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나쁘지 않아요! 콜레스테롤 치료 필요한 순간은?
40대 주부 A씨는 얼마 전 받은 건강검진에서 중성지방 130mg/dL, HDL 콜레스테롤 70mg/dL, LDL 콜레스테롤 144mg/dL로 고지혈증 주의 진단을 받았다. 꾸준히 운동도 하고 약을 먹어야 좋아진다는 말에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근심이 더해졌다. 그런데 같은 날 검진을 받은 남편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자신과 똑같았는데 이대로 지내도 크게 문제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같은데 누구는 괜찮다는 말을 듣고 누구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검진에서 가장 중요하게 선별해내고자 하는 질환은 바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이다. 이 3가지 질환이 심뇌혈관질환(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모든 사람에게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진단 기준이 있어서 정상, 경계상태, 질환에 대한 구분이 쉽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 정상/비정상의 여부보다 적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수준이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혼란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 이를테면, LDL 콜레스테롤이 똑같이 135mg/dL인데도 누구는 괜찮다는 설명을 듣고, 누구는 너무 높으니 살도 빼고 운동도 해야 하며 약물 치료까지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은 지방 성분의 일종으로,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 등의 혈관질환의 원인 중 하나이다. 사람들에게 나쁜 성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 몸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성분이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을 이루는 체내 세포막을 형성하고, 성호르몬과 비타민D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며 담즙을 생성하는 원료가 되는 성분이기도 하다. 이처럼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인 성분이지만, 너무 많을 경우 오히려 우리 몸을 해칠 수 있다.
HDL? LDL? 콜레스테롤에도 종류가 있나요?
콜레스테롤은 HDL(고밀도) 콜레스테롤과 LDL(저밀도) 콜레스테롤로 나뉜다. 이 중 우리가 흔히 나쁘다고 말하는 콜레스테롤은 LDL 콜레스테롤이다. LDL 콜레스테롤은 심뇌혈관질환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말초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질환의 재발과 진행을 막기 위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적극적인 치료와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목동맥질환, 복부동맥류, 당뇨병과 같은 질환이 있는 환자들도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LDL 콜레스테롤을 엄격히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어느 정도까지 조절해야 하는지는 개인별로 모두 다르다. 이는 환자가 각자 가지고 있는 질병 상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알아보려면 반드시 각 개인별로 심뇌혈관질환 위험요인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위험요인으로는 ▲ 당뇨병 ▲ 고혈압 ▲ HDL 콜레스테롤 수치 ▲ 나이(남성 45세 이상, 여성 55세 이상) ▲ 심근경색, 협십증 등의 가족력 등이 있다. 위험인자를 통해 평가한 위험도에 따라 치료 방침이 다르고 환자마다 다양한 개인별 건강문제를 모두 고려해야 하므로, 어떠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심뇌혈관질환 고위험 환자는 생활습관교정 즉, 식사조절, 유산소운동, 비만인 경우에는 체중감량, 금연 등과 더불어 바로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중간 이하의 위험 환자에서는 생활습관교정을 수주 또는 수개월 먼저 실시해보고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LDL 콜레스테롤 적정 수치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조절해야 하며, 고지혈증 예방을 위해 만 40세 이상 성인은 연 1회 정기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또한, 체중 유지를 위해 저염, 저지방 식사를 습관화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며 매일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도움말 |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종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