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담관에 있다면 적극 제거를… 간외 담석, 담관염 유발할 수도 내시경으로 쉽게 빼낼 수 있어
담석(膽石)이 오래 되면 암(癌)으로 변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일부 맞는 얘기이다. 담석은 성인의 10~ 15%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지만, 담석의 위치〈그래픽〉에 따라 암 위험이 있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는 "담낭에 있는 담석은 복통·발열 등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큰 문제가 없지만, 담관에 생긴 담석은 담관암, 패혈증 등의 위험이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낭 담석=담낭에 담즙이 고이면 콜레스테롤 등 구성 성분 중 일부가 농축돼 담석이 된다. 담낭 담석은 대부분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며, 80%는 평생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낸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서동완 교수는 "담낭에 염증이 생겨 복통 등의 증상이 있거나, 담석의 자극으로 인해 담낭벽이 석회화 돼 도자기처럼 딱딱해졌거나, 3㎝ 이상의 담석을 20년 이상 오래 가지고 있었다면 담낭 제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외 담관 담석=담관은 간-담낭-십이지장 사이를 연결하는 관이다. 위치에 따라 간내 담관과 간외 담관으로 구분한다.
담낭 담석이 있는 사람이 복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담낭을 떼는 수술을 해야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권혜인
간외 담관 담석은 담낭에 있는 담석이 담관으로 빠져나가거나, 담관에서 독자적으로 생긴 것이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박세우 교수는 "간외 담관은 지름이 1㎝ 미만으로 얇아 담석이 조금만 커져도 결국 담관을 막는다"며 "담관이 막히면 담즙 배출이 안 되면서 황달이 생길 수 있고, 담관염이 생겨 간까지 염증이 올라가면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외 담관 담석이 발견되면 시술로 비교적 간단히 제거한다. 내시경으로 십이지장까지 접근한 뒤 담관에 조영제를 투여, 담석의 위치를 확인하고 긁어서 빼내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관 조영술(ERCP)'을 주로 한다.
▷간내 담관 담석=간내 담관은 여러 개의 가지로, 간 속에 뻗쳐 있다. 간내 담관 담석이 무증상이면 치료 없이 추적관찰한다. 서동완 교수는 "간내 담관 중에서도 큰 담관에 담석이 박히면 담즙의 흐름을 방해하고 간 손상 위험이 있어 담석을 빼는 치료를 한다"고 말했다.
치료는 내시경으로 담석을 빼기도 하지만 성공률이 50%에 불과하다. 수술로 담관이 있는 간의 일부를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 동석호 교수는 "담석 때문에 간이 위축돼 있으면 담관암이 생길 위험이 높으므로 적극적으로 담석을 제거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며 "간내 담관 담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5%가 담관암으로 발전한다"고 말했다. 담관암은 생존율이 10% 남짓에 불과한 독한 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