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안 먹으면 병 아니다? ‘당뇨 전단계’ 안심하다 후회
약 안 먹으면 병 아니다? ‘당뇨 전단계’ 안심하다 후회
공복혈당장애, 내당능장애 방치 말아야…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 필요
김선영 기자 | kim.sunyeong@joongang.co.kr
요즘에는 국가건강검진은 물론 각종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검진을 챙겨 받는 사람이 많아졌다. 덕분에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과 같이 초기 증상이 없어 진단이 어려운 만성질환의 조기 진단이 예전보다 늘었다. 하지만 당뇨병 전기(전 단계), 고혈압 전단계처럼 즉각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추적 관찰이 반드시 필요한 질환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를 테면 대부분의 사람이 건강검진 결과에서 혈당 수치가 조금 높아도 '아직 당뇨병은 아니구나'라고 안심하고 넘긴다. 이런 사람은 평소에 혈당을 스스로 체크하는 경우가 흔치 않아 혈당 조절이 잘 되는지 안 되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이 중 상당수가 추후에 당뇨병으로 진행돼 심근경색·뇌경색과 같은 합병증을 겪게 되면 그제야 본인이 당뇨병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다. 이는 당뇨병 전기라는 질환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당뇨병 전기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공복혈당장애’다. 8시간 이상 금식 시 공복혈당이 100~125㎎/dL일 때(126㎎/dL 이상이면 당뇨병)를 말한다. 다른 하나는 ‘내당능장애’다. 내당능장애는 식후 혈당 조절 장애를 말하며 포도당경구부하시험 두 시간 후 혈당이 140~199㎎/dL일 때(200㎎/dL 이상이면 당뇨병) 해당된다.
당뇨병 전기는 말 그대로 당뇨병의 전 단계다. 이는 당뇨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상태로 결코 ‘당뇨병이 없는(diabetes-free) 상태’가 아니다. 병이 있지만 약물 치료보다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상태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 정상인의 1.5배
실제로 당뇨병 전기 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은 혈당이 정상인 사람의 1.5배다. 그럼에도 대다수가 ‘약을 먹지 않는다=병이 아니다’라고 오해해 관리에 소홀한다. 결국 당뇨병 전기가 당뇨병으로 진행되고 각종 합병증에 시달린다.
따라서 건강검진 결과 공복혈당장애, 내당능장애 결과가 나왔을 때는 안심하지 말고 '당뇨병과 마찬가지인 상태다'라고 생각해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에 나서야 한다.
당뇨병 전기는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와 정기적인 운동, 체중 조절을 포함한 건강관리를 즉각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질병’이다. 당뇨병으로 진행되기 전에 내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임을 명심하고 앞으로 건강검진 결과표에서 혈당 부분을 좀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볼 것을 권한다.
도움말: 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최덕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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