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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C형 간염의 적절한 치료 시점

암사랑 2016. 7. 23. 06:51

만성 C형 간염의 적절한 치료 시점


표준치료법 vs. DAA
최근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의 구조 및 생활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바이러스 복제 및 활성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약제인 direct antiviral agent (DAA)가 새롭게 개발돼 치료에 이용되기 시작했다. 2011년에 기존의 만성 C형 간염에 대한 표준치료법인 peginterferon alfa와 ribavirin의 병합요법에 약제를 추가한 3제요법으로 경구용 단백분해효소 억제제인 boceprevir와 telaprevir가 미국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의 승인을 받았으나 효과나 비용에 비해 이상반응 발생률이 높았고 복약편리성이 낮았다.
만성 C형 간염 치료는 새로운 경구용 치료제인 DAA가 개발된 이후 큰 변혁을 맞이하고 있다. 2013년 12월에 FDA의 승인을 받은 sofosbuvir를 시작으로 2014년 7월에는 일본에서 peginterferon alfa와 ribavirin이 포함되지 않은 최초의 경구용 C형 간염 치료제로 daclatasvir와 asunaprevir가 승인을 받았다. 2014년 10월에는 sofosbuvir에 ledipasvir를 첨가한 복합제가 경구용 단독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는데 이는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게 8~12주간 1일 1회 투여 시 95% 이상의 치료 효과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기존의 치료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여 만성 C형 간염 치료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온 약제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sofosbuvir/ledipasvir 복합제의 경우 약제 1정의 가격이 약 1,130달러로 총 약제비로 63,000∼94,500달러가 소요된다. 2013년 미국에서 진행된 조사에 의하면 24주간 peginterferon alfa와 ribavirin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17,200달러, boceprevir 3제요법을 시행하는 경우 46,000∼60,000달러, telaprevir 3제요법을 시행하는 경우  66,000∼84,000달러 정도의 약제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Sofosbuvir가 FDA에 승인된 이후 미국과 유럽 간학회의 만성 C형 간염 가이드라인에서는 1세대 경구용 단백분해효소 억제제를 사용한 3제요법을 권고사항에서 제외했다. 국내에서 만성 C형 간염 유전자 1형의 치료로 48주간 peginterferon alfa와 ribavirin 병합요법을 시행할 경우 약 1,000만 원의 약제비가 발생하며 두 약제를 원외 처방(30% 본인 부담)하면 본인 부담금은 300만 원 정도이며, 유전자 2, 3형의 치료로 24주간 원외처방으로 peginterferon alfa와 ribavirin 병합요법을 시

  
간섬유화 단계 중등증 이상이면서
기존 표준치료법에
금기사항 없는  환자는
고가의 DAA보다 표준치료법 권장

표준치료법 효과
서양인보다 국내 환자서 높아

유전자 2·3형 경우에는
표준치료법 효과 충분

 
  

행할 경우 본인 부담금은 150만 원 정도이다. 즉, 환자 부담금으로 비교했을 때 미국과 국내의 약제비는 10~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한편 유럽과 미국에서 만성 C형 간염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를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만성 C형 간염 치료제를 선택할 때 주로 고려하는 것은 간섬유화 정도, 환자의 치료 요구, 우수한 효과, 적은 이상반응 등이며 약제비는 선택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로운 만성 C형 간염 치료제인 DAA를 투여했을 때의 비용 대비 효과는 기존의 치료제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는 해외에서 진행된 연구로 국내의 생활 수준 및 의료 환경을 고려했을 때 이 연구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우며 이에 대한 국내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치료 실정
국내의 만성 C형 간염 유병률은 0.78~1.29%로 HCV 항체 양성인 자는 약 20만 명 정도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009년 1년간 건강검진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총 291,314명을 대상으로 HCV 항체에 대해 조사한 결과, 1,718명이 HCV 항체 양성이 의심됐으며 확진 검사인 HCV ribonucleic acid (RNA) 검사를 시행한 478명 중 268명(56%)이 양성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HCV RNA 양성 환자 중 검진 전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은 환자는 61명, 검진 이후 치료를 받은 환자는 87명으로 만성 C형 간염이 확인된 268명 중 148명(56%)만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았고 나머지(44%)는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이 만성 C형 간염으로 진단받은 후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치료 후에 재발한 환자가 전체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5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약 1/4이 새로운 DAA로 치료를 시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 약제비 기준으로 약 5조 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에 새로운 DAA가 도입되더라도 비용 문제로 인해 전체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표준치료법으로 적용되기까지는 장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만성 C형 간염의 치료법에 따른 적절한 치료 시기
국내에서는 현재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표준치료법으로  peginterferon alfa와 ribavirin 병합요법이 권고되고 있다. 표준치료법을 시행했을 때 서양인의 지속 반응률은 유전자 1형인 경우 45~55%, 유전자 2, 3형인 경우 70~80%로 보고된 것에 비해 국내에서는 유전자 1형인 경우 58~68%, 유전자 2, 3형인 경우 80~90%로 보고돼 국내 환자가 서양인에 비해 표준치료법에 대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유전자형은 1b형(45~59%)과 2a형(26~51%)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전자 2, 3형인 경우에는 기존의 표준치료법에도 충분한 효과를 나타내므로 치료의 적응증에 해당된다면 새로운 DAA의 도입을 기다리지 않고 표준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참고로 2014년 11월에 국내에 발매될 예정인 boceprevir는 유전자 1형에만 적응증을 가진 약제이다. 국내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약 1/2을 차지하는 유전자 1형의 경우에는 기존의 표준치료법에 대한 효과가 적은 편이므로 좀더 효과적인 치료법이 필요하다. 국내 만성 C형 간염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만성 C형 간염 환자에서 치료의 금기사항에 해당되지 않을 경우 누구나 표준치료법을 시행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간섬유화 단계가 중등증(F2) 이상이면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되고 간섬유화가 진행될수록(F3~4)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또한 간섬유화가 경미한 경우에는 환자의 연령, 치료 의지, 향후 적용 가능한 새로운 치료법 등을 고려해 치료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즉, 간섬유화 단계가 중등증 이상이면서 기존의 표준치료법에 금기사항이 없는 환자, 유전자 2, 3형인 환자, 기존 치료에 적극적인 환자,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환자 등에는 고가의 DAA 도입을 기다리기보다 현재의 표준치료법의 시행을 권고하고 있다. 표준치료법을 적용할 수 없거나 표준치료법에 실패한 환자의 경우에는 새로운 DAA의 사용을 위해 치료를 연기해야 할 것이다.

결론
최근 3년간 만성 C형 간염에 대한 치료는 급속도로 발전해 기존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효과를 강화한 치료제들이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임상의는 현재 사용 가능한 치료제 및 향후 사용될 수 있는 약제들의 효과, 임상적 유용성, 치료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해 환자의 특성이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과 적절한 치료 시기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