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제 내성이 있는 B형간염 환자에서 단일 혹은 병합 요법의 선택은?
1. 서론
만성 B형간염 치료의 목표는 환자 간질환으로 진행으로 인한 사망과 간세포암의 발생을 지연시키거나 막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환자의 체내 B형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여 혈청 PCR 미검출 상태로 유지(바이러스 반응)하여야 한다. 그러나, 바이러스 반응이 달성되더라도 환자 간세포의 핵에는 바이러스의 covalently closed circular DNA (ccc DNA)가 사라지지 않고 수 십년 동안 남아 있기 때문에, 약제 투여를 중단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간염의 재발과 간질환의 진행을 겪게 된다. 약제 투여를 중단하여도 재발이 거의 없는 안전한 기준은 HBsAg이 음전화된 경우이지만, 그 빈도는 연간 약 0.3% (1,000명중 3명)으로 매우 낮다. 따라서, 만성 B형간염 치료의 요체는 거의 모든 환자들에서 장기간, 거의 평생, 약제 투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간 약제를 투여하는 경우에는 약제의 효능 이외에도 복약 편의성 및 순응도, 약제 부작용 위험, 약물 상호작용, 누적 비용 등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약제의 단독요법이 그 약제를 포함하는 병용요법과 비교하여 동일한 효능을 보인다면, 위 기술 요소들을 고려할 때, 당연히 단독요법이 더 좋은 선택이 된다. 결국, 약제 내성 치료의 방법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것은, 단독요법이 병용요법에 비해 바이러스 반응 측면에서 열등하지 않은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임상연구의 gold standard인 무작위 배정 대조군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결과들을 통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2. 만성 B형간염 치료제의 분류
경구 만성 B형간염 치료제는 크게 nucleoside analogue (lamivudine, telbivudine, clevudine, entecavir, emtricitabine)와 nucleotide analogue (adefovir, tenofovir)로 대별되며 각 군의 약제들간에는 교차 내성이 나타난다. 즉, lamivudine 내성이 있는 환자에게 entecavir를 투여하는 경우에는 바이러스 반응률이 현저히 낮고, 추가 내성이 매우 빠르고 빈번하게 발생한다. 국내 약제 내성 B형간염 환자들의 거의 대부분은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lamivudine 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약제 내성 환자 치료에서 nucleotide analogue인 adefovir나 tenofovir의 사용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tenofovir가 adefovir에 비해 바이러스 효능의 정도가 약 30배 더 높고, 신독성이 더 낮기 때문에, 결국 약제 내성 B형간염 환자 치료에서 tenofovir는 필수적인 최선의 선택이다. 또한, 과거 lamivudine에 노출되었을 당시 내성 발현여부가 검사로서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과거 lamivudine 노출 병력이 있는 경우에도 역시 tenofovir의 사용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다.
3. Tenofovir: 단독 요법 혹은 nucleoside analogue와의 병용요법
A. 라미부딘 단독 내성만 있는 경우
이 환자들에 대한 다국가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randomized double-blind trial)에서 96주 동안의 tenofovir 단독요법은 emtricitabine과의 병용요법과 거의 동일하게 매우 높은 바이러스 반응을 나타내었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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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라미부딘 및 엔테카비어에 내성이 있는 경우
라미부딘 내성(rtM204V/I +/- rtL180M)은 그 자체로도 엔테카비어에 내성을 나타내고, 추가적으로 엔테카비어 고유 내성(rtT184A/C/F/G/I/L/S, rtS202G, rtM250L/V) 발현을 조장한다.
이미 엔테카비어 고유 내성이 발생한 환자들에 대해서 필자의 기관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다기관 무작위배정 개방 임상시험(randomized open-label trial)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48주 동안의 tenofovir 단독요법은 엔테카비어와의 병용요법과 거의 동일하게 매우 높은 바이러스 반응을 나타내었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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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내성은 한 명에서도 발생하지 않았고 임상적으로 유의한 약제관련 부작용은 없었다. 약 25% 정도의 환자들에서 48주까지 혈청 내에 아주 낮은(15 - 1,000 IU/mL)의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으나 바이러스 돌파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C. 라미부딘 및 아데포비어(+/- 엔테카비어)에 내성이 있는 경우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는 다른 계열의 약제이기 때문에 이 두 약제 내성을 모두 가진 경우는 다약제 내성으로 분류된다. 특히, 아데포비어는 tenofovir와 같은 nucleotide analogue계열이기 때문에, 아데포비어 내성(rtA181T/V, rtN236T)이 있는 환자들에서 tenofovir가 효능을 나타낼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다.
이런 환자들에 대해서 필자의 기관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다기관 무작위배정 개방 임상시험(randomized open-label trial)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48주 동안의 tenofovir 단독요법은 엔테카비어와의 병용요법과 거의 동일하게 매우 높은 바이러스 반응을 나타내었다 (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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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48주 이후에는 모든 환자들에게 tenofovir 단독요법을 적용하였고, 96주까지 추가 내성은 한 명에서도 발생하지 않았고 바이러스 반응은 잘 유지되었다. 약 30% 정도의 환자들에서 96주까지 혈청 내에 아주 낮은(15 - 1,000 IU/mL)의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으나 바이러스 돌파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바이러스 반응의 정도가 약제 내성이 없거나 단독 약제 내성이 있는 환자들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것으로 보였고, rtA181T/V + rtN236T에 모두 내성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들에서는 바이러스 반응의 정도가 더욱 낮아서, 장기간 tenofovir 치료가 필요함을 시사하였다. 96주 치료 동안 임상적으로 유의한 약제관련 부작용은 없었다.
4. 요약 및 결론
Tenofovir 단독 요법은 약제 내성 B형간염 환자들에서 약제 내성의 정도에 무관하게 어떤 nucleoside analogue와의 병용요법과 비교하여도 그 바이러스 반응의 정도가 낮지 않았다. 이런 결과들은 임상연구의 가장 엄격한 형태인 무작위배정 대조군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 B형간염 치료는 현재로서 거의 평생 장기간 약제 투여가 불가피 하다. 따라서, 복약 편의성 및 순응도, 약제 부작용 위험, 약물 상호작용 위험, 비용-효과 등의 요소들을 고려한다면, 병용요법에 비해 열등하지 않은 tenofovir의 단독요법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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