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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병용, 간암 1차 공략 가능할까

암사랑 2020. 4. 22. 11:37

면역항암제 병용, 간암 1차 공략 가능할까

높은 반응률 및 완치 가능성 보유...독성과

가격은 해결해야 할 숙제

간암 1차 치료 적응증 확대를 위한 면역항암제들의 행보가 본격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여보이-옵디보(성분명 이필리무맙-니볼루맙)

가 각각

간세포성암에서 우수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며 새로운 간암 치료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표적항암제들과는 달리 그간 면역항암제들은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의 장벽을 넘어서지 못한 채 고배를 마신 바 있어,

티센트릭과 여보이-옵디보 병용요법의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 티쎈트릭-아바스틴(상)과 옵디보-여보이

(하)면역항암제, 간암에서 치료 효과 입증

먼저 티쎈트릭은 지난해 12월 아바스틴과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를 입증한 3상 임상인

IMbrave150 연구를 발표하며 간암 공략에 나섰다.

IMbrave150 연구 결과 티쎈트릭-아바스틴 투여군은 넥사바 투여군 대비 전체 사망 위험(OS)은 42%(HR, 0.58; 95%

CI, 0.42-0.79; P=0.0006), 질병 악화 또는 사망 위험(PFS)은 41%(HR, 0.59; 95% CI, 0.47-0.76; P <0.00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군의 PFS 중앙값은 6.8개월로,

넥사바의 4.3개월 대비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이며 우월성을 입증했다.

OS의 경우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군은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고, 추적 기간내 중앙값은 8.6개월이었다.

넥사바 투여군의 OS 중앙값은 13.2개월

이었다.

반응률도 티쎈트릭-아바스틴 투여군은 27%

로,  넥사바(12%)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면역항암제 가운데 임상 3상에서 간암 1차

치료 효과를 입증한 약물은 티쎈트릭이

처음이다.

더욱이 넥사바 대비 비열등성이 아닌,

우월성을 입증한 최초의 약물로 기록됐다.

여보이-옵디보 병용요법도 2019년 미국임상암학회(ASCO)에서 발표된 1/2상

임상인 CheckMate-040 연구를 바탕으로

지난 3월 FDA로부터 간암 2차 치료제로 신속 승인을 받으며 간암 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여보이-옵디보 병용요법은 최근 간암 1차 치료에서 넥사바 대비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한 CheckMate-9DW 3상 연구를 시작한 상태다.

CheckMate-040 연구는 A군(3주마다

옵디보 1mg/kg + 여보이 3mg/kg * 4회

치료 후

2주마다 옵디보 240mg 치료(n=50)), 

B군(3주마다 옵디보 3mg/kg + 여보이

1mg/kg * 4회 치료 후

2주마다 옵디보 240mg 치료(n=49)), C군(2주마다 옵디보 3mg/kg + 6주마다

여보이 1mg/kg 치료(n=49))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연구 결과 여보이-옵디보 병용요법의 전체 반응률은 31~32%로 각 군에서 모두 높았고

24%의 환자는 종양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에서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은 4.6~30.5개월이었으며,

이 중 88%는 6개월 이상, 56%는 12개월

이상, 31%는 24개월 이상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평균 생존 기간은 A군이 22.8개월, B군이 12.5개월, C군이 12.7개월이었으며,

완전관해율은 A군이 8%, B군이 6%, C군 0%로 나타났다.

이에 FDA에 승인된 약물의 용량과 투약

스케줄도 A군과 동일하게 결정됐다.

의료계, "간암 1차 치료 효용성 논하기는

아직 일러"

이렇듯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간암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간암 1차 치료로 면역항암제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다.

