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제를 복용하면 암 발생 위험이 30%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도암의 경우 57%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김홍배 교수팀은 지난 2005년부터 10년간 전 세계에서 진행된 수면제 복용과 암 발생 위험성 역학 연구결과 6편을 분석, 그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6편의 연구에서 관찰한 사람은 총 183만명으로, 수면제를 사용하는 20만명과 사용하지 않는 163만명의 암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면제를 복용한 사람은 암 발생 위험 확률이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2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그룹으로 연구 디자인, 연구 지역, 그리고 연구의 질적 수준별로 나누어 분석하였을 때도 연관성은 유의하게 나타났다.
암의 종류별로 보면 식도암이 57%의 상승으로 가장 높은 위험률을 나타냈으며, 이어서 간암, 신장암, 췌장암, 폐암, 전립선암, 위암 순이었다. 유방암과 뇌종양의 경우도 통계적 유의성이 분명하지는 않았으나, 수면제의 복용과 발생 위험이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자궁경부암, 난소암, 방광암, 대장암, 구강암과는 별다른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수면제 복용에 따른 암 발병 위험은 아시아인에서 더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 유럽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에서는 수면제 복용이 암 위험을 13% 높인 데 비해, 아시아 연구에서는 48%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수면제 종류별로는 졸피뎀 계열의 수면제가 암 발생 위험을 가장 많이 높였으며(1.34배),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은 1.15배가량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홍배 교수는 “수면제 복용이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기전으로는 수면제가 감염을 유발하고, 증가된 감염 정도는 암의 발생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는 점, 수면제 복용이 염증을 일으켜서 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점을 들 수 있다”며 “암의 위험성에 노출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면제 복용을 더 할 수 있는 점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2018년 7월 대한가정의학회지 영문판인 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39권 4호에 게재됐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07/201808070258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