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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B형간염 환자를 위한 3가지 당부

암사랑 2020. 3. 25. 08:30

만성 B형간염 환자를 위한 3가지 당부

-헬스조선 편집팀-

우리나라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만성 B형간염입니다. 요즘 같이 의료기술이 발달해 있고, 우리나라 역시 사회·경제적으로 예전보다 훨씬 발전해 있음에도 '만성 B형간염 환자가 많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하면 다들 의아해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는 유병률 3~4%로 한국 인구 중 약 200만여 명이 바이러스 보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바이러스 보유자 역시 200만여 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구가 한국의 6배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놀랄 수밖에 없는 수치입니다.

다행히 만성B형간염 백신 접종이 전 국민에게 이뤄지면서 우리의 후대에는 만성B형간염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수가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던 중년 세대 이상은 보균율이 심각합니다. 2008년 질병관리본부 조사결과 10세 이상의 B형간염 s항원 양성율은 전체 3.0%이나 40대 이상에서는 남자 6.2%, 여자 4.4%로 남녀 모두 B형간염 s항원 양성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필자가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에게 꼭 당부하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증상이 없어도 꾸준히 관리해야 합니다는 것입니다. 간은 침묵의 장기입니다.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환자가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아 간의 상태를 잘 모니터링 해야 합니다. 특히, 만성 B형간염의 중요 지표 중 하나이지만 간과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바이러스 DNA 농도입니다. 혈중 바이러스 DNA 농도를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자신의 수치를 파악하여 변화를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치료하면 간암으로의 진행을 크게 줄일 수 있으나 아직 이를 잘 모르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B형간염이 무서운 이유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섬유화’현상 때문입니다. 간섬유화는 간 조직이 섬유화되어 딱딱해지는 것으로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데, 간섬유화가 무서운 이유는 단지 합병증 때문만이 아닙니다. 간섬유화는 간암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섬유화가 진행되면 간경변증이 되고 결국 간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B형간염의 치료목표는 바이러스를 억제하여 간섬유화를 막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 출시된 치료제 중에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통해 섬유화를 방지할 뿐 아니라 이미 진행된 섬유화를 되돌리기 까지 하는 임상자료를 가진 것도 있습니다. 환자는 꾸준한 치료를 통해 간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의료진과 향후 치료 계획을 세우길 권합니다.

셋째, 복용방법이 조금 까다롭더라도 약을 거르지 않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꾸준한 약복용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약의 경우 공복상태에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식과 함께 복용할 경우 체내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사회생활을 하는 등 환자 상황에 따라 꾸준한 약복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편하다는 이유로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는 것은 자칫 간암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복여부에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한 약들도 있으므로, 어려움이 있다면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B형간염 바이러스 질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과 치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하고 싶습니다. 심지어 현재 치료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 환자를 볼 때면 의료진 입장으로서는 매우 안타까울 뿐입니다. B형간염은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질환이 아닙니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더욱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치료하는 능동적인 자세를 환자 스스로 갖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