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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죽어야만 할 병인가?

암사랑 2012. 4. 6. 15:23

암, 죽어야만 할 병인가?

 

지난 여름부터 내가 자주 가는 약수터의 맞은 편에 한 노인이 비닐과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비를 피할 수 있는 움막 같은 걸 지어놓고 그곳에서 하루 종일 쉬었다가고는 한다. 이 노인은 72세로 작년 겨울에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했으나 일부 암세포가 수술이 불가능한 대동맥 부위로 전이되어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1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암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무시무시한 질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기에 발견하기만 하면 살아남을 수가 있다. 다만 암세포가 여기저기로 전이가 되거나 이 노인처럼 수술하기 곤란한 부위로 전이되었을 경우는 수술요법으로 시술할 수 없어 약물 투여에 의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

약수터가 있는 산골짜기에서 이 노인을 처음 보게 된 것은 초여름의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렸던 지난 6월경이었다. 약수터를 자주 찾아오는 사람 중에 오래 전 위암수술을 받고 지금은 건강하게 살고 있는 개인택시 기사 한 사람 있다. 개인택시 기사가 이 노인에게 암환자들이 지켜야 할 여러 가지 수칙 사항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을 때 나도 자연스럽게 끼어들어 노인에게 몇 마디의 조언을 해주면서 이 노인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개인택시 기사는 50대 후반의 사람으로서 6년 전에 위암에 걸려 수술을 했으나, 다시 발병하여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한 의사가 운영하는 산골의 요양원에서 자연요법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위암을 고쳤다고 한다. 어떤 질병에 장기간 투병생활을 했던 환자들은 자기가 앓고 있는 병에 대해서 반은 의학박사가 된다는 말이 있다. 개인택시 기사가 그러한 예의 한 사람으로 한 달간의 요양생활을 체험함으로써 의사로부터 배운 자연요법들이 난치병을 치유하게 하는 원리를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개인택시 기사가 머물렀던 산골의 요양원에서 그의 위암을 치료하기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의학적인 조치가 아니라, 자연요법 그 자체였다고 한다. 즉 현미에 콩을 섞어서 지은 밥과 산에서 나는 제철들의 나물로 만든 반찬, 된장, 녹즙, 효소음료 등이 전부였고 육류나 우유 같은 식품의 섭취는 철저하게 금지시켰다고 한다. 게다가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을 하면서 암세포는 왜 생기는지와 자연요법이 어떻게 암세포를 없애는지에 관한 의사의 강의를 듣는 것이 그 요양원의 환자들을 위한 자연요법프로그램이었다고 한다.

 

앞에서 이야기 했던 72세 된 노인은 지난 여름에 개인택시 기사가 자연요법의 체험생활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전수 받고 바로 실천에 들어간 것이었다. 그래서 약수터 맞은편에 움막을 짓고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자연의 좋은 기운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는 자연친화적인 생활과 명상이나 또는 그곳을 찾아오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려는 생활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그 노인이 약수터의 산골 생활에 잘 적응하는 듯 했으나 언젠가부터 그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개인택시 기사 같은 사람은 절대로 육류식품은 먹어서는 안 된다고 그 노인의 귀가 따갑도록 들려주었고, 나도 절대라는 단서는 달지 않았지만 되도록 육류식품은 멀리하라고 말해주고는 했다. 그런데 약수터를 찾는 사람 중에는 나와 개인택시 기사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단골멤버들이 있었다. 그들은 고기를 먹어야 암도 물리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며 나와 개인택시 기사의 말과 대치되는 말을 노인에게 하고는 했던 것이다. 더 웃기는 것은 그 노인의 암을 수술했던 병원의 주치의도 고기를 먹어야 몸이 튼튼해진다며 육류섭취를 권장했다는 것이었다. 그 노인은 주치의가 고기를 먹으라고 했다는 말을 하자 나와 개인택시 기사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의사의 말을 들어야지 누구의 말을 듣느냐며 한 마디로 나와 개인택시 기사를 선무당 취급을 해버리고 말았다.

