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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약제 선택은?

암사랑 2016. 6. 8. 08:58

최선의 약제 선택은?
 

▲ 윤기태 교수(부산의대)    

만성 B형간염의 치료는 B형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여 간 조직에서 염증을 호전시키고, 섬유화의 발생을 방지하여 장기적으로 간경변증 및 관련 합병증과 간세포암 발생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이상적인 치료 목표는 HBsAg의 혈청 소실이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치료 약제의 임상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혈청 HBV DNA의 미검출, HBeAg의 혈청 소실 또는 전환, ALT 정상화 및 조직 소견의 호전을 달성하기 위해 장기간의 항바이러스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만성 B형간염 치료제로는 라미부딘, 아데포비어, 텔비부딘, 클레부딘, 엔테카비어, 테노포비어, 페그인터페론 알파, 인터페론이 있다.
이 중 어떠한 약제를 우선적으로 선택할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약제의 효과, 내성 발생의 비율, 장기 투약과 관련된 안전성, 약제의 가격, 임신과 같은 특수한 상황과 환자 및 의사의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라미부딘과 텔비부딘은 장기 치료 시 내성 발생률이 높게 보고되어 좋은 치료 반응을 예상할 수 있는 요인(치료 전 낮은 HBV DNA 수치, 치료 전 높은 ALT 수치 등)을 가지고 있거나, 단기간의 치료를 계획하고 있는 경우 투여를 고려할 수 있으며, 투약 시작 후에는 치료에 대한 반응(치료 24주 시점에 HBV DNA의 불검출 등)에 따라 약제의 지속 혹은 변경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아데포비어는 다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에 비하여 항바이러스 효과가 약하고 1년 이상 사용시 내성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클레부딘은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장기간의 임상 결과가 부족한 상황으로 초치료 약제로 선호되지 않는다.

엔테카비어와 테노포비어는 현재까지 시행된 여러 임상연구에서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와 낮은 내성 발생률을 보이고 있으며, 상당한 안전성을 가지고 있는 약제이다.
인터페론 계열의 약제에서는 사용이 보다 편리한 페그인터페론이 선호된다. 따라서, 현재 대한간학회 및 국제간학회 (미국간학회, 유럽간학회, 아시아-태평양 간학회)에서 발표한 B형간염 진료 지침에서는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만성 B형간염 초치료를 위한 일차 치료 약제로 엔테카비어, 테노포비어, 페그인터페론 중 하나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여기서는 권고 약제 중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인 엔테카비어와 테노포비어에 대해 추가로 검토해보고자 한다.
 
■ 치료 효과
 
엔테카비어는 3상 임상연구에서 라미부딘과 비교하여 96주 혈청 HBV DNA 미검출율이 HBeAg 양성 및 음성 환자에서 각각 80%, 94%로 우수하였으며, 이후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5년 간 지속된 코호트 분석에서도 94%환자에서 HBV DNA 미검출 상태가 유지되었다.

테노포비어는 3상 임상연구에서 아데포비어와 비교하여 치료 48주 혈청 HBV DNA 미검출율이 HBeAg양성 및 음성 환자에서 각각 76%, 93%로 양호하였으며, 이후 7년까지 지속되는 연장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투약을 유지하고 있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분석(Per protocol)하였을 때 HBV DNA 미검출 환자는 99%로 매우 우수하였다.

특히 테노포비어 3상 임상연구에서는 등록 환자의 54%인 348명에서 기저시점과 치료 5년 시점에 각각 간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조직학적 소견의 변화를 확인하였으며, 기저시점에 간경변증이 동반되었던 96명 중 71명(74%)이 치료 5년 시점에 간경변증으로부터 회복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지속적인 항바이러스제 치료로 간경변증의 가역적인 호전이 있을 수 있음을 명확히 입증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상의 결과들을 종합하면, 만성 B형간염의 초치료 약제로서는 엔테카비어 및 테노포비어 모두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며, 현재까지 두 약제간의 의미 있는 효과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 약제 내성
 
장기간의 치료 중에 약제 내성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발생 가능성은 약제의 선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엔테카비어의 경우 이전에 다른 약제에 노출된 적이 없는 환자들에서 초치료로 사용할 경우 6년 누적 내성발생률은 1.2%로 낮게 보고되었으나, 과거 라미부딘과 같은 약제에 노출되었거나 이미 내성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누적 내성발생률은 5년에 51%로 높게 보고되어 있다. 또한 라미부딘 내성이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엔테카비어 1mg 단독 또는 아데포비어와 엔테카비어 1mg 병합 치료를 시행한 연구에서 HBV DNA 불검출 환자의 비율은 34% 및 43.5%로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테노포비어의 경우 현재까지 진행된 임상 연구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약제 내성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이전에 라미부딘과 아데포비어 등의 약제에 내성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서도 테노포비어 단독 또는 기존 약제와 병용 투약 시 우수한 치료 효과가 보고되고 있어 이전에 약제 내성이 발생한 환자들에서는 테노포비어가 엔테카비어보다 우수할 것으로 보인다.
 
■ 부작용 및 안전성
 
엔테카비어는 음식물에 의하여 흡수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1일 1회 공복(식사 2시간 후 또는 최소 2시간 전)에 투여하도록 하고 있으며, 테노포비어의 경우 복용 시각에 제약은 없으며, 위장장애를 호소하는 경우 식사와 함께 복용할 수 있다.

엔테카비어는 투약을 중단해야 할 정도의 심한 부작용의 발생은 드물다. 설치류에서 발암성 실험결과가 보고되었으나, 현재까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연구 및 시판 후 보고에서도 악성 신생물의 발생빈도에 유의성은 없다.

일부 간기능이 나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MELD 점수 20점 이상)에서는 젖산혈증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보고된 바 있어 투약에 주의가 필요하다. 테노포비어는 3상 임상연구에서 부작용의 발생 빈도 및 심각성에 있어 비교적 안전함이 확인되었다.

HIV-1 감염환자에서 시판 후 조사 단계에서 급성 신부전, Fonconi syndrome을 포함한 근위 신세뇨관 병증에 대한 사례 보고가 있었으나, 만성 B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연구에서 신기능과 관련된 유의한 부작용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임상 환경에서는 테노포비어 투약 시 정기적으로 크레아티닌 제거율을 감시하는 것이 권고되며, 신기능 이상이 있는 환자에서는 주의 깊은 모니터링과 약물 투여 간격의 조절이 필요하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에는 약제가 태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할 때는 임산부 투여 안전성 등급 B약제를 우선 고려해야 하겠으며 테노포비어가 이에 해당한다.
 
요약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이전에 다른 항바이러스제의 복용력이 없는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경우 엔테카비어와 테노포비어는 거의 유사하게 높은 효능과 내성 장벽 및 안전성을 보였으므로 어느 약제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전에 라미부딘과 같은 항바이러스제에 노출되었던 환자에서는 테노포비어의 투약이 엔테카비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판단되며, 가임기 여성이나 임신 중에 만성 B형간염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 임신 중 안전성 등급이 높은 테노포비어의 투약을 먼저 고려해 볼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