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C형간염은 최근 새롭게 등장한 신약으로 인해 치료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국내에는 BMS의 '순베프라+다클린자(아수나프레비르+다클라타스비르, 이하 닥순요법)'와 길리어드 '소발디(소포스부비르)', '하보니(소보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가 승인돼 있으며, 닥순요법은 1b형에, 소발디는 1a형과 2형, 하보니는 1a형에 급여가 이뤄진 상태다.
그런데 외국의 동향으로 보면 국내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새로운 C형간염 치료제가 경쟁구도를 펼치고 있다.
물론 이미 국내에 승인된 치료제들도 완치율은 높은 편이다. 하보니와 소발디는 91~99%, 닥순요법은 85%, 페그인터페론-리바비린 요법은 62.7%(간학회 진료가이드라인) 수준. 이중 하보니와 소발디는 해외에서도 점유율 1위로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C형 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주목된 치료제도 단연 DAA(Direct Acting Antivirals)였다. 기존치료제에 비해 내성을 줄였다는 점, 그리고 치료에 제한적이었던 환자들에서 좀 더 자유로운 접근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내성이나 약물의 상호작용 부분에 있어서 연구가 부족한만큼 새로운 신약의 도입은 그만큼 많은 높은 치료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내에 아직 도입은 되지 않았지만 DAA 약물로서 해외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약물로는 애브비의 '비키라팩(OPr+D)'을 들 수 있다. 닥순요법과 같은 1b형에서 강세를 보이는 제품으로, 비키라팩은 리바비린 없이 유전자형 1b형 환자를 치료해도 100%에 가까운 치료율을 보였다.
비키라팩은 가장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 부터 대상성 간경변증(Child-Pugh A)을 동반한 유전자형 1형 만성 C형 간염 환자 치료제로 추가 승인 받았다. 이번 추가 허가 신청은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검토된 것이다. 이는 중증질환의 치료나 유효성, 안전성 측면에서 큰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임상시험약물에게 적용된다.
애브비 측은 대상성 간경변증을 동반한 만성 C형 간염 환자가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군이라는 점에서 이번 승인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머크는 지난 1월 신규 C형 간염 치료제 '제파티어(Zepatier,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를 출시했다. 제파티어는 1일 1회 복용할 수 있는 약이다.
유전자 1, 4형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FDA의 승인을 얻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뒀으며 임상을 통해 유전자 1형과 4형에서 각각 94~97%, 97~100%의 치료율을 보였다. 머크 측은 HCV 유전자형 1, 4 환자에 대한 직접비교 임상 3상에서 안전성과 효능에서 길리어드의 소발디를 앞섰다고 보고했다.
제파티어는 해외에서 비교적 늦게 진입했지만 나머지 신약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선점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시선이 강하다.
물론 이 두약이 국내에 들어온다고 한들, 이미 소발디와 하보니가 유전자 1형을, 닥순요법이 1b형에 높은 완치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급여논의가 무사히 이뤄질지, 또한 국내시장 선점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기는 이르다.
그럼에도 불구, 전세계적으로 DAA가 C형간염의 권고약물이 됐고, 환자에게 맞는 약은 여전히 일률적이지 않으므로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치료제가 필요함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C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에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신약이 설명에 첨부된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고 해석된다. DAA 치료시 각 약제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간기능 및 콩팥기능 등을 고려해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라는 A1 권고사항도 유의깊게 볼 내용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특성상 C형 간염자의 연령대가 높다는 것을 주목하면, 타 약제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임상데이터는 더욱 분명할 필요가 있다. 신약의 경우 논문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에 이는 의사들 자체가 별도로 신경써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S대학병원 내과학교실 교수는 "DAA의 사용이 가능해진 상황에서도 특수상황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들이 상당히 제한적인 편이다. 완치율이 높다고 한들, 해외에서 신약이 도입됐다고 하더라도 환자들에게 치료를 할 경우에는 개별적인 상황을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