 

오래 전 미국에서 의학공부를 하고 의사까지 했던 어느 의사가 텔레비전에 혜성처럼 나타나서 고기를 먹지 말라고 줄기차게 외쳐 댔었던 적이 있었다.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암이라는 병은 고기를 먹기 때문이라고 부르짖었던 것이다. 이 바람에 전 국민들의 냄비근성을 들끓게 하여 육류의 섭취가 현격하게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런 현상에 막대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돼지를 키우는 농부들이었다. 그래서 농민들은 고기를 먹지 말라는 의사가 출연한 방송사를 찾아가 격렬한 시위를 벌이게 되고, 고기를 먹지 말라고 외쳐 댔던 한 의사의 엄청난 위력은 그렇게 꺾이고 말았다. 그 의사의 “고기를 먹으면 암에 걸린다” 라는 외침이 너무 충격적이었음에도 세월이 흘러 그가 기억 속에서 잊혀진지도 한참이나 지나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의사가 지방의 어느 산골에서 자연요법으로 암이나 당뇨병, 뇌졸중과 같은 거의 불치에 가까운 환자들을 치료하는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약수터에서 알게 된 개인택시 기사로부터 듣게 된 것이었다. 개인택시 기사가 약수터에 올 때마다 종종 요양원에서 겪었던 일을 간증하듯이 여러 사람들에게 들려주고는 했는데, 그 요지는 병원에서 고칠 수 없다고 포기한 많은 불치의 병을 가진 환자들이 요양원을 찾아서 그곳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대로 생활을 하고 요양원을 떠난 후에도 그 프로그램대로 생활을 계속하게 되면 건강을 회복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죽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자연요법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개인택시 기사 자신을 비롯해서 상당수에 이른다고 했다.

 

미국에는 현대의학적인 치료방법과 자연요법을 병행하거나 아니면 자연요법만으로 난치의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 또는 요양원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현대의학적 치료방법인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에 한계를 느낀 의사들의 발상 전환에 의해 생겨나고 있는 또 다른 패러다임의 의료서비스의 형태이다. 미국에서 자연요법이 싹트게 된 것은 1950년대 중반이며, 그 당시 현대의학적인 정통적인 치료방법을 포기하고 자연요법만으로 암환자들을 치료하는 몇몇 의사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 의사들은 주류의 의료계로부터 이단아 취급을 받아야만 했다. 자연요법을 실천하는 의사들이 또 다른 영역의 의료인으로 인정받는 지금에 이르기까지는 무려 50여 년이란 세월이 흘러야만 했다. 지금은 불과 십수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통적인 치료방법 외에는 어떤 의술도 인정하지 않았던 하버드의과대학이 대학 내에 전 세계의 전통의술은 물론 각종 자연요법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는 자연치유센터가 생겨났을 정도에 이르렀다. 이렇게 자연요법으로 난치병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에서는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를 철저하게 금지시키고 있으며, 병원에 따라서 프로그램의 차이는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채식 위주의 식사와 동양 각 나라의 전통 식사법을 그대로 채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는 정통적인 치료방법을 고수하고 있는 대부분의 병원의 의사들에게까지 확산되어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 특히 암환자들에게는 육류의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의료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사정이 이러함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암환자들에게 고기를 먹어도 상관없으며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고기를 먹어야만이 빨리 회복할 수 있다고 부추기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전체 국민의 65퍼센트가 과체중을 가진 사람들이고 그 원인은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데 있다는 걸 이제는 그 누구도 부인할 사람이 없게 되었다. 과체중의 비만한 사람들에게서 암이나 심장병과 같은 심각한 질병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오랫동안 과체중의 원인을 밝혀내려고 고민했던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고민 끝에 미국인들의 식생활과 자동차로 인한 움직이지 않는 생활 패턴이 과체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을 찾아낸 것이다. 즉 그들이 주식으로 먹는 육류와 우유 그리고 운동 부족이 과체중의 원인임을 밝힌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요즘 상류층으로부터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식단을 개발하느라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전통음식이나 한국의 전통요리가 미국인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이들 식품들은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자연요법을 실천하는 의사들은 일찌감치 이러한 사실을 알았으므로 그들의 암환자들에게 육류 섭취를 철저히 제한하고 채식위주의 식이요법과 운동프로그램이 포함된 규칙적인 생활을 함으로써 암에 대한 저항성을 키웠던 것이다. 요즘은 현대의학적 의사들 사이에서도 정통적인 약물치료나 수술요법을 고수하면서 암환자들에게 육류의 섭취를 금지시키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서 미국의 많은 의사들은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들을 상대로 육류의 섭취를 줄이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의사들은 그들이 의과대학에서 배운 현대의학적인 조치 이외의 어떤 치료법도 인정하지 않는 현대의학이라는 유일신만을 신봉하는 맹신자의 자세를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암환자들이 믿고 의지해야 할 사람들은 의사들뿐이건만 현대의학의 맹신자들인 의사들은 나약하고 무지한 환자들을 종종 죽음의 길로 인도하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있게 되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 했던 72세의 노인은 자기가 수술을 받았던 병원의 의사로부터 고기를 먹어도 상관없다는 말을 들음으로 해서 상당히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그 노인은, 역시 앞에서 이야기했던 의사가 운영한다는 요양원을 방문하여 의사의 강의를 듣고 와서는 고기를 일체 먹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자기의 주치의는 고기를 먹어야 기운을 차릴 수 있다라고 말을 하니 마음이 혼란스럽다 못해 약해지는 것이다. 더구나 주치의에게 자신의 생존 가능성 여부에 대해 질문하면 주치의는 잘 먹고 편안하게 살라는 말밖에는 안 한다고 하면서, 안전부절해 하고 있는 노인의 모습이 참으로 애처롭기만 할 뿐이다. 그 노인이 약수터에 하루라도 안 나오면 약수터에 모인 사람들은 가망이 없기 때문에 의사가 확실한 답변을 못할 것이라고 쑥덕거리고는 한다.

