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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관용기 B형 간염 환자, 간암 및 사망 위험 더 높아

암사랑 2020. 3. 23. 08:29

면역 관용기 B형 간염 환자, 간암 및 사망 위험 더 높아

조기 항바이러스제 치료 및 항바이러스제 적응증 확대 필요


면역 관용기 B형 간염 환자들이 장기간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면역제거기 환자들보다 간암 및 사망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세계 최초로 발표되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면역 관용기 B형 간염 환자에서 조기에 적극적으로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면 간암 발생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우리 의대 내과학교실(소화기내과) 김기애, 임영석 교수팀은 “현재 치료가 권고되지 않는 면역 관용기 환자 일부에서 선택적으로 조기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고, 이는 장기적으로 항바이러스제 적응증의 확대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하였다.




교수팀이 서울아산병원 대규모장기간 임상자료를 이용하여 치료를 받지 않은 면역 관용기 B형 간염 환자들과 장기간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면역제거기 환자들의 임상경과를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수십년간 지속된 근거가 미약한 학설(면역 관용기 환자들은 임상 경과가 매우 양호하므로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수정이 필요함을 강력히 제시하였다.
또 면역 관용기 환자들에서는 혈액 중 바이러스 농도가 높은 경우 임상경과가 양호하고, 바이러스 농도가 감소하는 경우 임상경과가 불량해짐이 최초로 규명되었다.


교수팀은 “그동안 뚜렷한 근거 없이 전 세계 학계에서 믿겨져 오던 잘못된 학설을 바로잡음으로써 만성 B형 간염 치료의 전환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후향적 코호트 연구이므로 제한점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다양한 통계 방법을 활용하여 연구 결과를 확인하였다. 또 연구에 포함된 모든 환자가 한국인이며, 단일기관 연구이므로, 결과를 일반화하는데 제한점이 있을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GUT (IF17.016) 저널 5월호에 ‘High risk of hepatocellular carcinoma and death in patients with immune-tolerant-phase chronic hepatitis B’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한편 B형 간염 바이러스는 만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을 유발하며, 국내 40~50대 연령층 사망의 가장 높은 원인이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이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간경변증을 예방하고 호전시키며 및 간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현재 각종 진료 가이드라인과 건강보험 급여 기준은 간효소수치 (ALT)가 정상상한치의 두 배 이상으로 높아지는 활동성 간염 (면역 제거기)의 경우에만 항바이러스제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활동성 간염이 나타나기 전 시기는 면역 관용기라고 불리며, 환자의 혈액 내 바이러스 농도는 높지만 간효소 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된다는 이유로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추천되지 않고 있다.


[미니인터뷰]
Q. 좋은 논문을 작성하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좋은 논문을 작성하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연구 주제의 선정이다. 임상연구에서 좋은 연구 주제는 환자 진료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관심 있게 관찰하고 기존 연구 결과를 광범위하고도 매우 깊이 있게 비판적으로 검토할 때 도출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Q.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울아산병원은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의 큰 병원이어서 매우 많은 환자들을 진료한 기록이 그야 말로 Great Data로 축적되어 있다.
더구나 1995년부터 전자의무기록을 시작하였기 때문에 중요한 연구 자료의 양과 질은 거의 전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좋은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좋은 연구 결과를 학계에서 인정받는 우수 의학저널에 발표하고, 그 결과를 진료에 이용되게 하여 환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큰 혜택이자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학생들도 의학적 근거의 소비자(evidence-consumer)로서 뿐만 아니라 근거 생산자(evidence-producer)로 성장하기 위한 자질을 갈고 닦는데 성심을 다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