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수치, 질환 있어도 절반 '정상'… 절대적 건강지표 아냐
염증 있을 때만 수치 높아져 단순 지방간·간경화 진단 불가
알부민·혈소판 수치 확인해야
B형 간염 보균자인 직장인 정모(57)씨는 운동을 잘 하지 않고, 음주도 곧잘 즐기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 매년 혈액검사로 간수치를 확인했지만, 정상이라고만 나왔다. 그러나 최근 받은 초음파 검사에서 정씨는 의사에게 "심한 지방간이라 방치하면 지방간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간 건강을 염려해 건강검진을 받은 뒤 '간수치(AST·ALT)가 정상이라 괜찮다'며 안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간수치가 정상이라도 간 질환이 있을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지방간 환자 10명 중 6명, 간경변 환자 10명 중 5명가량이 간수치가 정상이라는 세브란스병원 자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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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수치가 정상이라도 간 질환이 있을 수 있는 이유는 AST·ALT가 간이 얼마나 건강한지 알려주는 게 아니라, 염증이 얼마나 있는지 알려주는 수치기 때문이다. 염증으로 손상된 간세포에서는 특정 효소(AST·ALT)가 흘러나온다. 안상훈 교수는 "AST·ALT는 간에 염증이 있을 때만 높아지는 수치"라며 "염증이 없는 단순 지방간이거나, 이미 염증 단계를 지나 간이 다 굳어 버린 간경화라면 AST·ALT 수치가 정상으로 나온다"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진욱 교수는 "비만이거나, 술을 자주 마시거나, 간염 보균자라면 간수치가 정상이라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는 ▲알부민 수치 ▲빌리루빈 수치 ▲혈소판 수치를 봐야 한다.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되는 단백질인데, 간 기능이 떨어지면 알부민 합성이 잘 안돼 수치가 낮아진다. 정상 수치는 3.5~5g/㎗다. 빌리루빈은 간에서 처리하는 우리 몸의 대사 물질인데, 간 기능이 저하되면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수치가 높아진다. 빌리루빈 수치가 높으면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 정상 수치는 0.2~1㎎/㎗다. 간이 굳으면, 간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처리하느라 비장(脾臟)이 정상인의 2배가량 커진다. 비장은 몸속의 불필요한 혈소판도 제거하는데, 크기가 커지면 과도하게 혈소판을 제거해 혈소판 수치가 감소한다. 정상 수치는 130~400 10³/uL이다. 세 수치 모두 혈액검사로 간편하게 알 수 있다.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sj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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