 

개인택시 기사와 나는 그 노인을 처음 만났을 때 암세포가 동맥 부위로 전이되어 있다며 불안해하는 그에게 몸속에 있는 암세포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매사에 긍정적으로 임할 것을 당부하면서 암환자의 식이요법에 관해서 지도해 주기도 했다. 게다가 위암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던 개인택시 기사의 생생한 체험담과 내가 알고 있는 암의 죽음 앞에서 살아난 사람들의 사례를 들면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절대 놓치지 말라는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의 주치의의 애매한 말에 낙담을 하고는 주변 사람의 그 누구의 말에도 고무되지 않고 불안에 떨고 있다. 그렇게 되면 그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 그가 낙담하게 되면 미치광이 암세포는 더 미쳐 날뛰게 된다. 암환자들이 고기를 먹게 될 경우도 암세포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세포분열을 하게 된다. 의사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의학적 지식만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암의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의 주치의는 실상은 가망이 없는 상태일지언정 암세포가 많이 없어졌다는 거짓말을 해서라도 자기의 환자가 낙담하지 않게 하는 지혜를 발휘했어야 한다. 때로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자세가 암세포를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해야 함에도 동원할 수 있는 의학적 조치의 한계에 부닥쳤다고 해서 다른 대체의학적인 조치는 추호도 고려하지 않고 방관자적 자세를 취하는 것은 진정한 의사로서의 자세는 아니다.

 

대체로 평범한 환자들은 죽음의 문턱 앞에서조차 의사들만이 그의 목숨을 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죽음의 문턱을 넘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말을 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하며, 종종 의사들의 말 한마디로 생사의 갈림길이 정해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의사라면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어떤 의술이든지 인정해야 한다. 설사 그것이 푸닥거리 같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의사들이 현대의학 외에는 암을 고칠 수 있는 의술은 없다고 믿고 있다면 그건 더더욱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의사들은 또한 감기라 할지라도 죽을병이라고 생각하면 결국 죽게 될 것이고, 암이라 할지라도 감기 정도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곧 회복될 것이라는 놀라운 마음의 작용을 환자들에게 믿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체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리적인 사건들은 과학적 자식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위의 글을 2010년 11월 24일 썼었다. 봄볕이 따사로운 2011년 4월 초순의 어느 날, 약수터에 갔다가 움막에 모인 사람들로부터 움막을 지었던 윗글의 주인공이 지난 1월에 운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한 동안 생명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상념들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다가 그 곳을 떠나왔다.

 

옴긴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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