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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이야기

암사랑 2018. 9. 26. 10:30

고혈압 이야기


인천 성모병원 김미정교수

 

고혈압과 혈액 순환 장애 
아파트 고층으로 수돗물을 보내려면 모터를 이용하여 수도관 압력을 적절히 올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구석구석에 피를 보내려면 심장에서 적절한 압력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것이 혈관의 압력, 즉 혈압이다. 질 좋은 건강한 혈관은 정상 혈압에서 온 몸의 순환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혈관이 동맥경화증으로 상하거나 막히면 비정상적으로 혈압이 오르게 된다. 수도관의 압력이 과도하게 높으면 어떻게 될까? 

모터에 과부하가 가해져서 망가지고, 수도관이 터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으면 심장이 손상되고 혈관의 약한 부분이 손상되거나 터지게 된다. 섬세하고 약한 혈관이 상하고 터진 결과가 뇌졸중, 뇌출혈, 심근경색, 심부전, 만성 신부전, 실명(망막출혈) 등이다. 

 

고혈압이 왜 생기나요? 
수도관이 오래되면 부식되고 녹이 슨다. 나이가 들면 눈가에 주름이 지듯, 혈관도 나이가 들면 탄력을 잃고 딱딱해지는데(동맥경화증)
그 결과 혈압이 오르게 된다. 나이 외에도 혈관 노화를 촉진하는 위험 요인(흡연, 과음, 고지혈증, 당뇨, 콩팥병)이 있으면 이른 나이에 고혈압이 생기고 진행 속도도 빨라진다. 

고혈압 환자의 대다수는 이러한 혈관 노화 현상이 원인인데 이를 본태성 고혈압이라고 하고, 혈관 노화를 촉진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혈압 약을 복용하여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 중 소수는 콩팥이나 부신 질환, 호르몬 이상이 원인인데, 이를 이차성 고혈압이라고 하고 약물 치료와 함께 원인 질환에 대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고혈압을 왜 치료해야 하나? 
한마디로 합병증이 무섭기 때문이다.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대표적인 것이 중풍(뇌졸중, 뇌출혈), 심부전, 협심증, 심근경색증, 실명, 신부전이다. 이러한 질환은 직접적으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비록 생명의 위협은 없더라도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머리 아픈 증상으로 혈압 여부를 알 수 없다. 
무서운 고혈압 합병증을 당한 환자들이 평소 혈압 관리를 소홀히 한 이유는 고혈압은 증상이 없는 병이기 때문이다. 그

래서 고혈압을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한다. 뇌졸중, 신부전, 심근경색증이 고혈압의 첫 번째 증상인 경우가 많다. 

흔히 흥분하거나 화가 날 때 뒷머리를 잡고 ‘혈압 오른다’고 한다.

 혈압이 오르면 어질어질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혈압이 오르면 머리가 아플까? 

물론 혈압이 갑작스럽게 평소에 비해 높아지면 두통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고혈압의 가장 흔한 증상은 ‘무증상’이다. 흥

분하여 얼굴이 확 달아오르더라도 실제로 혈압을 재 보면 높은 사람도 있고 낮은 사람도 있으며, 특정한 증상으로 혈압을 추정할 수는 없다. 

고혈압 생활 수칙 
한동안 ‘원시인 다이어트’라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다. 우스개 소리지만 고혈압의 비 약물 치료, 즉 생활습관 교정을 간단히 말하면 ‘원시인 생활 흉내내기’이다. 힘들여 일하여 자연에서 얻은 식품을 적게 먹던 원시인들에게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없었다. 현대인은 소금과 각종 양념으로 맛을 낸 가공 식품을 과다 섭취하고 신체 활동량이 적은 반면, 복잡한 스트레스와 함께 평균 수명은 늘어 일생의 상당 부분을 고혈압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 고혈압 치료의 첫 번째 원칙은 생활 습관 교정이다. 

저염식, 정상 체중 유지,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을 말한다. 규칙적으로 혈압 약을 복용 중이더라도 생활 습관 요법을 병행하면 혈압 치료가 잘되고 복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고혈압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싱겁게 먹자. 현대인은 염분을 너무 많이 먹는다. 

소금, 간장, 고추장, 된장을 적게 먹고, 대신 고춧가루, 식초, 겨자, 참기름으로 양념을 바꾸는 것이 좋다. 국, 찌개, 라면의 국물은 남기는 것이 낫다. 

채식을 늘리고, 전체적으로 소식하는 것이 좋다. 현대인은 활동량에 비해 너무 많이 먹는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천천히 산보하거나 일주일에 한번 등산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당 3-5회, 한번에 30분 정도, 땀이 살짝 나고 맥박수가 빨라질 만큼 조금 힘든 강도로 운동한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담배는 끊어야 한다. 

 

금연에 실패하였더라도 반복하여 시도하자. 

실패하더라도 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훨씬 낫다. 절주하자. 적당한 술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적당할 경우에 한해서이고, 대개 두 잔(소주는 소주잔으로, 맥주는 맥주잔으로) 이하로 생각하면 된다. 정상 체중을 유지하자. 

고혈압 약물 치료 
고혈압 약은 종류가 많고 사람에 따라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본인에게 맞는 약을 선택해야 한다. 두통, 홍조, 어지럼증, 입맛이 없거나 기침이 나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주치의와 상의하도록 한다. 처음 혈압 약을 복용할 때에는 기운이 없거나 가벼운 어지럼증, 발기부전 등이 있을 수 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 몇 가지 있다. 

● 꼭 약을 먹어야 되나요? 
●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 이제 마흔인데, 벌써 고혈압 약을 먹으면 어떡해요? 주위에서 평생 먹어야 되니까 되도록이면 늦게 시작하라고 그래요. 

본인의 대답은 대개 비슷하다. 생활습관을 개선하여 정상 혈압이 유지되면 굳이 약을 안 먹어도 된다. 

하지만 비 약물요법만으로 정상 혈압을 유지하기 어려우면 혈압 약을 먹는 것이 좋다. 비록 혈압 약 도움을 받더라도 정상 혈압을 유지하면 혈관 손상을 막을 수 있고 무서운 고혈압 합병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치료하기 시작해서 평생 잘 지내는 것이 최고이다.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하였더라도 생활습관 요법을 확실하게 시행하고 혈압이 정상으로 잘 유지되면 약을 줄이거나 줄일 수도 있다. 

단, 혈압을 자주 측정해서 정상 범위에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혈압 약의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으므로 약을 중단하면 다시 본인의 혈압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일수록 고혈압 치료를 잘 해야 된다. 
젊은 사람은 고혈압 상태로 지내야 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10~20년 후에 합병증이 발생하더라도 한창 나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근본적으로 혈관 노화 현상이기 때문에, 평균 수명이 긴 현대인의 대다수가 필연적으로 겪는 문제가 되었다.

 아직까지 혈관 노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노후 대비에 고혈압 관리를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조만간 혈압 관리를 안 하는 사람은 보험을 못 들게 할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평생 혈압 약을 먹으면 어떤가? 평생 아무렇지도 않으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