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설명드리는 정상 ALT에서 항바이러스제 복용......
여러가지 글들을 보니 ============================ 꾸준히 올라오는 질문입니다. B형간염보유자가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간수치나 간상태 등에 상관없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것이나으냐는 것이죠. 내성이 거의 없는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가 출시된 후 시작된 논의입니다. 즉 이 의견이 나온지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B형간염 치료 권고안들은 모두 간경변이 없다면 HBV DNA가 높아도 간수치(ALT)가 정상이면 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의 간질환 석학들이 모여 내린 결론이죠.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간경변이 없고, HBV DNA가 높고, 간수치가 정상일 때 항바이러스제를 썼을 때 간암 발병률이 낮아진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설은 있지만 증명 되지 않았습니다.... 간섬유화가 없고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간암이 안 생길까요? 매우 드물지만 생기기도 합니다. 2015년 3월 소비자원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입니다. 14세 남학생이 병원에서 B형간염치료를 받는 중 간암이 발병해 사망한 사건입니다. 이 학생의 어머니를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14세라 당연히 간경변도 없었고(간상태도 좋았습니다)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서 바이러스도 미검출이거나 매우 낮았습니다(이 사건을 리뷰한 우리나라 소아B형간염치료의 권위자인 교수님과도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간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산모로부터 B형 간염 수직 감염된 14세 환자, 간암으로 사망 물론 이 한 사례를 보고 간상태가 좋고 바이러스가 검출되어도 위험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간경변나 간암이 없다면 비슷한 간상태에서 바이러스의 많고 적음에 따라 간암 위험에 차이가 있다는 근거가 없다는 거에요.... 이 말이 부각된 것은 2006년에 발표된 REVEAL study라는 연구 결과가 근거가 되었습니다. B형간염보유자를 11.4년 간 추적했을 때 HBV DNA가 300copies/mL 이하인 간염보유자와 1백만copies/mL 이상인 간염보유자를 비교했을 때 간암 발생이 10.7배 차이났다는 결과입니다. 간수치가 정상이라고 해도 HBV DNA가 높으면 항바이러스제를 써야한다는 주장에서 꼭 인용되는 연구입니다. 발표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이보다 대규모, 장기간 추적 연구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 잘 인용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간경변 유무에 따른 차이입니다. 간경변이 있으면 없는 사람보다 21.8배 간암이 더 많이 생겼습니다...... 간경변이 없는 간염보유자 3,584명 중 131명에서 간암이 생겼고(3.7%) 간경변환자에서는 69명 중 33명(47.8%)에서 간암이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는 2006년에 발표되었습니다. 2,925명을 추적하였고요.... 11.4년을 추적했으니 90년대 중반에 시작된 연구입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에는 HBV DNA 검사를 300copies/mL까지 하지 못했어요... 그럼 어떻게 연구했느냐... 90년대 중반 간염보유자의 혈액을 냉동했다가 10년 뒤에 녹여서 검사한 것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느냐.... 처음 시작할 때 HBV DNA만 측정했지 그 사이 HBV DNA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알 수 없다는 거에요.... 간염이 발병했는지도 모릅니다. B형간염보유자의 HBV DNA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11년 이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어요... 간염에서 간경화가 되기에도 충분한 시간입니다. 또 이 연구의 대상자들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았는지도 명확하지 않아요.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았다고 해도 내성이 많은 제픽스를 쓸 때여서 내성에 따른 문제들도 고려해야하죠...... 제가 이 논문을 쓰신 대만국립대의 Chien-Jen Chen 교수님을 2010년에 만난 적이 있습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세계 10개 나라 정도의 간질환 환자단체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강의를 하셨습니다. 이런 주제로요..... 이건 당시 제가 발표했던 슬라이드표지... 휴식 시간에 개인적으로 Chen 교수와 함께 있던 홍콩의 Nancy Leung선생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의 연구를 근거로 간경변이 없고, HBV DNA가 높고, ALT가 정상인 만성B형간염보유자가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Chen교수의 답변은 '그럴 필요 없습니다. 6개월 간격으로 검사를 하시면 됩니다'라고 간략하게 답을 주었습니다. 옆에 있던 Nancy Leung 선생이 한 마디 거들었죠.... '어디나 환자를 뜯어 먹으려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죠....' REVEAL study를 근거로 정상 ALT에서도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한다는 말을 저에게 처음 해준 사람은 제약회사 제품 매니져(PM)였습니다..... 그때 제가 한 말은 '그걸 원하시면 가이드라인을 바꾸시라....'였죠... 가이드라인을 바꾸려면 많은 근거를 찾아내야 합니다. 두 명의 간염보유자를 비교해보죠... 'A'와 'B'라고 해보겠습니다. A는 20세입니다. 간경변은 없고 간섬유화도 없거나 매우 적습니다. HBV DNA는 100억copies/mL쯤 나옵니다. 간수치는 정상일 수도 있고 정상의 10배 정도(400정도) 나올 수도 있습니다. B는 50세입니다. 초기 간경변 또는 간경변 직전 단계이지만 HBV DNA는 검출되지 않습니다. 간수치도 정상이고요. 누구의 간 건강이 더 좋다고 할 수 있을까요?? 누구의 간암 위험이 더 높을까요?? 저는 A가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간암의 가능성이 훨씬 낮고 이후 간염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지만(실제로는 한 번 이상은 꼭 발병합니다) 그때 항바이러스제를 쓰면 조절이 가능합니다. 만성B형간염보유자의 평생을 봤을 때 HBV DNA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늘 말씀드리는 B형간염의 자연경과를 이해해야 합니다. B형간염의 자연경과는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최근에 약간의 용어 변경이 있었지만... B형간염보유자는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이 순서대로 가는 것은 아니고 이 단계를 오고갑니다. 처음 간염보유자가 되었을 때는 모두 B형간염바이러스가 많고 e항원도 양성입니다. 간수치는 정상이고요(면역관용기). 이러다 언젠가 간염을 앓습니다. 우리 면역세포들이 B형간염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간세포를 공격하여 바이러스를 줄이죠. 간세포가 손상되는 것이 이 단계입니다. (면역제거기) 이 것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바이러스가 감소하지만(비증식기) 다시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재활성화). 전 과정에서 간이 손상될 수 있지만(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평생 손상과 회복을 반복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면역제거기와 재활성화 된 후 면역제거기가 오는 경우입니다. 실제도 그럴까요?? "소아의 만성 B형간염의 자연경과. 정기섭(연세대학교). 대한소아과학회지. 2004"라는 논문이 있습니다. 90년대 초부터 21년간 세브란스병원을 이용한 수직감염 된 소아 B형간염환자 214례를 추적한 결과를 발표한 것입니다. 이것을 나이별로 구분해서 e항원 음성 간염보유자의 비율을 보면
HBV DNA의 음전율은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이 연구에서 HBV DNA음성의 기준은 0.5pg/mL 즉 약 140,000copies/mL입니다).
