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 치료를 받는 모습. 사진 제공: 국립암센터 |
[라포르시안]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는 29일 한국의학물리학회 산하 의료입자방사선연구회(회장 지영훈)와 공동으로 '양성자 치료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국내외 양성자 치료 효과를 조명하고, 국제적인 연구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입자치료의 임상적 근거 및 아시아-오세아니아 입자치료 현황(Clinical Evidence in Particle Therapy & Current Status of Particle Therapy in Asia-Oceania)’을 주제로 진행됐다.
심포지엄에는 태국, 인도,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호주 등의 입자 방사선 분야 전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방사선 치료의 일종인 양성자 치료는 원통형 가속장치인 사이클로트론(Cyclotron)을 이용해 빛 속도의 60%(1초에 지구를 4.5번 돌 수 있는 속도)로 수소원자의 핵(양성자)을 가속시켜 암 치료에 이용한다. 가속된 양성자선은 몸 속을 통과하면서 암 부위 주변의 정상 조직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다가 암 조직 부위에서 최고의 에너지를 쏟고 바로 소멸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2007년 3월 국내 최초로 양성자치료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조관호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전문의는 “양성자 치료는 특히 중요한 장기와 인접한 척수 척색종이나 두경부암, 또는 이전에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재발한 암에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인 치료를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김태현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은 “생존율이 낮은 간암·췌담도암에서 양성자 치료가 매우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며 “간암에서는 간 기능이 좋지 않은 등의 이유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재발된 8cm 이하 단일종양 환자는 1년 내 90% 이상 완전 관해를 보였고, 3년 생존율은 74%였다. 불량한 예후를 가진 종앙혈전증을 동반한 국소진행성 간세포암 환자는 다른 치료와 병용하여 2년 생존율이 50% 이상으로 획기적인 치료 성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에서도 양성자 치료를 통해 수술적 절제를 한 환자와 유사한 치료 성적을 보였다”고 최근 연구성과를 소개했다.
양성자 치료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암종 중 하나는 바로 안구암이다. 희귀암이지만 생기면 대부분 안구를 적출해야 한다. 양성자로 치료하면 암세포만 정확하게 타격해 제거하고 안구와 시력을 보존할 수 있다.
문성호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전문의는 “가장 흔한 안구암인 맥락막 흑색종에서 양성자치료 후 3년 동안 치료부위에서 더 이상 암이 생겨나지 않는 국소종양제어율이 95%, 3년 생존율은 100%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폐암 등의 흉부암에서의 양성자 치료 성과가 보고됐다.
서양권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전문의는 “수술이 불가능한 1기 폐암 환자의 경우, 양성자 치료 후 3년 국소종양제어율이 85.4%에 이르며, 특히 종양의 크기가 3 cm 이하인 경우에는 94%에 이를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고 했다.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은 “국립암센터는 ‘암환자를 위한 마법의 탄환’이라 불리는 양성자 치료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해 지난 11년 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기관으로 성장했다”면서 “국제적인 정보 교류와 협력으로 우리의 양성자 치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