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도암 수술·재수술 후 10년~ 김영례 씨 인생 역전기
2019년 희망가
다들 죽는다고 했다.
담도암 수술 후 두 달 동안 물 한 모금도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목에 구멍을 뚫어 호스로 물과 영양을 공급했다.
설상가상 11개월 후에는 담도암이 재발하여 재수술까지 받았다.
누가 봐도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하루하루가 생사의 고비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담도암 수술과 재수술로 생사의 기로에 섰던 김영례 씨(66세)는 10년째 장기 생존하며 “암으로 인해 오히려 더 행복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글 | 허미숙 기자
2008년 3월에…
두세 달 전부터 시작된 몸살감기가 떨어지지 않았다. 광주광역시 소재 동네 의원에 영양제를 맞으러 간 것도 그래서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영양제를 맞는데 갑자기 춥고 오한이 들면서 까무러졌다.
부랴부랴 내과병원에 입원을 했다. CT도 찍고 이것저것 검사도 했다. 그런데 검사 결과가 채 나오기도 전에 온몸이 노랗게 변해갔다. 황달이라고 했다.
그 후의 일은 지금 생각해도 서늘하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는 걸 실감했다. 김영례 씨는 “CT 결과를 본 담당의사가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주사바늘을 꽂고 서울 대형병원으로 향했다.”고 말한다. 황달로 온몸이 노랗게 된 채.
그렇게 도착한 병원에서 비로소 듣게 된 병명은 ‘담도암’이었다. 김영례 씨는 “그 당시 담도가 뭔지도 몰랐다.”고 말한다. 간 뒤쪽에 있는 길이라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고 한다.
너무도 갑작스레 담도암 진단을 받았지만 상황은 별로 좋지 않았다. 황달 때문에 수술을 할 수 없었다. 김영례 씨는 “한 달 동안 황달을 치료하고 어렵게 수술을 할 수 있었다.”며 “위, 십이지장, 쓸개, 췌장 등 여러 장기의 일부도 함께 절제하는 대수술을 했다.”고 말한다. 장장 13시간에 걸쳐. 2018년 3월의 일이었다. 그때 그녀 나이 55세였다.
두 달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면서…
수술로 힘든 고비는 넘긴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김영례 씨는 “담도암 수술 후 물 한 모금도 마실 수 없는 처지가 돼버렸다.”고 말한다.
췌장이 아물지 않았다. 진물이 계속 나왔다. 병원에서는 “췌장에 부작용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니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었다. 목에 구멍을 내고 호스로 물을 공급했고, 영양도 공급했다.
기가 막혔다. 주사바늘을 주렁주렁 매단 채 꼼짝달싹 못 하는 신세가 믿기지도 않았다. 그런 상태가 두 달이나 계속되자 다들 수군거렸다. 못 살 것 같다고. 의사도 그런 눈치였다. 극히 드문 케이스라면서.
김영례 씨는 “그때 신앙의 힘이 없었다면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걸 맡겼다고 한다. 생사까지도. 하루 종일 기도하고 성경 말씀을 들으면서 죽음 같은 고통도 참아냈다고 말한다.
그런 덕분이었을까? 황달까지 겹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두 달 만에 췌장에서 나오던 진물이 잡히면서 꽂았던 주사바늘도 하나씩 빼기 시작했다.
담도암 수술과 재수술로 하루하루 생사의 고비를 맞았던 김영례 씨는 암으로 인해 더 건강한 삶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
김영례 씨는 “수술한 지 5개월 만에 비로소 병원문을 나설 수 있었다.”며 “걷지도 못하는 몸이었지만 살아난 것만도 기적처럼 느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새로운 시련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2009년 4월에 …
걷지도 못하는 몸으로 퇴원을 한 지 8개월 만의 일이었다. 하루하루 죽으로 연명하며 실날 같은 희망을 다시금 품던 때였다. 움직여야 살 수 있다며 하루는 50m, 하루는 100m를 걸으며 차츰차츰 거리를 늘려가던 때였다.
병원에는 2개월마다 가서 정기체크를 했다. 2009년 4월에도 정기체크를 했다. 정기체크 후 담당의사는 김영례 씨에게 말했다. “영상 기록은 별 이상이 없는데 암수치가 계속 오르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그 말이 걸렸지만 별일 아니겠지 했다. 수술한 지 11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그 사이에 또다시 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기체크 후 3일째 되던 날 담당의사가 급히 호출을 했다. 불안한 마음으로 달려간 김영례 씨에게 담당의사는 “재수술을 하자.”고 했다. 전이가 된 것 같다면서. 말문이 막혔다. 억울한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수술을 하고 싶진 않았다. 죽음 같은 고통을 또다시 맛보고 싶지 않았다. ‘모든 걸 포기해버릴까?’ 그런 생각을 하는 김영례 씨에게 담당의사는 말했다. “내 가족이라면 시급히 수술을 받게 하겠다.”고. 2009년 4월 20일 김영례 씨는 결국 담도암 재수술을 받았다.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도 해야 했다.
죽으러 들어간 곳에서 생명을 얻기까지
담도암 수술 11개월 만에 또다시 재발, 그리고 이어진 항암과 방사선 치료! 이 혹독한 시련에서 과연 견뎌낼 몸이 있을까?
