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간염이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서 간에 염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만성 간질환의 원인으로 B형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70%를 차지한다. 이렇게 B형간염에 의한 만성 간질환이 많은 이유는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80년대 초반까지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율은 전체 인구의 7%에 달했으나 그 동안 예방접종의 활성화 등으로 많이 감소하고 있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남성 2.7%, 여성 3.1% 전체 2.9%로 보고하였다. 이 자료에는 20세 미만 10대도 포함되어 있어 다소 낮게 나왔으나, 20세 이상 성인들을 연구한 2009년도의 한 논문에 의하면 남성 4.5%, 여성 3.4%이며 전국 평균은 4.0%라고 했다.
●만성간염의 감염경로
만성간염은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호흡기나 수인성 전염병도 아니기 때문에 같이 모여서 음식이나 술을 함께한다고 감염이 되는 것이 아니다.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B형간염은 B형간염 보균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의해 감염이 된다. 따라서 출산 전후 산모를 통한 수직 감염에서부터 성관계, 면도기 등을 함께 사용할 때, 요즘 유행하는 피어싱을 비위생적으로 할 때, 또는 오염된 혈액을 수혈 받았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우리 나라 만성B형간염 환자들은 성인이 되어 급성간염을 앓고 만성간염으로 이행한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또는 언제인지 모르게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되어 있는 환자들이 많다. B형간염은 B형간염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간세포를 파괴하면서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인데, 몸 안에 자리잡은 B형간염바이러스는 우리 몸과 상호작용을 주고 받으면서 수십년을 경과하게 된다. 어렸을 때 B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대개 임상경과가 3단계를 거친다.
제1단계는 면역관용(免疫寬容, immune tolerence), 제2단계는 면역제거(免疫除去, immune clearance), 제3단계는 비증식기(非增殖期, non-replicative phase)라고 한다. 성인이 되어 급성B형간염에 걸려 만성형으로 이행할 경우는 바로 제2단계에서 시작하여 제3단계로 진행한다.
이것이 제2단계인 면역제거기의 시작인데,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B형간염바이러스 제거를 하려고 노력하는 시기란 뜻이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 간세포가 파괴되고 간염이 심해지는 급성 악화의 소견을 보이게 된다. 이 시기에 별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나 때로 급성간염처럼 심한 증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 전쟁의 결과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제압하게 되면 바이러스의 증식이 매우 적고 간염이 경미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 시기가 제3단계로서 B형간염바이러스의 증식이 매우 적다는 의미에서 '비증식기'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 e항원(HBeAg)은 소실되고 e항원에 대한 항체(e항체; HBeAb)가 생성되는데, 이를 혈청전환(血淸轉換 seroconversion)이라고 한다. e항원(HBeAg)이란 바이러스가 증식할 때 만들어지는 물질인데, 바이러스가 몸에서 얼마나 활발히 증식하고 있는가를 반영하는 지표이다.
한편 일부 환자들은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억제하지 못하고, 간염의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 이는 제3단계로 빨리 이행하지 못하고 전쟁상태인 제2단계가 지속된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간은 지속적으로 손상을 입게 되고 그 결과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아진다. 간경변증이 된 사람들은 대개 비증식기에 들어가 있다.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혈액검사에서 흔히 AST, ALT(=GOT, GPT)라고 부르는 간염 수치가 정상에 가까운 소견을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만성 간질환이 좋아진 것은 아니고, 이미 간경변이라는 비가역적인 변화가 와 있는 것이다. 일부 환자들에서는 비증식기 중에도 이따금 바이러스가 활동하면서 간염이 악화하는 경우도 있다.
제2단계에서 빨리 제3단계로 이행하게 되면 간의 손상은 많지 않을 것이다. 반면 제2단계가 오래 끌다가 제3단계로 이행하게 되면 이미 간이 손상을 많이 받은 후일 것이다. 현재 만성B형간염에 대한 항(抗)바이러스제 치료는 B형간염 바이러스를 완전히 박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기에 바이러스의 증식이 낮은 상태로 유도하여(제2단계에서 제3단계로) 간손상을 적게 하고 간질환의 진행을 최소화 하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또한 우리 나라같은 B형간염 만연 지역과 미국이나 서구가 환자들의 예후에 있어 같지 않다. 구미 의학교과서에는 대개 30% 정도의 환자가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고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더 높아서 20년 동안에 만성B형간염 환자의 60%가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며, 만성C형간염도 이와 비슷하다. 그리고 간염의 정도가 심하거나 자주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경우에는 간경변증으로의 이행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B형간염 바이러스의 구조 B형간염바이러스는 1965년 미국인 블룸베르그(Blumberg)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견하였는데, 처음에는 오스트레일리아 항원이라고 명명하였다. 이 바이러스는 42nm 크기의 구형 구조를 가진 입자이다. 이 입자 중심에는 중심단백(HBcAg), "e"단백(HBeAg), 이중쇄 데옥시리보핵산(double-stranded DNA) 및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가 있으며 그 주위를 B형간염 표면항원(HBsAg, hepatitis surface antigen))이 싸고 있는 형태이다. HBsAg은 생성량이 많기 때문에 혈청 내에서 쉽게 검출할 수 있다.
