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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약 복용이 코로나19 감염 높인다는 건 ‘거짓’

암사랑 2020. 6. 1. 07:51

고혈압약 복용이 코로나19 감염 높인다는 건 ‘거짓’

[중앙일보헬스미디어]

 

권선미 기자 

 

중앙대병원 김원영 교수팀, 코로나19 환자와 RAAS억제제 복용 상관성 분석 결과

고혈압약 RAAS억제제를 코로나19환자에게 사용해도 부정적인 영향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체에 침입할 때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수용체에 결합한다. ACE2 수용체는 주로 폐의 상피세포에 존재하는데, 고혈압·심부전 치료를 위해 RAAS억제제를 복용하면 이론적으로 ACE2를 상승시켜 감염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는 논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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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내과 김원영·최재철 교수, 중앙대 약학부 정선영 교수 연구팀은 RAAS억제제 복용과 코로나19 환자 임상 경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5179명 중 RAAS억제제를 복용한 762명과 복용하지 않는 4417명을 비교분석했다.

RAAS억제제를 복용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복용하지 않는 확진자에 비해 나이가 많고(평균 62.5세vs41.5세), 남성이 많으며, 고혈압·심근경색·심부전·뇌혈관질환 등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의 연령과 성별, 기저질환, 면역력, 확진 당시의 병원 유형을 고려해 조정한 뒤 평가 분석한 결과, ‘RAAS억제제’ 복용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앙대병원 내과 김원영 교수는 “연구에서 병원 내 사망률이 ‘RAAS억제제’를 복용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복용하지 않는 확진 환자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지만, ‘RAAS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나이가 더 많고, 동반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더 큰 것을 고려할 때 ‘RAAS억제제’ 복용이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있어 사망 위험과는 독립적으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RAAS억제제 복용이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사망률과 연관성이 없음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증했다. 이전에도 노출 평가를 진행한 연구는 있지만 서양인을 중심으로 이뤄졌었다. ACE2 표현형은 인종마다 차이가 크다. 김원영 교수는 “국내 심평원 자료를 이용해 동양인에서 RAAS억제제와 코로나19 임상경과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밝혔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SCI급 학술지인 미국감염학회(IDSA)의 ‘감염내과저널(Clinical Infectious Diseases, IF: 9.055)’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