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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균형’입니다!

암사랑 2020. 10. 15. 12:22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우리 몸은 몸이 요구하는 것과 몸에 주는 것에 차이가 생기면 반드시 신호를 보내게 되어 있습니다.

하루는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58세 남성이 체중이 계속 빠지고 기운이 없다며 내원했습니다. 환자는 10년 사이 13kg의 체중이 빠진 상태로 방문 당시 178cm, 60kg이었습니다. 변은 묽고, 소화가 잘 안 되며, 최근에는 골프 후 식사를 하면 설사와 소화불량이 나타나 골프와 걷기 운동을 중단했다고 했습니다.

환자는 그간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소화가 잘 안 되면 죽을 먹거나, 고기를 안 먹고, 음식량을 줄여가며 몸의 증상을 조절해 왔다고 했습니다.

이 환자는 스스로의 몸 상태를 잘 관찰하여 의사인 필자에게 순서대로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분석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방송매체에 나오는 건강 지식과 스스로의 증상에 따라 먹고 움직이는 것을 조절한 것이 오히려 환자의 체중을 줄이고 힘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경우였습니다.

소화력이 떨어지고 고기류를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일이 몇 차례 반복되자 스스로 고기를 먹지 않고, 음식량을 줄여 몸이 편안한 방향으로 변화시킴으로써 환자의 체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운동 후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활동량이 적은 직업을 가지고 있던 환자가 하던 운동까지 없앴으니 점점 더 몸이 쇠약해진 것이지요.

환자는 먹는 양을 늘리라는 처방에 따라 채소 위주로 식사량을 늘리고, 걷기 운동과 골프를 다시 시작하면서 훨씬 좋은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몸은 먹고, 움직이고, 감정을 다스리는 균형이 잘 맞지 않으면 증상이라는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요즘처럼 코로나19가 재확산을 보이고 혼란한 시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아 많은 증상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대부분 몸의 균형이 맞지 않아 생기는 증상이므로 불편한 증상이 생기면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식사 후에는 규칙적으로 움직이면서 경과를 관찰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몸의 신호는 자신이 가장 잘 알지만, 그렇다고 진단하는 의사가 되어선 안 됩니다. 사소한 증상이라도 느껴졌을 때는 우선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해 보고, 그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박민선 교수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비만, 피로, 건강노화 전문의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학술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활발한 방송활동으로 일반인들에게 친숙하며, 주요 저서는 <건강 100세 따라잡기> 등이 있다.

박민선 편집자문위원 kunkang198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