설명 B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면 4주경부터 HBsAg이 혈청 내에서 검출되며 12주경에 최고 농도를 보이는데 이 때 여러 가지 임상적 증상과 검사적 이상이 나타난다. 그 후 HBsAg 농도는 점차 감소되어 약 6개월 후에는 더 이상 혈중에서 검출되지 않는다. HBsAg, HBeAg에 대한 항체는 이들 항원이 소실된 수주 후에 나타나며, HBcAg에 대한 항체는 HBsAg이 나타난 직후 나타나서 영구히 존속한다.
●만성간염의 검사실 진단 -
가능한 예민한 검사법 선택, 변이형도 검출할 수 있어야
B형간염바이러스 감염은 체내에 B형간염바이러스가 존재하면서 생산하는 항원(HBsAg, HBcAg, HBeAg) 및 B형간염바이러스 디옥시리보핵산(HBV DNA)을 가지게 되며 질병상태에 따라 여러 종류의 항체(anti-HBs, anti-HBc, anti-HBe)를 갖는다. B형간염의 진단이나 질병 상태를 확인하려면 B형간염바이러스 관련 항원이나 항체 검사를 시행한다. 구체적으로는 환자의 혈액에서 혈청을 분리해서 인위적으로 만든 B형 간염 항체 또는 항원과 반응시켜 항원항체 반응을 유도한 후 이를 효소를 이용한 발색 반응이나 화학발광면역검사법(chemiluminescent immunoassay, CLIA), 미세입자효소면역검사법 등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검출한다.
B형간염 환자의 치료 반응을 추적하려면 B형간염바이러스 디옥시리보핵산(HBV DNA) 검사를 시행하는데 HBV DNA 정량검사로 B형간염바이러스의 증식 정도를 추적하고, 라미부딘 내성검사로 약물 내성 생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HBV DNA 정량검사 방법으로는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eal time polymerase chain reaction), 분지쇄디옥시리보핵산(bDNA)법과 하이브리드포획 검사법(hybrid capture assay) 등이 있다.
라미부딘 내성 검사는 항바이러스제를 6개월 투여한 후에도 B형간염바이러스 디옥시리보핵산(HBV DNA)이 일정 수준 밑으로 감소하지 않거나 감소하되, 다시 일정 배수 이상 상승하게 되면 치료 실패로 판단한다. 이러한 실패는 바이러스 중 일부가 투여 약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면서 나타나는데, 가장 흔하게 변이가 일어나는 곳은 역전사효소 유전자 내 라미부딘 결합부위(YMDD motif)이므로 이 부위의 염기서열 분석을 시행하고 해당 변이가 라미부딘 내성에 원인이 되었는지 확인한다.
● 만성간염의 임상증상
- 간에 이상이 와도 자각증상 없어
흔히,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간은 병이 진행돼도 자각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B형 간염 역시 2~3달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A형 간염과 유사한 전신쇠약, 피로감, 식욕부진, 구토, 발열, 몸살, 등의 증상이 급성기에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대개 한 두 달이 지나면 회복되고, 유소아 감염인 경우 90%이상, 성인기 감염에는 10% 정도에서 바이러스의 증식과 간의 염증은 지속 되지만 증상이 거의 없는 만성기로 접어들게 된다.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하다하더라도 환자 본인이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치료를 등한시한다거나 주의하지 않아, 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만성간염의 진행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1) 환자 요인 남자가 여자보다 간세포암이 잘 생기고 4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간세포암의 발생이 높아진다. 습관적인 음주는 간염의 진행을 가속화 시켜 간경변으로의 진행시간을 단축시키며 간경변이 있으면 간세포암 발생은 매우 높아진다. 만성C형간염에 지방간이 동반된 경우 간섬유화의 위험도가 증가되지만 B형간염의 경우 지방간의 영향은 현재까지 확실한 증거가 없다.
2) 바이러스 요인 ① 바이러스 유전형 (viral genotype) : HBV은 a부터 h까지의 8가지 유전형이 있는데 구미에서는 A, D형이 많고 아시아에선 B, C형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선 C형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A형이 인터페론 치료에 잘 반응하고 B형은 HBeAg 음전이 잘 일어나는 반면 C형은 A, B형에 비해 인터페론 치료반응이 나쁘며, HBeAg 음전율도 낮고, 간염의 경과도 심한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있다. ② 바이러스변이 (viral mutation) : 두가지의 대표적인 바이러스변이가 있는데 HBV 유전자의 precore 부위와 core promotor 부위에서 변이가 일어난다. 이런 경우 HBeAg은 만들어지지 않지만 HBV 증식은 가능하게 되어 간염이 지속된다. HBeAg이 음성인 간염은 HBeAg 양성인 간염에 비해 혈중 HBV DNA의 농도는 낮지만 간염의 경과가 HBeAg 양성인 간염보다 나쁠 수 있다. 이런 경우엔 항바이러스의 치료기간도 HBeAg 양성인 간염보다 길어지게된다. ③ 중복감염 (viral coinfection) : D형간염바이러스(HDV)와 중복감염인 경우 간염의 경과가 빨라져 간경변증으로 진행이 잘되며 이런 경우 치료가 쉽지 않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 HDV와 중복감염은 극히 드물다. C형간염바이러스(HCV)와 중복감염의 경우 간세포암의 발생 위험이 매우 증가하므로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HIV 또한 중복감염이 있는 경우 간염의 경과가 악화됨을 당연할 것이다.
