적 문맥색전술(PTPE; percutaneous transhepatic portal vein embolization) 혈청 총 bilirubin 치가 2.0 mg/dl 이하에서 복수가 없고, 대량 간 절제가 요구되어지는 경우에 있어 절제 예정인 문맥지에 PTPE를 실시한다. 간 실질의 영양공급은 간동맥이 아니라 문맥혈에 의해 결정되므로 문맥혈이 차단된 영역은 간실질이 위축이 되고 상대적으로 비색전 영역은 대상성비대가 이루어진다. PTPE는 간병변이 동반된 장해간에서 간실질절제율이 전체 간 크기의 60%이상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 혹은 간암을 동반한 정상간에서 간실질 절제율이 전체 간 크기의 70%이상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에 적응이 되며, 비색전 간(잔존 간)을 미리 대상성 비대시키어 대량 간 절제이후에도 간부전에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즉, PTPE는 우엽절제이상의 광범위 간절제술의 적응확대와 이로 인한 근치성 확보 및 절제의 안전성 향상에 매우 유용하다.
새로운 간 절제수기의 도입
간절제는 간암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근치적인 치료법으로 뚜렷한 수술의 금기가 없는 한 모든 환자에 대하여 일차적으로 선택해야할 치료이다. 간암에 대한 간절제의 종류로는 과거부터 시행해 오던 간엽단위의 표준술식과 경변합병 간암례에서 잔존간의 기능보존과 암의 근치를 동시에 얻으려는 계통적 절제(systematic resection), 혈관외과의 수기를 도입하여 개발된 확대수술, 간이식의 수기를 응용한 체외절제 및 자가이식(Ex-situ resection and auto transplantation) 등이 있다.
1. 계통적 간절제 경변합병소간암의 해부학적 위치가 간의 중앙심부에 위치하여 촉지되지 않아, 과거의 기준으로는 절제가 불가능하였던 간암도 술후 간부전의 위험 없이 절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인 술식으로는 Glisson계 맥관일괄처리선행 간구역절제술로 종양 점거구역의 Glisson's pedicle차단에 의한 간표면의 변색으로 절제예정구역을 동정하여 절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수술의 장점은 변색영역의 경계선을 따라 간실질을 절제하므로 해부학적으로 정확한 구역절제가 되며 pedicle 결찰로 이 안에 포함되어 있는 문맥지를 미리 차단하기 때문에 수술조작으로 인한 암세포의 간내파종(intrahepatic spread by tumor manipulation)을 방지할 수 있고, 종양이 간의 중앙에 위치하더라도 전구역절제(anterior segmentectomy) 또는 중앙이구역절제(central bisegmentectomy)등으로 근치성과 잔존간의 기능 확보라는 두 상반된 명제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
2. 혈관외과 수기를 도입한 간절제 종양이 간정맥 근부와 하대정맥의 경계부위에 심하게 유착되어 있거나 침윤된 경우에는 간정맥근부의 합병절제가 필요하나, 간정맥근부의 합병절제로 인해 잔존간의 간정맥혈의 배액(hepatic venous outflow)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배액장애영역의 간에 울혈(congestion)이 발생하고, 이는 잔존간의 예비능이 marginal할 경우에는 술후 간부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배액시켜야 될 간정맥을 유리한 후 직접 하대정맥이나 interposition vein graft를 간치하여 간정맥혈의 배액장애를 해소시킴으로써 근치성과 안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
3. 간이식 수기를 응용한 체외 절제 및 자가이식 1988년 독일 Hannover대학의 Pichlmayr는 절제율과 근치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종래의 수술적응에 해당되지 않는 진행성 간종양에 대하여 간이식 때와 같이 정정맥우회(venovenous bypass)하에 냉각장기보존액을 관류시킨후, 간을 체외로 꺼내어 bench surgery로 종양을 무혈상태에서 정확히 절제한 후 복강내 본래의 위치에 되돌려 놓은 체외간절제 및 자가이식(extracorporeal liver resection and autotransplantation)을 보고하였으며, 이 수술은 간 기능이 비교적 잘 보존된 비경변 간암에서만 적합한 술식이다.
절제후 재발한 간암에 대한 치료법의 선택 간절제후 경과 추적중에 재발된 간암에 대한 치료법의 선택은 기본적으로 초회 치료시와 동일하게 생각한다. 즉 간 예비능, 종양의 크기, 존재부위를 고려하여 절제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절제를 시행한다.
간암에 대한 간이식 간암에 대한 치료로써 간부분절제술은 암의 근치를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법이지만, 수술적 부분절제가 불가능한 증례들, 예를 들어 심한 진행간경변이 동반되거나, 암이 다발성으로 간의 좌우양엽을 점거한 경우, 또는 간문부의 주요 맥관조직을 침윤한 진행암 등의 상황하에서는 간전체적출술(total hepatectomy)과 동시에 간이식이 유효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간암에 대한 간이식후 암 재발에 의한 사망증례가 예상외로 많아, 보고자에 따라 5년생존율은 18%내지 40%에 불과하였다. 이 생존율은 종양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의의가 있는 치료법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식외과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 성적은 만족할 수 없는 결과로써, 특히 뇌사자 장기기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는 공여간의 낭비라고 비판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living donor를 이용한 생체간이식으로 공여간의 부족이 해소되고, 간암의 병기와 이식의 적응기준을 명확히 지킬 경우 간암에서의 3년 누적생존율은 70%를 상회하는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