이걸 보면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 나이가 어릴 수록 HBV DNA가 많습니다. (이 논문으로는 HBV DNA 양성인 사람이 더 많다고 밖에 알 수 없지만) - 소아에서도 B형간염 발병이 흔합니다. - 소아에서도 e항원 음성 B형간염이 작지만 있습니다. 이 논문은 한계라면... 대부분의 의학논문에 다 있는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일단 병원에 온 사람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병원... 그것도 유명 대학병원에 온 사람들은 서울에 살거나, 경제적으로 넉넉하거나, 병이 심한 사람들입니다. 또 사례수가 그리 많지 않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한 논문이 있는데요. 바로 군대에서 발표한 것입니다!! 군입영 대상자의 HBsAg 양성률과 anti-HCV 항체 양성률의 변화. 대한간학회. 2000 e항원 양성인 간염보유자가 전체 간염보유자의 51.8%입니다. 20대 초반 남성 B형간염보유자 절반 이상이 바이러스가 많다는 뜻입니다. 이 사람들의 나이가 조금 더 많으니 세브란스에서 발표한 논문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앞서 간염보유자 A와 B를 비교할 때 A는 바이러스가 많다고 가정한 이유입니다. 20대 초반의 B형간염보유자는 절반 이상이 바이러스가 많습니다...... e항원 양성 간염보유자에서 HBV DNA가 몇 억copies/mL 넘는 것은 흔한일이니까요. 낮아도 몇 백만 copies/mL입니다. 반대로 e항원 음성은 아무리 많아도 1천만copies/mL를 넘기 어렵습니다. 몇 백만copies/mL도 보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많아야 몇 십만copies/mL입니다. HBV DNA가 높고 간수치가 정상인 간염보유자가 간암 예방을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한다면 5세 간염보유자의 95%는 항바이러스제를 먹어야 합니다...... 최소한 20대 초반의 B형간염보유자 절반 이상은 항바이러스제를 먹여야 합니다...... 반대로 나이가 많은 간염보유자일 수록 이런 목적으로 약을 먹을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그러나 나이가 많을 수록 간상태는 더 나쁜 '경향'이 있죠. 그 사이 간염을 더 많이 앓아왔으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나이가 많을 수록 간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B형간염의 자연경과와 위 자료들을 보면 왜 e항원 음성 간염이 더 나쁜 지 알 수 있습니다. e항원 음성이 간손상이 더 빨라서라기 보다는 e항원 음성 간염환자들이 나이가 더 많고, 누적된 간손상이 더 많습니다. 당연히 간암 가능성이 더 높을 수 밖에 없어요.... 반대로 e항원 음전이 늦을 수록 간암 위험이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건 찾아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중요한 건 e항원 유무, 나이, HBV DNA가 아닙니다. 누적된 간손상(간섬유화와 간경변)입니다!! 간경변은 매우 느리게 진행하는 병입니다. 20대에도 간경변 환자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간경변 환자는 빨라야 40대 이후에 나타납니다. 40년 이상은 걸린다는 것이죠. 한 해 두 해 어떻게 하느냐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몇 년 사이 갑작스러운 변화가 온다면 이미 그 전부터 문제가 있었거나 이때 심한 간손상이 진행되었다는 뜻입니다. 다만 누적된 간손상(간섬유화)를 알기에 초음파와 혈액검사는 한계가 많습니다. 조직검사는 부담스럽고요.... 이럴 때는 간섬유화검사(Fibroscan)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간섬유화검사를 받아 수치가 높다면 간수치가 정상이더라도 HBV DNA가 높다면 항바이러스제를 써볼까 고민할 수 있어요. 그러나 이때도 바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수개월 이상 자주 검사를 하면서 경과를 보는 것이 낫습니다. 그 사이에 간수치가 오를 수도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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