●B형 간염의 운명..... -방치하면 간경변, 간암 위험 상승
일단 B형간염이 만성화에 접어들면 악화와 완화를 계속 반복한다. 또한, 만성B형간염은 B형간염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한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질병은 계속 진행하게 되는데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약 30% 이상이 간경변으로 진행하며, 일반인에 비해 200배 이상 간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간경변으로 진행한 후에는 일년에 약 2%환자에서 간암이 발생 할 수 있다.
B형간염은 급성기에는 A형간염처럼 특별한 약물을 사용하지 않으며, 만성B형간염으로 진행한 경우에만 약물 치료의 대상이 되며, 간의 염증 정도, 혈중 바이러스의 농도, 만성 간염의 진행 정도에 따라서 치료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되고 있는 만성B형간염의 치료제에는 주사제 2종과 경구용 약제 4종이 있는데, 이들은 투여 방법이나, 사용기간, 부작용 면에서 서로 다르고 약물의 효과나 장기간 사용에 따른 약제에 대한 내성 정도도 달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알맞은 약물을 선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만성B형간염 환자는 간염의 악화나, 간경변, 간암으로의 진행 가능성이 항상 있으므로 약물치료여부에 관계없이, 3-6 개월 간격으로 간기능, 간염바이러스를 포함한 간암표지자와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만성간염의 예방 - 위생적인 생활과 예방접종은 필수 우리나라 소아의 HBsAg 양성률은 0.2%로 성공적인 관리 모든 산모는 B형간염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B형간염을 보유한 산모의 신생아에서는 되도록 빨리 예방접종을 시작하고 동시에 B형간염에 대한 면역글로불린이라는 항체를 함께 주사를 접종하면 대부분의 경우 예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가지 유의할 점은 B형간염 예방접종은 초회 접종 후 1개월과 6개월 후 총 3번을 접종해야 충분한 항체가 생성되어 장기간 지속된다. 따라서 번거롭더라도 예방접종은 3회를 꼭 다 받아야 한다. [2009년 12월 22일, 2013년 9월 6일 수정보완]
우리나라 10세 이상 성인의 B형간염 표면항원 양성율은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3.2%로 중간군(2~8%)에 속하는 국가이다. 이와 같이 B형간염 유병율이 현저하게 감소한 이유는 1995년 B형간염 예방접종을 국가필수 예방접종으로 도입하여 접종률을 95% 이상으로 향상시켰고, 2000년에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산전검진 급여항목에 B형간염을 포함시켜 임산부의 99.7% 이상이 검사를 받고 있다는데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2001년에는 급성B형간염 밤시체계를 도입하였고, 2002년부터는 B형간염 수직감염 예방사업 등을 추진하여 B형간염의 가장 흔한 감염경로인 B형간염 보유자인 산모에서 신생아로 전염되는 수직감염 차단에 중점을 두고 노혁한 결과이다. 우리나라 4~6세 및 10~14세의 HBsAg 양성율은 0.2% 수준으로 2008년 서태평양지역 중 최초로 국제보건기구로부터 성공적인 B형간염관리사업의 성과로 인증을 받은 국가가 되었다.
국내 간염환자, B형 줄고 C형은 늘어난다는데… [동아일보 2011년 8월21일]
●B형간염 만성 보균자
B형간염 만성 보균자란 B형간염 바이러스가 몸 안에 있으나 간기능이 정상이고 간염 증상이 없는 사람을 말하며, 우리 나라 사람 중 약 5%가 B형 간염 만성 보균자이다. 이들은 대부분 정상인과 다름없이 제 수명을 누릴 수 있으나 일부는 활동성간염과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되어 사망한다. B형간염 만성 보균자의 몸에서 바이러스를 없애는 치료방법이 아직은 없기 때문에,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잘 돌보고 관리를 하면서 합병증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1) 간염보균자는 술을 멀리한다. 간에서 술이 분해되기 때문에 간염 보균자가 과음하면 간에 부담이 되어 간염, 간경화로의 진행을 재촉한다.
2) 간염 보균자는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약물이나 한약을 피해야 한다. 3) 과로를 피하고, 충분히 잠 자고,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고, 금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한다. 4) 간염보균자 중 일부는 만성간염으로 이행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진찰 및 간기능 검사를 6개월에 1회 정도로 실시하여 만성간염으로의 진행을 미리 조치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5) 가족 중에 만성 보균자가 있으면 다른 가족들도 간염검사를 하고 필요하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그러나 만성 보균자는 B형간염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가 없다. 예방접종을 실시해도 항체가 생기지 않아 B형간염에 대한 예방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출처] [공유] 만성B형간염, 진단과 치료의 최신지견|작성자 기도하는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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