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환자의 간… 대부분 '이런' 상태
간암 환자의 대부분은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병증'을 앓고 있다. 암이 발생한 간의 모습./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간암 환자는 지난해 기준 약 7만5000명 수준으로 많은 편이다(국내 암 발생 순위 6위). 대부분의 암이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간암은 그중에서 특히 증상이 없는 편에 속해 예후가 좋지 않다. 초기에는 피로, 소화불량, 체중 감소 등 정상인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발생하다가, 점차 진행되면서 복부 통증, 위장관 출혈, 황달, 복수 등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난다. 더불어 발생하는 이상 증상 중 하나가 '간경변증'이다.
간경변증은 간의 섬유화로 인해 간 조직이 딱딱해지고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간암 환자의 80~90%가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을 앓고 있는데, 이 중 80% 이상이 간경병증을 겪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간센터 김지훈 교수는 "간암 대부분은 간경변증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간암은 역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암의 치료는 암의 크기와 개수, 혈관침범과 원격 전이 여부뿐 아니라 간경변에 의한 간의 잔존 기능에 따라 달라진다. 종양 절제가 가능하면서 간경변증이 없거나 그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간절제술을 시행한다. 간은 재생력이 뛰어나 일부를 절제해도 다시 자라난다. 암 부위가 넓으면 개복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암세포가 작거나 치료가 편한 부위라면 복강경수술로 진행할 수 있다. 이 밖에 고주파를 발생시킨 열로 종양의 조직을 괴사시키는 '고주파열치료', 종양이 있는 부위에 알코올을 주사해 암세포를 죽이는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등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상적인 수술법은 '간 이식'이다. 간 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내 간질환 환자에게 이식하는 방법이다. 다른 곳에 전이되지 않은 초기 간암 환자에게 시행했을 때 결과가 좋다. 다만, 수술 후 감염, 출혈, 거부반응, 간동맥 혈전증 같은 다양한 합병증과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암이 비교적 많이 진행됐거나 종양 제거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을 고려한다. 종양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동맥을 항암제와 색전 물질을 넣어 막는 치료법이다. 정상적인 간 조직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종양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재발이 흔해 주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간암을 예방하려면 만성 간질환을 예방하는 게 우선이다. 이를 위해 금주·금연을 함과 동시에 비타민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단백질과 지방을 적당량 섭취해야 한다. 김지훈 교수는 "간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 또는 건강보조제는 경우에 따라서 오히려 간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종 스트레스, 서구화된 식습관도 간암 위험을 높이므로 40세 이상 만성 간질환 환자 또는 기타 간병변 등 간암 발생 고위험군은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아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lh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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