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양성자치료
박 희 철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간암센터) 교수
1. 서 론
간 부위를 포함한 소화기암의 방사선치료는 매우 높은 정확성과 정밀도가 필요하다. 주변의 정상 장기인 간, 위장 및 십이지장, 소장, 신장 등은 비교적 방사선에 취약한 장기인데 특히 간암 환자 중 간경변증이 함께 있는 경우 정상 장기가 방사선에 대해 견디는 정도가 매우 낮아진다.
이처럼 주변의 장기가 방사선을 잘 견디지 못하는 경우 치료할 종양 부위에 적정 방사선량을 투여하면서도
주변 장기에 방사선 영향은 최소로 줄이기 위한 높은 정확성과 정밀도가 필요하게 된다.
특히 간 부위는 환자들의 호흡으로 인해 위치가 많이 변하는 대표적인 장기인데, 호흡으로 인한 간의 움직임은 방사선치료 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암 종양의 정확한 위치를 잡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로인해 암 종양의 부위보다 조금 더 넓은 부위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간암에 대해 양질의 방사선치료를 하는데 있어서 위에 언급된 여러 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간암치료의 방사선치료 역할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이 것은 방사선치료 기술의 최근 발전에 힘입은 바가 매우 크다. 특히 양성자치료는 간암의 치료에서 방사선치료의 역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치료 방법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번 강좌에서는 간암의 방사선치료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는 양성자치료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2. 간암의 방사선치료
간암의 경우 B, C형 간염 혹은 음주로 인한 간경변증 등과 연관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암 자체에 대한 치료 이외에도 간염 및 간경변증의 치료와 간 기능 유지가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기존의 일반적인 방사선치료 방법으로 간암을 치료할 때는 치료 후에 간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여 간 기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방사선량을 필요한 수준에 못 미치게 투여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기대하는 충분한 정도의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부작용을 감수하고 치료할 수밖에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
최근에 방사선치료 분야는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특히 세기조절방사선치료,영상유도방사선치료, 호흡연동방사선치료 등 일반인이 듣기에 좀 생소할 수도 있는 최첨단 방사선치료 기법을 활용하여 간암처럼 방사선치료에 난관이 있는 경우에도 높은 치료 정확성과 정밀도를 추구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런 발전을 통해 방사선치료가 국내의 간암 진료 가이드라인에 치료 방법으로 포함되고, 완치 목적의 치료인 수술이나 고주파 열치료를 할 수 없는 환자에서는 임상에서 공인된 치료 방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간암의 방사선치료는 단기간에 국소적으로 종양을 소작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방사선량을 투여하는 정위절제방사선치료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정위절제방사선치료는 현재까지의 임상 연구 결과를 볼 때 수술이나 고주파 열치료처럼 아주 장기간의 국소 제어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간기능이 Child-Pugh 등급으로 A등급에 속하는 비교적 간기능이 양호한 환자에서는 매우 안전한 치료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방사선치료가 말기 간암 환자에서 완화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완치가 가능한 병기의 환자에서도 수술이나 고주파 열치료가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근치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3. 양성자치료의 원리
양성자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소립자인 양성자를 높은 에너지로 빛의 속도의 60%까지 가속시켜 빔을 발생해 빠른 속도로 암이 생긴 부위에 쏘아서 암 조직을 파괴하는 최신 치료 방법이다. 기존 방사선치료와는 달리 양성자가 몸속을 통과할 때 정상 조직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효과는 더욱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성자치료의 원리는 양성자 빔이 인체를 통과할 때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이 통과하다가 암 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체내 에너지 흡수가 절정에 도달하고 암 조직을 지나치는 순간 바로 그 자리에서 소멸되는 고유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물리적 특성을 브래그최대점(Bragg peak) 현상이라고 하는데 양성자치료기를 비롯한 입자선치료기만의 고유한 특성이다.
양성자치료는 기존 방사선치료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고형암에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기존의 방사선치료에 적응이 되는 암종에는 모두 적용이 가능하다. 이미 소아암, 폐암, 간암, 두경부암, 전립선암 등에서는 양성자치료기 도입이 활발한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국가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정밀한 타격이 요구되어 기존 엑스선치료로는 큰 효과를 내지 못했던 안구암 및 뇌나 척수의 척삭종 등에서는 기존의 방사선치료에 비하여 질병 완치 효과가 월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암의 치료에 적용할 경우 양성자 빔이 종양 앞쪽의 정상 간 조직을 그대로 통과하므로 부작용이 미미하고 종양 뒤쪽의 간 조직에는 양성자 빔이 이미 소멸되어 특히 간암의 방사선치료에서 정상 간 조직의 손상을 획기적으로 줄여줌으로써 간암의 치료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4. 간암의 양성자치료
간암의 치료 방법의 선택은 특히 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각각의 치료 방법별 능력에 따라서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양성자치료는 간 기능의 보존 측면에서 기존의 X-선을 이용한 현존하는 첨단 방사선치료 기법보다 매우 비교 우위가 있는 매력적인 간암 치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산발적인 치료 결과의 보고가 이루어지고 있다. 장기간 국소제어율은 74-100%로 평가되고 있으며 5년 생존율이 26-39%로 보고됐다. 그러나 수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 기능이 양호한 단일 종양을 치료한 결과 분석에서는 5년 생존율이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고되어 잠재적으로는 수술이나 고주파 열치료와 같은 완치 목적의 치료로 사용할 수 있을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양성자치료가 무혈성 치료 방법으로써 환자분들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큰 장점이 있다는 점도 말씀을 드려야 할 부분이다. 또한, 기존에는 아무런 치료 방법을 시도하기 어려웠던 간 기능이 Child-Pugh 등급으로 B 혹은 C 등급에 속하는 일부 환자에서도 치료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보고가 된 바가 있어 기대를 하게 되는 부분이다.
5. 맺음말
전통적으로 간암에서는 수술이 대표적인 치료 방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최근 임상 종양학 분야의 발전으로 수술 이외에 다양한 대안적 치료 방법이 발전되어 왔고, 이런 대안적 치료 방법의 일환으로 간암에서는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국소소작술이 대표적인 근치적 치료법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또한 수술 및 국소소작술 등의 완치 목적의 치료가 불가능한 간암의 경우 간동맥화학색전술, 표적치료제 등을 근간으로하는 다양한 고식적치료 방법이 삶의 질 향상과 생존기간 연장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방사선치료는 다른 장기의 암에 대해서는 아주 우수한 치료 성적을 입증해 왔음에도 불구하고,주위에 방사선에 민감한 장기가 가깝게 분포하는 간암에서는 역할의 확대가 매우 더딘 경향이 있다. 그러나, 양성자치료는 특유의 물리적 특성 때문에 주변 장기의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최근 간암의 치료에서 아주 큰 가능성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간암 치료의 발전에 양성자치료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암 치료의 역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암의 파괴와 소멸에 집중하던 시대로부터 삶의 질을 유지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최대의 종양 치유 효과를 얻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양성자치료가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번 강좌를 통해서 방사선치료 전반에 대한 인식 개선과 동시에 양성자치료에 대한 이해가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자료출처: https://cafe.naver.com/f7813101/14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