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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 없다는데…A형 간염 백신, 꼭 맞아야 할까?

암사랑 2018. 12. 18. 10:39

항체 없다는데…A형 간염 백신, 꼭 맞아야 할까?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생활환경 개선되며 항체 보유율 '뚝'…6개월 간격으로 2회 예방접종해야]

/사진=이미지투데이#직장인 이모씨(28)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형 간염 항체가 없다는 건강검진 결과를 받았다. 예방접종을 하려 했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려니 망설여진다. 여태까지 항체 없이 잘 살아왔으니 백신을 안 맞아도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접종비도 비싸고 병원 가기도 귀찮은데, 예방접종 꼭 해야 하는 걸까?

간(肝)은 손상돼도 증상이 없어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그만큼 간 질환은 치료가 까다롭고 치료제도 많지 않다. 정기검진과 예방접종 등의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간염은 대표적인 간 질환 중 하나다. 주로 다양한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이 바이러스가 간세포를 파괴한다. 간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총 5가지. 알파벳 A부터 E까지 순서대로 이름이 지어졌다. 그중 A·B·C형 간염 바이러스가 국내 사례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가 간을 침범해 발생하는 급성 염증성 간 질환이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거나 감염된 환자의 분변을 통해 배출된 바이러스에 접촉할 경우 감염된다. 전염성이 강해 직장, 학교 등 단체 생활공간에서 감염 위험이 크다.

성인이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개월가량 잠복기를 거친다. 이때 고열과 오한, 근육통, 피로감,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느껴 감기로 착각하기도 한다.

A형 간염 초기엔 황달이 나타나고 소변색이 피가 섞인 것처럼 짙어진다. 황달 증상은 1~2주 이내로 회복되지만 6개월 넘게 지속하는 경우가 있다. 사망률은 0.3~0.5%다. 전체 환자의 0.3~0.5%는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전격성 간 기능 부전'이 발생하기도 한다.

◇국내 A형 간염 환자, 4년새 5배…20대 항체 보유율 매우 낮아

최근 국내 A형 간염 환자 수는 증가 추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A형 간염 환자 수는 4419명으로 2013년(867명)보다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형 간염 환자는 위생 환경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증가하기 시작했다. A형 간염은 주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감염되는데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의 항체 보유율이 낮아졌기 때문. A형 간염은 특성상 한번 앓고 나면 항체가 생긴다. 어린 시절 비위생적인 환경이 노출됐던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대부분 A형 간염을 가볍게 앓고 넘어가 항체를 보유한 경우가 많다.

현재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 혜택을 입은 아동과 달리 20~40대 성인들이 사각지대로 남았다. 20대의 경우 10명 중 9명은 A형 간염 항체가 없다는 조사도 나왔다. 서울대병원 임주원·박상민 교수팀이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5856명을 대상으로 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보유율을 조사한 결과 20대(20~29세)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은 1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방접종, A형 간염 예방 위한 '최선책'

A형 간염 예방을 위해선 예방접종이 최선책이다. 치료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만성 간 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백신 접종이 필수다.

A형 간염 예방접종은 6개월 간격으로 2번 접종해야 한다. 30세 이전에는 항체검사 여부에 상관없이 접종이 권고된다. 30세 이후에는 항체검사 결과가 음성일 때에만 예방접종을 시행하면 된다. 접종 비용은 1회당 7만~8만원 정도다.

위생도 매우 중요하다. 식사 전 손 씻는 습관을 들이고 익히지 않은 음식이나 씻지 않은 과일, 오래된 어패류 등의 섭취를 삼가야 한다.

서영석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A형 간염은 예방접종만으로도 손쉽게 예방할 수 있다"며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대부분 항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