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혈중 포도당 성분이 과도하게 생성된 상태를 말한다. 혈압의 경우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에 혈압측정기가 많고 140/90 이상이라는 수치화된 기준도 있지만 당뇨병은 검사도 어렵고 정확한 정상범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에 대한 인식도 낮은 편이다. '단 것을 많이 먹어 생긴다' '당뇨병도 유전된다' 등 잘못된 상식이 적지 않다. 대전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홍준화 교수의 도움말로 ‘당뇨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점검한다.
부모에게 당뇨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자식에게도 당뇨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부모 중 한 명이 당뇨이면 자녀에게 당뇨가 생길 확률은 15%, 양친이 모두 당뇨라면 확률은 30% 정도다. 즉, 유전적인 성향은 있으나 피부색처럼 대대로 내려오는 유전병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가족 중에 당뇨환자가 있다면 건강관리에 남보다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비만이 당뇨의 중요한 원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룬 아시아 국가에서는 비만여부와 관계없이 서구화된 식이습관과 영양분의 과잉으로 인해 당뇨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인은 서구인에 비해 더 적은 인슐린 분비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영양분의 과잉상태를 이겨내지 못해 당뇨가 더 빨리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다. 실제로는 쌀밥이나 보리밥이나 뱃속에서 소화되고 나면 열량과 작용에 별로 다를 것이 없다. 다만 혼식은 과식을 줄이고 여러 섬유질과 약간의 비타민이 조금 더 들어있어 백미보다 권장된다. 특별히 보리밥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맛없는 보리밥을 마지못해 먹는 것보다는 쌀밥을 맛있게 지어 적당량 먹는 것이 더 좋다.
당뇨환자는 절대 설탕이나 당분을 먹으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설탕과 당분은 혈당치를 높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먹으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날 식단 내에서 당분의 양을 조절하면 안전하게 설탕을 섭취할 수 있다. 오히려 당뇨환자에게 절대적으로 제한해야 하는 음식은 지방이 많이 들어간 갈비, 삼겹살, 소시지 등이다. 이것들은 적은 양에 비해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자가 혈당측정기로 혈당을 측정하면 병원에 가서 혈당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자가 혈당측정기로 측정한 혈당치는 실제보다 낮게 측정될 수 있다. 병원에서 혈당검사를 받아 자가 혈당측정 결과가 정확한지 정기적으로 비교해 봐야 하며, 혈당조절이 잘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당화혈색소도 측정해 봐야 한다.
한 번 약을 먹으면 약을 끊을 수 없고, 약이 독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 치료약을 한사코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단 약을 복용하면 정말 끊을 수 없을까? 그렇지 않다. 치료만 제대로 받으면 약을 끊어도 정상 혈당을 유지할 수 있다. 약 부작용이 1이라면, 혈당 조절로 얻는 이득은 10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운동은 혈당을 조절해 주고 합병증 위험을 낮추며 체중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다만, 당뇨환자가 무작정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저혈당 등의 위험요인이 있다. 따라서 운동의 종류나 강도, 횟수는 전문의의 소견 및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