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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확대 나선 넥사바·렌비마, 희비 갈려넥사바, 영역 확대 청신호...렌비마, 2차 치료 마련에 골두

암사랑 2019. 6. 20. 05:45

영역 확대 나선 넥사바·렌비마, 희비 갈려넥사바, 영역 확대 청신호...렌비마, 2차 치료 마련에 골두

김태완 기자l승인


넥사바가 선점하고 있던 간암치료제 시장. 후발주자인 렌비마의 출격은 두 약제 간 필연적 경쟁을 촉발시켰다.

유일한 간세포암 표적치료제였던 넥사바와, 넥사바보다 3배 가량 높은 반응률을 앞세워 출사표를 던진 렌비마 모두 영역 확대를 위한 필사의 전략을 펼쳐야 했던 상황.

이 가운데 최근 넥사바의 행보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두 약제간 경쟁에서 넥사바의 우위가 점쳐지고 있는 것.

현재진행형인 이들의 경쟁 상황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넥사바, 스티바가로 입지 강화...영역 확대도 긍정적

넥사바는 2차 치료제인 '스티바가(성분명 레고라페닙)'의 등장으로 시장내 입지를 강화해 왔지만, 경쟁 약물인 렌비마의 출시와 오는 2020년 1월 특허 만료로 인한 제네릭 출시 등으로 인한 실적 축소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에 넥사바는 현재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진행성 간세포암(child-pugh A) 1차 치료 이외에 child-pugh B 환자에서의 급여 적용을 요구해 왔지만 진전이 없던 상황. 

하지만 최근 child-pugh B 급여 적용에 청신호가 켜졌다.

2017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발표의 일환인 기준비급여 해소 항목으로 넥사바가 논의되고 있는 것.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은 2017년~2022년까지 400여 항목의 보험기준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이에 따라 2018년까지 174개 항목 기준을 검토하여 88개 항목 기준을 개선한 바 있다. 올해에도 하반기에 일부 항목에 대해 기준비급여 해소를 추진할 예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관계자 A씨는 "현재 child-pugh B 환자에 대한 넥사바 급여 적용에 대한 내부적인 실무검토가 이뤄진 상태"라며 "해외 다수의 가이드라인의 권고 내용과 40여개 국가에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검토한 결과, child-pugh B 가운데 7점에 해당되는 환자들에게 넥사바 치료 효과를 어느정도 인정해 줘도 되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아직 내부적으로 실무검토만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급여 적용 여부는 미지수"라며 "향후 의견조회 등의 절차를 모두 거친 후에 급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내 한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B 교수는 "그간 child-pugh B는 약물 치료 이후 나타나는 부작용이 child-pugh A에 비해 심각해 위험하다는 입장이 많았다"며 "하지만 부작용의 원인이 약물 때문이라는 근거가 부족하고 별다른 치료 방안이 없다는 점, 이미 진료 현장에서는 오랜 기간 비급여로 환자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 넥사바 급여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렌비마, 2차 치료 대안 마련에 빨간불...칼자루는 한미에게

렌비마는 2018년 8월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획득하며 본격적인 시장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렌비마의 경우 효과적인 측면에서 강점을 가졌지만, 아직까지 비급여라는 점과 2차 약제가 없다는 점 등으로 인해 다소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1차 급여 적용은 최종 단계에 와 있어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적용될 전망이지만, 2차 치료 대안 마련은 오리무중인 상황.

심평원 관계자 A씨는 "렌비마 치료 이후에 대해서는 허가 당시에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된 바 있지만, 근거 부족으로 인해 모두 무산됐다"며 "필요로 하는 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렌비마에만 특혜를 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렌비마 치료 이후에 넥사바를 2차 약제로 사용하자는 등의 의견들이 있으나, 뒷받침 해줄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

A씨는 "렌비마 이후 치료에 대해서는 국내 간암가이드라인에도 반영되어 있는 약물이 없을 뿐더러, NCCN에서도 2차로 넥사바를 권고는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내용도 함께 명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이드라인이 개정된다거나 근거 수준이 높은 자료가 등장한다면 긍정적으로 논의해 볼 수 있는 사안"이라며 "반대로 이야기 하자면 근거수준의 변화없이는 사실상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소 희망적인 부분들도 있다.

현재 일부 의료진들이 렌비마 치료 이후 대안에 대한 개선 건의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

B 교수는 "한국과 대만을 제외한 타 국가에서는 넥사바를 1차에 쓰든 2차에 쓰든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부의 지원 금액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일각에서는 렌비마 치료 이후에 넥사바 치료를 인정해 줘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제네릭 출시에 따른 가격 인하로 넥사바가 2차 급여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렌비마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현 약가를 기준으로 넥사바를 2차 치료에까지 급여를 확대해 준다면 렌비마-넥사바-스티바가로 이어지는 치료법으로 재정 부담이 크지만, 제네릭 출시로 넥사바의 약가가 인하될 경우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

다만 넥사바와의 특허 소송에서 승소한 한미약품이 제네릭 출시 시기를 언제로 정할지에 따라 논의 시점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쉽지 않다.

더욱이 일반적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출시 전 제네릭 코드를 선점하기 위해 상급병원에 임상을 의뢰하는 것이 관례지만, 한미약품의 경우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제네릭 출시 시점이 장기화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결국 한미약품의 결정에 따라 렌미바의 운명이 결정되는 셈.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엘의 경우에는 넥사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제네릭 출시 전까지 1차 시장 지키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면역항암제와 같은 신약들이 출시되는 상황이라면 2차 시장도 고려해 보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1차 치료 라인을 사수하는 것이 그들에겐 최선의 전략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차로 급여가 확대 되기 위해서는 약가 인하가 필수적인데, 바이엘 입장에서는 약가 인하를 허용하지 않고 1차 시장을 장악하는게 이득"이라며 "결국 에자이 입장에서는 한미약품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