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암 후유증, 림프부종 방치하면 보행장애에 우울증까지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자궁경부암 수술을 받았던 최 모씨(44·여)는 얼마 전 갑자기 왼쪽 다리가 붓고 아픈 증상을 겪어 인근 병원을 찾았다. 담당 의사는 수술 후 팔·다리가 붓는 것은 흔한 증상이라며 많이 걷지 말고, 잘 땐 다리를 높게 유지하라고 일러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리가 점점 더 심하게 부었고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었다. 한 쪽 다리가 코끼리처럼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우울증 증세까지 겪고 있다.
인구고령화와 고열량·고지방 식이로 각종 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암 수술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암 후유증 중 대표적인 게 림프부종이다. 유방암이나 난소암으로 수술받은 환자의 20~30%에서 발생하는 림프부종은 혈액과 세포조직 간 물질대사를 돕고 노폐물을 걸러내는 림프액이 체내에 비정상적으로 쌓여 팔·다리가 붓는 질환이다. 부종이 처음에는 사지의 먼 쪽에서 나타나 차츰 몸의 중심부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암 치료 환자에서 림프부종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암세포의 재발 및 전이를 막기 위해 예방적 림프절제거술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림프 배출로가 손상되는 게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통 유방암 환자는 팔, 자궁암·난소암 환자는 다리에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암치료를 받지 않았더라도 선천적으로 림프 계통에 문제가 있을 경우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 최근엔 문신, 필러, 보톡스, 인공보형물삽입술 같은 미용·성형시술 부작용으로 림프부종이 발생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해외에서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문신에 쓰이는 잉크 또는 미세입자가 혈액이나 림프액으로 유입되거나, 면역계의 식세포작용에 의해 림프절에 축적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 10만명, 미국엔 150만명 정도의 림프부종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완치법이 개발되지 않아 국내 대학병원은 물론 선진국에서도 불치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림프부종 초기에는 걷기, 물건 들기 같은 간단한 동작이 버거워지고 점차 옷을 못 입을 정도로 팔·다리가 붓게 된다"며 "결국 피부가 딱딱해지먼서 피부 보호막 기능이 저하돼 염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피부가 갈라지면서 림프액이 흘러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외형적인 변화 때문에 스스로 위축돼 우울감, 불안감을 겪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림프부종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지고,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 정상으로 되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심 원장은 "팔·다리가 당기면서 아프거나, 사지 근력이 약해지거나, 사지 피부가 열이 나고 붉어지면서 거칠어진다면 림프부종을 의심해보고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연세에스의원은 지방흡입술과 비슷한 원리인 림프흡입술로 혈관 안에 차있는 림프찌꺼기인 림프슬러지를 녹여 밖으로 배출시킨 뒤 림프액이 고이지 않도록 림프관을 재생하는 방법이다.
수술 후엔 LWC(lymph water cleanser)100, LWC500 수액주사를 처방한다. 수액주사는 림프액을 정화하고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고 세포대사를 활성화해 림프순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필요에 따라 줄기세포를 환부에 주입해 조직재생을 유도함으로써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림프부종은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심영기 원장은 "수술 후 팔을 조이는 옷, 장갑, 시계, 액세서리의 착용을 삼가야 한다"며 "욕조에서 목욕을 하거나, 뜨거운 물에 팔을 담그거나, 과도하게 찬 바람에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림프순환을 촉진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팔을 아예 사용하지 않으면 림프선이 퇴화될 수 있어 팔 운동을 약한 강도로 잠깐씩 실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출처] 늘어나는 암 후유증, 림프부종 방치하면 보행장애에 우울증까지|작성자 연세에스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