김영례 씨가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끝내고 무등산 자락에 있는 무등산생태요양병원으로 들어가자 다들 ‘죽으러 간다.’고 생각한 것도 그래서였다. 거동도 못 하는 몸으로 기어서 들어간 곳이었다. 집안 정리도 끝내고 주변 정리도 끝내고 들어간 곳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모두의 예상도 보기 좋게 빗나갔다. 김영례 씨는 “죽으러 들어간 곳에서 새 생명을 얻었다.”고 말한다. 건강 회복의 산실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기사회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어땠길래? 이 물음에 김영례 씨는 크게 5가지를 알려준다.
첫째,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아침 6시에 일어나 시간에 맞춰 운동하고, 시간에 맞춰 식사하고, 시간에 맞춰 면역프로그램도 실천했다. 반드시 밤 10시에는 잠자리에 드는 생활이 규칙적으로 이뤄지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둘째, 항암식사 하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서리태를 불린 뒤 살짝 삶아서 만든 따뜻한 콩물을 한 잔 마셨다. 저녁식사 전에는 당근, 사과, 레몬 등으로 만든 해독주스도 한 잔을 꼭 마셨다. 날마다 신선초, 케일, 비트 등을 갈아서 만든 녹즙도 꼭 마셨다. 세끼 식사는 영양이 조화를 이룬 균형식을 먹었고, 항암식품 위주로 차려진 면역력 회복 식사를 했다.
셋째, 날마다 운동하기
처음에는 몇 발자국 걷기도 힘들었다. 날마다 엉금엉금 기어서 뒷산을 올랐다. 10미터를 걸었으면 그 다음 날은 20미터를 걸었다. 4~5개월 만에 뒷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게 되면서 건강도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몸의 회복속도가 빨라지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운동했고, 날마다 빼놓지 않고 실천했다.
넷째, 면역력 회복을 위해 노력하기
일라이트 찜질도 하고 비파뜸도 뜨면서 떨어진 면역력 회복에 힘썼다. 면역력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면역증강제 셀레나제, 고농도비타민 C요법, 고주파온열치료 등도 그때그때 활용했다.
다섯째, 날마다 감사기도 하기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요양할 수 있는 것에 감사했다. 혹독한 시련에도 죽지 않고 살아있음은 모두 하나님의 축복으로 여겼다. 생사는 신의 뜻에 맡기고 건강 식단을 먹고 운동을 하면서 날마다 찬양하고 감사기도를 했다.
이런 생활을 장장 5년 동안 했을 때 김영례 씨는 담당의사도 깜짝 놀라게 할 만큼 변해 있었다. 죽어야 할 사람이 살았다고 놀라워했다.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면역력도 회복했다. 암 재발과 전이의 두려움에서도 벗어났다.
2014년에는 암이 완전 소실되었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5년 암 생존자의 대열에도 이름도 올렸다.
김영례 씨는 “담도암 재수술 후 5년이 지난 2014년 영상기록이나 혈액검사 등 모든 병리적 해부학적 검사에서 암이 완전 소실되었다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며 “담당의사가 제 경우를 논문으로 쓰고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한다. 너무도 힘든 케이스였는데 회복된 것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2019년 5월 현재 김영례 씨는…
담도암 수술에 재수술까지 힘든 고비를 넘기고 5년 암 완치 판정을 받았던 김영례 씨!
그로부터 또다시 5년이 지난 2019년 5월 광주에서 만난 김영례 씨는 활기 넘쳐 보였다.
“건강은 어떠세요?” 이 물음에 김영례 씨는 “암 걸리기 전보다 오히려 더 건강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담도암 재수술 후 무등산생태요양병원에서 실천했던 면역력회복요법들을 지금도 여전히 실천하면서 그런 것 같다고 좋아한다.
면역력 강화를 위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산에 오르는 김명례 씨, 암 완치 판정을 증명하듯 무척 건강한 모습이다. |
· 지금도 여전히 날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정해진 시간에 운동도 한다. 주변에서 힘들지 않냐고 하지만 습관이 돼서 오히려 하지 않으면 더 불편하다는 게 그녀의 귀띔이다.
· 날마다 항암식단도 챙겨 먹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콩물부터 마신다. 또 당근 10개(삶아서) + 사과 1개, 레몬 2개, 무 반개를 갈면 10봉지가 나오는데 이렇게 만든 해독주스도 하루에 5봉지씩 먹는다. 신선초 1kg + 케일 1kg+ 비트 500g +양배추 반통, 레몬 2개를 녹즙기에 짜면 10봉지가 나오는데 이렇게 만든 녹즙도 하루에 5봉지씩 먹는다. 브로콜리, 고구마, 감자는 항암식으로 즐겨 먹는 식품들이다.
· 날마다 운동도 빼놓지 않고 한다. 아침 먹고 집 주위에 있는 삼각산은 하루도 안 빠지고 간다. 1시간 30분 정도 산책을 한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산책을 한다.
·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을 찬양하는 생활을 한다. 새 생명을 주신 신께 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김영례 씨는 “이런 생활이 재발도 없이 전이도 없이 10년간 장기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이 된 것 같다.”며 “오히려 암이 고맙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암으로 인해 오히려 더 행복한 인생 2막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암 환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분명하다. 철저한 면역 관리의 중요성이다. 암 재발을 막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한다. 암 예방을 위해서 누구나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김영례 씨는 “건강은 정말 작은 노력으로도 챙길 수 있다는 걸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터득한 결론”이라며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을 위해서 기꺼이 그 작은 노력들을 했으면 한다.”고 당부한다.
허미숙 기자 kunkang198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