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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The Liver Week 2017'이 시작됐다.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에서 개최되는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는 말 그대로 간암과 간염에서의 신규약 등장으로 활기를 띄었다.
이중에는 B형간염과 C형간염에 대한 선택옵션 증가에 대한 '고무적'인 반응이, 그리고 간암 '완치'를 위한 의사들의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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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치료제의 경우엔 오리지널 제품들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국내제약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학회 부스에서는 B형간염의 양대산맥인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가 터줏대감처럼 등장했다. 그런데 이 두제품은 제네릭 출시와 약가인하 등으로 인해 매출액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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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국산 B형간염치료제들의 출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ST의 '바라클', 삼진제약의 '바카비', CJ헬스케어의 '엔테원', 대웅제약의 '바라크로스', 종근당의 '엔테카벨', 한미약품의 '카비어정' 등이 그 예. 여기에 일동제약은 뉴클레오타이드 계열로는 최초로 국산 신약인 '베시보' 카드를 내밀었다.
하지만 다국적제약사의 공세도 만만하지 않다. 길리어드는 비리어드에서 알라페나미드(TAF) 성분으로 바꾼 '베믈리디'를 내놓았다. B형간염 환자의 고령화에 따라 동반질환 발생 위험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므로, 이를 고려한 처방이 베믈리디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언이다. 베믈리디는 약물 크기를 줄여 복용편의성을 높였고, 중증 신장애/경증 간장애 환자에서 용량조절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TAF 성분의 장점인 신기능과 골밀도의 악영향이 없다는 설명.
내성에 관해서는 비리어드처럼 장기간 데이터는 없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48주 임상데이터 상에서는 내성 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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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소발디'와 '하보니', BMS의 '다클린자'와 '순베프라'가 DAA라는 옵션을 제공한데 이어, 新 치료제로 MSD의 '제파티어'와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가 출시됐다. 이들은 모두 치료율이 높고 기존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병용보다 재발률도 낮다.
이와 함께 국내에 출시된 C형간염 치료제들은 모두 급여에 성공했다. 닥순요법이 1b형에 적용돼 있고, 소발디가 1b형을 제외한 1a형과 2형에 급여가 됐으며 하보니는 1b형을 제외한 1형, 제파티어와 비키라/엑스비라는 1형과 4형이다.
그러나 치료방법과 비용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크게 보면 닥순은 24주, 후발주자의 제파티어와 비키라/엑스비라는 12주 치료다.
가격에 있어서는 시중에 나온 치료제 중에서는 닥순요법이 가장 저렴하다. 오히려 너무 저렴해서 급여가 됨과 동시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이 됐다.
24주를 복용해야하는 1b형의 닥순요법은 다클린자 1일 1회, 순베프라 1일 2회 요법으로 계산해 보면 약제비는 863만 8896원이 된다. 이 중 환자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259만원 정도다. 여기에 소발디와 하보니는 급여가 적용됐음에도 비쌌다. 12주 기준으로 소발디정은 680만원, 하보니정은 900만원을 환자가 부담해야한다.
MSD의 제파티어는 국내에서 워낙 약값이 싸게 책정된 닥순요법보다는 비싸지만 소발디, 하보니의 절반 이하로 낮춘 1정당 130,043원으로 급여권에 들어섰다. 제파티어는 12주만 복용하면 되기 때문에 320만원만 내면 된다. 비키라/엑스비라도 12주를 기준으로 299만원의 본인부담금으로 책정됐다.
아울러 이들 C형간염 치료제는 NS5A 내성 변이(RAV) 검사 대한 유무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 가장 저렴하고 많이 사용되고 있는 닥순요법은 투약 전 NS5A 내성 변이(RAV) 검사를 해야하지만, 나중에 출시된 제파티어와 비키라/엑스비라는 1b형에 있어 사전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먼저 출시된 DAA는 중증 신장애 또는 혈액투석이 필요한 말기 신장 질환 환자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에 신규약들은 안전성과 내성에 대한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간암`에 있어 의사들은 과거에 비해 치료성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높은 편이며, 고위험군에 대한 국가적인 관리가 부족하고 조기검진과 발견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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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초기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조기진단을 통해 간암 부위를 완전히 도려내는 '절제술'이다. 이는 간이식과 함꼐 완치를 위한 확실한 방법이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아스텔라스가 면역억제 약물 'Advagraf'를 홍보했다. 간이식시에 거부반응 예방으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하지만 간암 환자의 10~20%만이 절제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치료제에 조금 더 힘을 싣는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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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분야의 표적치료제로는 바이엘의 '넥사바'가 대표적이다. 출시된지 10년이 된 경구약 넥사바는 전신적 항암요법 치료를 받지 않은 간세포성암 환자에게 생존기간 연장을 보여줬다. 지난 40년간 간세포성암 치료제 개발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생존률 개선 효과를 보이는 획기적인 치료제는 없었다. 이는 해당 학회에서도 많은 의사들이 인정하는 바였다.
하지만 간암 환자 중에는 넥사바로도 치료가 되지 않은 군이 존재했다. 넥사바로도 치료가 되지 않는 간암환자의 치료방법에 대해 최근 개발된 '레고나페닙'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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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2009년 3월 국내에 도입된 비엘엔에이치의 'Drug-eluting(DC Bead, 디씨 비드)'를 활용한 TACE도 주목된다. DC Bead는 고전적인 간동맥화학색전술에 사용되는 독소루비신을 구슬입자에 안정적으로 흡착하는 성질을 갖고있기 때문에 종양 내부에 머물면서 직접적으로 고농도 항암제를 서서히 방출하게 된다. 이는 항암제의 국소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 발생을 감소시켜준다. 비엘엔에이치는 기존 '방사선색전술(Raidoembolization)'보다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TheraSphere(테라스피어)'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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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제약과 대웅제약 간의 간장질환 시장에서의 경쟁도 눈에 띈다. 전문의약품 시장에서는 '고덱스'와 '우루사'가 이미 격돌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고덱스에서 일부 성분을 변경한 일반의약품 '가네진'이 국민의약품 '우루사'와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광고와 데이터 확보라는 전략을 통해 소비자와 의사의 선택을 이끌고 있다.
S대학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앞으로는 간질환을 치료하는데 어떠한 약제 하나만 쓴다기보다, 다양한 병용 요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양한 치료제가 나온다고 한들, 여전히 간암은 치료옵션이 지극히 부족한 질환이다. 이번 학회에서는 신규약들의 여러 임상데이터가 논의가 될 예정이기에 기대감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