우선 티쎈트릭-아바스틴은 효과와 독성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약가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A 교수는 티쎈트릭-아바스틴 연구 결과가 발표된

지금,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가 좋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

다만 이미 넥사바와 렌비마가 1차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만큼 비용효과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넥사바와 티쎈트릭-아바스틴의

OS 그래프가 많이 차이가 나지만,

장기적인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우월한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

시간이 지날수록 헤져드레이셔(HR)가

올라가고,

두 군간의 서바이벌 그래프의 간격도 지금

보다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달 기준 넥사바의 약가는

약 200만원, 렌비마는 250만원 수준이다.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약가는 10~12만원 

정도로 면역항암제의 약가와 비교하면

1/2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IMbrave150 연구와 동등한 용량으로 현재 국내에 출시된 티쎈트릭-아바스틴의 약가는

한 싸이클(3주)당 약 480만원.

이는 면역항암제들 중에서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기존 표적치료제에 비해서는

상당히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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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B 교수도 "티쎈트릭-아바스틴이 간암 1차 치료제로

쓰이기 위해서는 OS 데이터가 넥사바 대비 월등히 좋아야 할 것"이라며 "

OS 값이 기존 표적항암제와 2~3개월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면 티쎈트릭-아바스틴은

1차 약제가 아닌 2차 약제로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는 반대로, 임상에서 보여준 효과만으로

도 티쎈트릭-아바스틴의 1차 치료 효과가

충분히 검증됐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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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학병원 혈액종양내과 C 교수는

OS데이터가 중요하지만,

반응률과 PFS값도 무시할 수 없다"며 "

티쎈트릭-아바스틴은 반응률에서 넥사바

대비 2배,

PFS는 1.5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독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1차 치료제로의 효용성을 충분히 입증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가가 표적항암제에 비해 비싼건 사실이지만, 티쎈트릭와 아바스틴 모두

가격을 많이 인하한 상태"라며 "

타 면역항암제 단일요법 수준으로 약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비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여보이-옵디보는 티쎈트릭과 달리 약가

부담은 적지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내야 하는 상황이다.

A 교수는 "여보이-옵디보는 간암 환자가 치명적일 수 있는 부작용 발현 빈도가 높게 나타난 만큼 일종의 도박과도 같다"며 "

더욱이 지금까지 2상에 성공한 약제는

많지만 3상에 성공한 약제는 극소수인 만큼

여보이-옵디보도 3상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여보이-옵디보 병용요법은

CheckMate-040 임상에서 전체의

약 37%의 환자에서 3/4등급 치료 관련 부작용이 나타났으며, 3/4등급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의 비율은 5%정도였다.

전체 환자에서 간수치 상승이나 간염과 같은 간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도 30% 가량이었다.

FDA에서 승인을 받은 A군은 투약 기간이 B군이나 C군에 비해 길었던 만큼

53%의 환자에서 3/4등급 부작용이 발생

했으며, 환자의 22%는 독성으로 치료를 중단했다.

C 교수도 "CheckMate-040 연구는 1/2상 임상으로 1상에서 효과를 보인 환자들이

2상에 참여한 것"이라며 "

결국 임상에 참여한 환자 선정을 굉장히 제한적으로 했다는 의미로,

일반적인 간암 환자들에게 이러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제한적인 부분들이 많음에도

여보이-옵디보 병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는 FDA 승인 때문"이라며 "

3상 임상에 성공한 티쎈트릭-아바스틴도 아직까지 FDA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여보이-옵디보가 승인을 받았다는 것은 

10%에 육박하는 완전관해율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B 교수는 "여보이-옵디보는 독성이 심하고 OS값도 기존 표적항암제들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했다"며 "

하지만 여보이의 경우 4회만 투여하기 때문에 이후 가격적인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 것"

이라고 평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면역항암제는 올커머인

경우 반응을 보이는 환자 비율이 15% 가량이지만,

여보이-옵디보는 3상을 통해 이 수치를 30%까지 올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

반응률 30%대를 유지하면서 효과를 지속

할 수 있다면 독성을 버틸 수 있는

환자들에게는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