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가능 C형간염약 건보적용에도 '해외직구' 여전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환자 커뮤니티 통해 저렴한 해외 복제약 구입 방법 공유…약화사고 우려도]
방글라데시에서 구입한 C형간염치료제 소발디 제품. /사진=C형간염 환자 커뮤니티 캡처
기존 치료제 부작용은 줄이고 완치율은 높인 C형간염치료제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지만, 일부 환자들은 여전히 해외직구를 통해 복제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의료계 및 환자단체 등에 따르면 국내 C형간염 환자 커뮤니티에서는 복제약을 인도 및 방글라데시에서 구입하는 방법과 구입한 이후 치료 성과 등을 공유한다.
우선 환자가 직접 복제약이 출시된 나라로 가서 의약품을 사오는 경우다. 환자들은 방글라데시, 인도, 이집트 등에서 복제약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보건당국은 자가치료용이라고 하더라도 의약품 국내반입을 엄격히 제한한다. 하지만 오남용 우려가 높지 않고 여행자가 직접 복용하는 의약품은 6병 또는 3개월 복용량까지 들고 올 수 있다.
또 의사의 진단서 등 서류를 구비해 제출하면 2000달러 이하 범위 내에서 의약품을 국내에 반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현지 브로커를 통하거나 직접 해외 제약사와 접촉해 택배로 받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환자들은 이렇게 구입한 복제약을 병원에 방문도 하지 않고 임의로 복용하고, 완치 여부만 병원에 가서 확인한다.
‘해외직구’를 통해 의약품을 구입할 경우 약화사고 위험이 있고, 약화사고가 발생해도 피해구제를 받기 어렵다. 특히 환자가 의사와 상담조차 하지 않고 임의로 복제약을 구입·복용할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의료계 역시 “해외에서 가져 온 의약품은 약효와 성분이 국내에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국내 C형간염 환자들이 해외직구를 통해 복제약을 구입하는 이유는 ‘싼 가격’ 때문이다.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있는 제약사와 직거래를 할 경우 100만원~170만원만 지불하면 복제약을 택배로 약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도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은 C형간염치료제가 출시돼 있고, 건강보험 및 본인부담 상한제 적용시 해외 복제약 가격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이다. 건강보험 및 본인부담 상한제를 적용받으면 소득기준에 따라 최저 121만원에서 최대 506만원만 부담하고, 추가로 지출된 금액은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본인부담 상한제 적용에 따른 환급금은 다음해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당장의 목돈 지출을 부담스러워 하는 환자들은 여전히 복제약을 구입해 복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치료실패, 재감염, 재발 환자들도 저렴한 복제약을 선택하고 있다. 현재 C형간염 치료제를 복용 후 치료에 실패하거나 완치가 됐지만 재감염된 환자 등에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환자 커뮤니티 관계자는 “애초 C형간염 복제약 해외직구 방법이 커뮤니티에서 공유된 이유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너무 고가였기 때문”이라며 “급여출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복제약 해외직구 문화가 고착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복제약 위험성’을 얘기하고 있지만, 목돈지출이 부담스럽거나 재감염 등으로 보험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보다 저렴한 해외 복제약을 선택하고 있다”며 “본인부담 상한제 환급 시기를 당기거나 치료실패, 재감염 환자 등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으면 해외직구 논란은 계속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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