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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원정 장기이식에 목숨 건 사람들

암사랑 2015. 11. 4. 09:21

‘사람 잡는’ 원정 장기이식에 목숨 건 사람들

간/췌장/신장이식 자료들 /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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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hyundaenews.com/sub_read.html?uid=106

 

‘사람 잡는’ 원정 장기이식에 목숨 건 사람들

“환자 절박한 심정 악용” 1인당 1억씩 인터넷 통해 모집


척박한 국내 장기기증 문화가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들을 중국으로 내몰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을 중국인으로 둔갑시킨 뒤 중국 병원에서 장기이식을 받게 한 장기밀매 조직이 적발된 것. 국내에서 장기 이식을 받으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절박해진 환자와 가족들의 심정을 악용한 범죄로, 불법적인 시술이었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이 부작용 피해를 호소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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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1억원’ 
환자와 가족의 다급한 사정을 악용해 불법 원정 장기이식을 부추기는 브로커가 판을 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암 말기인 김모(59)씨의 아들(29)은 국내 장기 이식을 기약 없이 기다리던 지난해 11월 초쯤, 인터넷 ‘새생명 00’ 카페에서 깜짝 놀랄 만한 정보를 접했다. 약 1억원 정도면 중국 상하이의 한 대형 병원에서 즉시 간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카페에는 중국 상하이 현지 병원 수술실, 입원실, 의료진 사진과 설명이 상세히 적혀 있었고, 실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수술 과정, 치료 경과, 현재 상황 등이 일지 형식으로 나와 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김씨는 브로커를 통해 1억원을 넘겨 아버지와 함께 중국 상하이로 출국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상태가 위중해 수술 중 끝내 숨지고 말았다. 
이처럼 간암이나 신장 이식 절박한 환자들을 인터넷으로 모집한 뒤 명당 1억원 상당의 돈을 받고 중국 원정 장기 이식 수술을 알선한 브로커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내 알선 브로커 조모(48)씨를 구속하고, 브로커 김모(66)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고, 달아난 중국 현지 브로커 김모(35)씨는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조씨 등은 지난 2006년 6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인터넷에 ‘상해 이식 00회’, ‘새생명 00’, ‘중국 장기이식 0000’ 등 카페 7곳을 개설해 국내 환자 94명의 중국 장기 이식 수술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환자들이 인터넷을 보고 연락을 해오면 중국 현지 체류비, 장기 매입비, 수술비, 항공료 등의 명목으로 1인당 8000만원, 많게는 1억5000만원을 받은 뒤 이 가운데 10~20% 가량의 수수료를 받아 챙겼고 나머지는 수술비와 장기 매입비 등에 사용했다. 이식을 받은 환자 중 4명은 사망했으며, 나머지 중 70여 명 가량이 거부반응 등의 부작용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서는 사형수나 교통사고 사망자들의 장기밀매가 건수가 많아 절박한 외국인들이 원정 수술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국내 장기 매매 브로커들도 장기 매매가 활성화된 중국으로의 원정 수술을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원정 장기 매매가 사회문제화되자 현재 중국에서는 외국인들에 대한 장기이식이 금지된 상태고 적발 시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하지만 불법으로라도 수술이 가능한 곳은 중국인만큼, 국내 환자들은 중국 북경, 상하이, 광시성 일대 병원에 입원해 중국인으로 신분까지 세탁해 장기 이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으로 원정 수술을 떠난 한국인들은 한국말을 하지 않았고, 현지 브로커 김씨가 고용한 통역사가 의료진과 대화를 하며 보호자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김씨는 국내 환자들이 입원할 병원 인근에 아파트를 구해놓은 뒤 가족들이 머물 수 있도록 청소, 식사 담당자를 고용해 조직적으로 운영해온 혐의도 받고 있다.   
  
절박한 환자들 

국내에서 이식 수술을 받으려면 이식 희망 대기자가 너무 많아 수술이 언제 이뤄질지 기약 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이병진 대장은 “브로커들이 절박한 환자들의 심정을 악용해 국내 수술 비용의 약 2~3배 가량 되는 돈을 받고 수술을 알선했다”며 “중국 원정 장기이식 수술의 경우 공여자의 병력이나 장기 상태에 대한 정보가 없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로커를 통해 이식받은 장기는 주로 중국 사형수들로, 불법적으로 적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식 수술 성공 가능성이 없는데도 돈에 눈이 멀어 무리하게 수술을 진행하고, 위생 관리와 수술 후 처방이 미흡해 중국에서 장기 이식을 받고 귀국한 환자들 대다수가 합병증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수술 받은 환자 94명 가운데 말기 간암 상태인 4명은 수술 중 숨졌으며, 환자들 80% 가량이 황달, 거부반응 등 후유증, 합병증을 겪어 계속 국내에서도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적인 장기 이식 수술 성공률이 94.4%에 비해 턱없니 낮은 성공률인 것이다.   
또한 1억원 가량의 큰돈을 주고 수술을 했지만 불법적인 시술이었기 때문에 유가족들은 피해를 호소하거나 보상을 받지도 못했다. 한 피해 유족은 “이식 수술 성공 확률이 희박한데 무분별하게 수술절차를 진행했기 때문에 숨진 것”이라며 “불법 시술이기 때문에 억울함을 호소할 길이 없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일부 환자들은 국내 보험사가 외국에서 수술 받은 환자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악용, 수술이 끝난 후 다시 본명으로 입원·수술확인서를 작성해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수령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이식환자 90명도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 증세가 중증이고 사정이 딱한 점을 감안해 모두 불입건 조치한 상태다.  
이번 사건은 장기 밀매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영화 ‘아저씨’와 비슷한 사례가 실제로 있을 것으로 보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실상이 파악됐다. 하지만 경찰은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중국측 병원을 수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현지 브로커와 병원은 물론 교정기관이 공모한 탓에 이 같은 범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 인터넷 카페 등을 이용한 유사 알선사범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증 활성화 필요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장기기증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타개해 나가야만 근본적으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국의 장기이식 대기자는 매년 크게 늘어나 지난 8월에는 2만695명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실제 이식 건수는 매년 2000~3000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내 뇌사자 장기기증률은 100만 명당 5.5명으로 미국 25.5명, 스페인 34.4명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이 때문에 장기이식을 받으려면 2~4년이 걸리는 등 기약이 없어 환자들은 불법인줄 알면서도 마지막 희망을 걸고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이에 사랑의 장기기증본부 관계자는 “뇌사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 개혁과 뇌사자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관계당국의 꾸준한 노력이 병행되어야만 불법 원정 장기 이식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