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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MRI촬영 후 알쏭달쏭 의학용어 ‘핵심 풀이’

암사랑 2020. 1. 2. 08:43

[스마트 인터벤션] 간암 MRI촬영 후 알쏭달쏭 의학용어 ‘핵심 풀이’

중장년층에 접어들면 누구나 주기적으로 MRI 촬영 등 보다 심층적인 검진을 받기 마련이다. 문제는 검진 후 의사로부터 설명을 들어도 무슨 말인지, 어떤 상태인지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환자에게 설명하다가 ‘너무 어렵지 않았나’ 걱정하곤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연말, 유독 고생하는 간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MRI를 촬영한 뒤 (특히, 간염이나 간경변이 있는 환자에서) 비교적 흔히 관찰되는 병변들을 소개한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알면 도움이 될 소견을 중심으로 핵심적인 내용만 정리해봤다.

◆단순낭종

단순낭종(simple cyst)은 쉽게 말해 ‘물혹’이다. 드물게 악성종양(암)인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단순낭종이다. 이름이 시사하듯 양성종양으로서 큰 의미는 없다. 지나가는 사람 10명을 붙잡아 검사해보면 대략 3~4명에서 발견될 정도로 매우 흔하다. 이렇다보니 일부 의사들은 물혹이라는 말보다 ‘물집’으로 표현할 정도다.

단순낭종은 대개 수㎜~수㎝ 수준의 작은 크기이고, 임상적인 의미가 없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단순낭종이라도 흔치 않게 10~20㎝로 커지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파열의 위험 때문에 위치에 따라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매우 드물게 다낭성간질환인 경우도 있다.

이는 선천적으로 수없이 많은 낭종이 간을 꽉 채워 간기능을 떨어뜨리거나 출혈을 일으키는 등 합병증을 유발한다. 물혹 형태로 발현되는 담관 기원의 악성종양도 있다. 이 역시 극히 드문 사례인 데다가, 초음파나 MRI검사 등으로 구별하는 소견이 알려져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혈관종

혈관종(hemangioma)은 단순낭종 정도는 아니지만, 꽤 흔한 양성종양이다. 이는 간의 혈관성분에서 기원한 병변이고, 미세한 혈관들이 둥글게 뭉쳐있는 형태를 띤다.

초음파 검사에서도 특징적인 형태로 나타나나, 초음파 소견만으로는 다른 종류의 간세포암·간전이암 등 악성종양과 구별이 어려워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영제를 사용한 CTMRI검사가 불가피하다. 혈관종은 역동적 조영증강 방식의 CTMRI 촬영에서 전형적인 소견을 보이는 만큼 다른 종양과 쉽게 구분된다.

다만 혈관종이 아주 작은 경우 조영증강 CT에서는 간전이암 등 다른 종류의 종양과 구별이 까다로워 이때는 MRI를 시행하기도 한다. MRI에서 혈관종으로 진단됐다면 거의 대부분은 양성 혈관종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혈관종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은 커질 수 있다. 드물게 혈관종처럼 보이지만 매우 드물게 혈관육종(angiosarcoma)이거나 유상피혈관내피종(epithelioid hemangioendothelioma)처럼 악성 혹은 경계성 악성종양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CTMRI로 혈관종이 진단됐더라도 추적검사를 통해 확실한 결과를 체크해야 할 필요도 있다.

◆동문맥 단락

동문맥 단락(arterioportal shunt, AP shunt)은 이름조차 생소할 것이다. 이는 간의 주요혈관인 간동맥·간문맥 말단의 미세한 부위에서 비정상적으로 서로 연결된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일 경우 서로 연결되어서는 안 된다.

동문맥 단락 소견은 정상간보다는 간경변 상태에서 조금 더 호발하는 경향이 있다. 일시적으로 생겼다 사라지기도 하고, 크기 변화 없이 지속되기도 하고, 때로는 커지기도 한다. 다만 기능적으로 이상이 없고, 전암성 병변도 아니기 때문에 임상적 의미는 적다. 드물게 간세포암이 아주 초기에 동문맥단락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 추적검사에서 커지거나 경계가 명확해지면 더욱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는 있다.

◆간세포암

간세포암(hepatocellular carconoma, HCC)은 대부분 B형·C형 간염이나 이로 인한 간경변이 생긴 경우 발생한다. 이는 흔히 간경변 등으로 간기능이 저하됐을 때 발생한다. 간염·간경변이 주요 위험인자인 만큼 6개월마다 시행하는 초음파 및 종양표지자(AFP, PIVKA-II)를 통한 정기검진이 관건이다.

이후 이상이 발견되면 CTMRI 등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세포암으로 한번 진단받은 사람은 3개월 간격으로 조영증강 CTMRI를 시행하는 게 좋다. 정확도는 MRI가 더 높은 편인데, 비용 문제가 있다보니 대체로 CT촬영 후 문제가 생기면 이후 MRI를 찍게 된다.

MRI 기술이 발달하며 수㎜의 아주 작은 초기암도 쉽게 진단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프리모비스트’(성분명 gadoxetic acid)라는 간특이 MRI 조영제 및 3T MRI로 검사하면 5㎜ 정도의 간세포암도 진단가능하다. 초기암은 고주파열치료 등 비수술적인 치료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작은 간세포암이 발견되는 경우 바로 치료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크기가 너무 작을 경우 치료를 몇 달 미뤄 암세포가 조금 더 잘 보이게 되면 치료하기도 한다. 한편, 간세포암은 흔히 간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간절제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고 이를 대체하는 다양한 종류의 비수술적 치료법이 발달했다. 고주파열치료(경동맥화학)색전술, 방사선치료 등을 들 수 있다.

이밖에 극초단파소작술, 냉동소작술, 방사선색전술, 양성자치료, 중입자치료, 항암제 치료, 면역치료, 간이식술 등 매우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한다. 이는 간세포암 및 간기능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단독으로 쓰거나 병행해 치료한다. 간세포암에 다학제적인 치료접근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김영선 민트병원 이미징센터장(영상의학과 전문의), 정리=정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